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로 열기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출조는 저에게는 조금은 특별합니다.
낚시를 처음 해보는 초짜가 이끌어 주는 사람도 없이 무식하게 맨땅에 해딩한게 시작이 되어 이제는 백번을 채우고 다시 새로운 한번을 시작하는 출조였습니다.
지난번 백 번째 출조와 이번 새로운 한 번의 출조 모두 울마나님이 옆에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낚시를 다녀도 구박하지 않고 때때로 같이 나서주는 마나님과 항상 많이 잡아오라며 응원을 해주는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늘상 다니던 출조 길인데 이번 출조는 출발 2-3일 전부터 이상하게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평소에 지론이 10번 100번 101번 이런 것은 숫자에 불과 하다고 여겼는데... 실제로는 마음이 쓰였나 봅니다.
토요일 저녁에 집에 와서 부랴부랴 집을 챙겼습니다. 괜히 마음만 들떠서 미리 준비를 못해 놓은 탓입니다.
미끼는 지난번 쓰다 남은 오징어채와 미꾸라지 얼린 것을 준비 했습니다. 미꾸라지는 어짜피 잘라서 쓸 것이라서 살아 있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한 번에 많이 사서 지퍼팩에 나누어 담아 얼려 버렸습니다.
오징어채는 저도 처음에는 최대한 신선한 것을 준비해서 사용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오래 돼서 붉은색으로 변하고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는 오징어채를 사용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상 없이 우럭들이 잘만 물고 올라옵니다!
아... 내 미끼가 우럭이 있는 곳에 정확히 가기만 하면 되는구나 하였습니다. 그것이 수심층 파악이 될 수도 있고 어초나 침선에 걸리지 않고 잘 타고 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선장님이 배를 정확하게 대주는 것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미끼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다니는 편입니다.
1차로 인천에서 2차로 비봉에서 동호회 회원들을 만나 버스에 모여 않았습니다. 어찌하다보니 운영진중 한명이 되어 진행을 해야 되니 쉽지만은 않습니다. 자리 추첨이 마무리가 되고 가져오신 음식들을 꺼내어 놓기 시작하십니다.
몇 일전부터 이야기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많이 하다가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아직도 배울게 많은데 잘난척한다고 흉보지 않으실까 걱정입니다. 그래도 앞에 나서서 거문도 근처 여밭과 어초 낚시에 대하여 몇 가지 사항을 알려 드렸습니다. 다 이야기 하고 나니 얼마나 부끄럽던지여...
여수항에 도착하여 배를 타고 출발하였습니다. 배의 흔들림도 없고 상황이 좋아 보입니다. 안심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울마나님이 저를 흔들어 깨웁니다. 거문도에 도착했다 합니다. 밥을 먹으려고 서실 밖으로 나가는데 아뿔싸 북풍이 심하게 불어옵니다. 예보에 바람은 없었는데...
선장님이 그러는데 밤새도록 바람이 아주 심하게 불었다 합니다. 지금은 조금 바람이 잔거라 하십니다.
식사를 하고 출항을 하는데 바람이 거세서 배가 제대로 가지를 못합니다. 거문도 올 때는 후미에서 바람을 받아서 배가 안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모두 선실로 대피를 하고 엔진 출력을 높여서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포인트에 도착하여 입수... 입질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려보니 줄을 타기는 하는데 씨알이 너무 적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하다 보니 바람이 점점 조용해집니다. 이동해서 다시 입수 줄을 타는 정도는 약간 줄었지만 씨알이 좋습니다.
점심 먹을 무렵에는 해까지 떠서 춥지 않게 낚시를 했습니다. 평소보다도 늦게까지 낚시를 하고 거문도 항으로 들어 왔는데 바로 출발하지 않고 열기 회를 몇 점 먹고 출발하였습니다. 여수에서는 항상 들리는 두꺼비 게장집에서 저녁을 먹고 출발 하였습니다.
집에 들어오니 1반 30분... 낚시 다닌 중에 제일 늦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나님 모시고 동호회 식구들과 같이 만족할 만한 조과로 돌아 왔으니 너무 좋습니다.
참... 그리고 이번에 빠지신 헐크님을 대신해서 회를 정말 열심히 떠주신 검은 우럭님 고마워용~~~~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인데요.
덕분에 저도 되새김 했습니다.
선미의 회잔치가 검은우럭님 솜씨였군요. 그렇담 거의 못 가져가셨을텐데...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