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늦봄에 찍은 '북서울 꿈의 숲 공원의 분수'
오늘이 연초록 물결이 산야에 넘실대는 곡우(穀雨)입니다.
'곡우'라는 말은 봄비가 내려 곡식(穀)을 기름지게 한다고 하여 곡우라고 합니다.
24절기 중 7번째 절기인 곡우에 못자리의 볍씨도 뿌리를 내려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라고 보지요.
내 고향 지리산 아래 동네는 고로쇠 물로 유명합니다.
경칩부터 나오는 고로쇠는 '여자물'이라 하여 남자가 더 좋아하고,
곡우 때의 거자수(자작나무)는 '남자물'이라 하여,
여자들이 무척 좋아하는 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극한직업 (EBS 다큐 황금 조기잡이)
바다에서는 곡우 때가 되면 추자도, 가거도, 흑산도 부근에서
겨울나기를 한 조기들이 서서히 북상하여 어청도와 외연도를 거쳐
격비도 까지 올라와 좋은 어장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때 잡은 조기를 특히 '곡우살이'라 하여 살이 빠져 살수율은 적게
나오지만 연하고 고소하여 멀리 남해의 어선들 까지 몰려와
서해 바다는 조기잡이가 성시를 이룬다고 합니다.
더불어 때가 되었으니
우리 낚싯꾼의 관심사인 우럭 이야기도 이때 좀 해야겠습니다.
현재 어청도 앞 표층수온은 대략 9~11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다녀온 지인들의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우럭은 활성도가 시작되는 수온은 대략 15~17도가 되어야
입을 제대로 열기 시작하고 미끼에 대한 앙탈하며 게걸스러운
먹이 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러나 저수온이 깔린 현 서해 상황으로는
만족할 만한 조과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서해는 늦가을부터 수온이 내려가게 되면, 우럭을 비롯한 수생 생물등은
수온의 변화를 온몸 그대로 겪고 자기 몸의 온도를 변화를 주어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바로 변온 동물이지만, 미약한 수온변화를 감지하는
변별능력이 있어 남쪽의 조금이라도 높은 수온이 형성되는 곳을 찾아
이동을 하여 멀리 가거초 쪽까지 가서 겨울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남하한 우럭들이 곡우 때를 알고 쿠로시오 난류의 지류인
서한연안류를 타고 서해를 북상하거나 아니면 현지 어초나 침선에서
추위를 잘 견딘 정착성 우럭들까지 합세, 수온이 올라가는 것을 감지하여
적정한 장소로 몰려드는 시기지요.
본능적으로 이때부터 3짜 이상 우럭들은 연안 얕은 곳으로 새끼를 낳기
위해 4월 말부터 6월까지 15~18도의 해수온 속에서 새끼들이 은신하기 쉽고
플랑크톤 먹이 활동할 수 있는 연안 암초지대를 찾아 난태생 새끼를 배출합니다.
4년 전쯤인가요. 봄비 내리던 가거도에서 갑자기 낚싯대가 부러질 듯 꼬꾸라치며 전동릴까지
멈춰 끙끙대며 수동으로 올렸던 그 짜릿한 순간, 이젠 전설 같은 그리움으로 남아 올려봅니다.
자!~
그래서 시기적으로 4월 말부터는 서해가 서서히 입을 열기 시작합니다.
낚싯배들도 항구의 긴 겨울잠을 자다가 기지개를 켜고 움직이고 있고요.
저도 5월 2일 하루 휴가 내어 신진도로 우럭 타작 하러 갑니다.
3짜, 4짜, 5짜 몇 마리 낚을 거냐고요? ...
ㅎㅎㅎ
실력, 장비나 채비, 요염한 미끼 등등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아직은 저수온이라 둔한 움직임과 먹이 활동을 제한하는 부적합한
환경 요인이 존재한다면 입질 기대는 어렵겠지요.
그 많던 우럭 자원도 이젠 많이 고갈되었기도 하고요.
5월 28일도 인천권 광어 루어낚시도 갑니다.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가니까...
아무리 많이 낚아도 집에 가져올 게 없는 출조고요...ㅋㅋㅋ
걍~ 몰래 눈치 보며 물병에 꼬불치고 가는 ㅇㅅㅇ에
휘몰아치는 그 감칠맛! 우럭회 안주 정도만 생각하고 떠납니다.
너무 그리웠던 5월의 바다
승풍파랑(乘風破浪)에 겨우내 젖은 마음도 말릴 겸...^^
욕심 비우고 떠날 예정입니다.
열흘전 신진도 유명선사탔다가
망신만 당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