한달에 두세번 선상낚시를 즐기는 저는 잡은 물고기를 가족들과 함께 최대한 맛있게 먹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그래서 우럭선상낚시를 하면 잡은 우럭을 죽기전에 개인물칸에서 피를 충분히 제거한 후(물고기가 죽으면 피가 빠지지 않습니다) 얼음이 충분히 있는 아이스박스에 옮겨 담습니다. 그렇게 한마리 한마리 정성껏 관리를 해야 집에서 회로 먹을 때, 핏기가 완전히 제거되어 하얗고 맑은 상태로 먹을 수 있죠. 비주얼 뿐 아니라, 약간의 비린내나 피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최고의 회 맛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서해권 광어배나 외수질배의 경우, 잡을 물고기를 개인관리가 아니라, 컬러 케이블타이를 묶어서 배 어창에 함께 보관을 합니다.
그 이유는 선사측에서 잡은 고기를 배 바닥에 가지런히 깔아 놓고 조황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거죠.
문제는 그 과정에서 물고기는 거의 반 죽음이 되고, 촬영 이후에 칼집을 넣는다고 해도 말끔히 피가 제거될 리가 없다는 겁니다. 그 상태에서 고기를 가지고 집에 돌아오면, 횟감이 하얗고 맑지 않고 살짝 붉은 빛이 돌고 맛도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나마 부지런히 살아 있을 때 피를 빼주고 믈을 뿌려 핏물이라도 제거해 주면 다행이구요 죽은 후에 그냥 칼집만 내서 주거나, 심지어는 아예 피제거를 안해서 주는 경우도 간혹 있더라구요.
회는 아주 미묘한 고소함과 감칠맛으로 먹는 음식인데, 위의 방식처럼 대충 다루어 배에서 잡은 자연산이라고 자위하면서 먹느니, 그냥 안먹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매운탕이나 졸임을 해서 먹어야 겠죠.
어부지리 바다낚시를 방문하시고 선상낚시를 즐기시는 조사님들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저는 조황경쟁도 경쟁이지만, 잡은 물고기의 관리는 개인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사측에서는 조황을 다른 방식으로 촬영을 해야 할 것이구요.
선상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은 배에 열맞추어 널어놓은 물고기를 보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보편적으로 9.77톤배 20인 기준으로 1인당 몇마리 잡았는지에 대한 수치만 정확하게 드러나죠.
개인적으로
내가 선사라고 가정하면
조사님들 기념사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잡은 직후의 기분좋은 개인사진과 쿨러 조황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잡는 재미도 좋고 크지만,
시간과 돈을 들여 애써잡은 신선한 횟감을 다 망치는 방식의 촬영은 이제 그만들 하셨으면 좋겠네요.
사진이나 대충 빨리 찍으면 말을 안하지, 굳이 왜 하얀 배를 나오게하고 오, 열을 맞춰서 찍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