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낚시를 왜 할까?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친구, 동료와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고기를 많이 잡아 지인과 잔치 좀 벌이려고.
여태껏 못 낚은 큰 고기를 잡아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특정 어종의 고기를 낚아볼 요량으로.
희한한 미끼를 사용해서 낚아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낚싯대나 릴을 새로 샀기에 시험해 보려고.
구상해온 나만의 채비법이 통할까 궁금해서.
오늘은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에 흔들리는 몸을 맡기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상심이 가셔질까?
오늘만큼은 망망대해에 지구 끝이 보일 듯한 공허함,
그속에 내가 한낱 세상의 미물 같은 느낌을 가져볼까나?
아니면...
깜깜한 포구, 이방인의 웅성거림에 깨어나는 새벽이 좋다.
투명한 파도에 실려온 바다소리,
불 밝히며 출항 준비 중인 배들,
사람 사는 냄새 흠뻑 섞인 비릿한 바다 내음,
밤새 달려 찾아온 항구의 하루 시작은 늘 활기차고 신선하다.
혹은,
그냥 낚시가 좋아서...
그냥 낚은 고기가 좋아서...
그냥 바다가 좋아서...
그냥 사람이 좋아서...
돈과 시간이라는 댓가를 치르며 낚시를 하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여러 사람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너는 왜 낚시를 하니?
나는 무엇 때문에 낚시를 할까?
바-다-중-독?
그리고 혹시,
나는 나의 이유가 당연히 남과 똑같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이유는 여러 사람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리고 혹시, 나는 나의 이유가 당연히 남과 똑같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까지는 동의하지만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 사람도 있으니까
'똑 같을 거라는 착각'에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낚시하는 이유를 수십가지, 아니, 수백가지 이유를 만들어 붙인 lesson's for fishing의 저자 '폴 퀸네트'도 마지막 권고는 더 열심히 낚시하라! 였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낚싯꾼이 낚시 바늘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니면, 물고기와 지능 레벨이 비슷해서 그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