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낚시가 완전 피크타임에 올라와 있는 것 같네요.
주말 높은 파도가 너무 야속하리만큼...
지난 19일(토) 갈치 출조 계획이 높은 파도에 무산되었던 지라
진한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금요일(25일)에 회사일로 여수 출장 계획이 잡혀
아싸! 갈치 출조계획까지 급히 스케쥴 잡아봅니다.
주중 출조였지만 제 갈치낚시 수제자 멀미쟁이님이 급히 동행일정을 맞추어 주시네요.
새벽 5시 30분 서울을 출발하여 연무IC에서 멀미쟁이님과 조우,
10시 10분 광양에서 잠시 일보고 여수 출조점에 도착하니 11시.
오늘 갈치낚시를 마치고 일부 손님들의 아이스박스가 보이네요.
여수청홍낚시에서는 화이트호 한척만 출조하였는데...
평균 200마리, 괜찮은 분은 250마리 조황이네요.
무엇보다 갈치 씨알이 좋았다는 거...
오늘의 조황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제 경험 상 전날 대갈치가 많이 잡히면
오늘은 풀치급이 많이 잡히는 날이 유난히 많았기에 쬐금 걱정이 앞섭니다.
제발 기우에 그치기를...
아침 굶으면 안된다는 따스한 아주머니 말씀에
감사히 전복죽 한그릇으로 허기 메우고 잠시 후 도착한 버스팀과 함께 또 점심 먹고
빵빵한 배 두드리며 날렵한 배에 오릅니다.
오늘 이용한 여수 화이트호에 대해 잠시 설명해 드릴께요.
새로이 건조한 배입니다.
당연히 깔끔하겠지요!
휴식을 취할 선실 넓었고요...
(침구는 조금 더 많이 준비했으면 합니다. 겨울날씨라 넉넉했으면 하는 바램이...)
낚시 자리는 좌우, 앞뒤 폭 넓어 낚시하기 편했고요...
선장님, 사무장님 모두 최고!
오후 5시 30분에 낚시 시작하며 다음 날 새벽 5시 30분까지 12시간을 낚시하니
체력 안배 잘하라는 말씀이 정겹습니다.
이내 하늘은 어두워지고 집어등이 환하게 주위를 밝힙니다.
어제는 집어등 키자마자 입질이 시작되었다고 하던데...
수심 80미터... 채비 7단 길이 20미터...
아직 갈치가 안떠올랐다고... 최초 수심을 57미터 정도에 맞추라 하시네요.
채비가 안착하자 바로 입질이 파바박... 들어옵니다.
하지만 풀치들...
끊임없이 입질이 들어오지만 계속 풀치들...
낚시 시작한 지 30여분만에 30여마리 낚아냈지만
모두 풀치급인지라 쿨러 바닥을 가리지도 못합니다.
흘낏 곁눈질해보니 그 와중에 옆에 자리한 멀미쟁이님 선전합니다.
입질 파악도 잘하고 그래도 괜찮은 씨알들 건져냅니다.
청출어람! 휴! 이젠 스승보다 낫다 싶네요.
얼마간 시간이 흘렀을까?
집어가 어느 정도 되었는지 갈치도 좀 떠오른 듯 하고 씨알도 조금씩 커지기 시작합니다.
1타 5-6피...
순식간에 쿨러가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돌발상황 발생!
파바박...파바박... 연신 입질이 들어오는데...
허거덕 채비 회수하던 옆에 분과 채비가 엉킵니다.
그 분 갈치 떼어 내는 과정에 그 분 갈치 이빨에 제 합사가 툭! 잘립니다.
제 채비, 이미 달린 갈치, 봉돌, 집어등, 원줄 50미터가 홀라당 날라갑니다.
미안하단 말도 없이 합사썼냐고? 그 한마디만 남기고...
머리가 갑자기 띵해집니다.
스팀이 모락모락...
담배 한 대 피우고 다시 채비하면서 흐트러진 맘 다잡습니다.
하지만 이후 완전 페이스가 흔들립니다.
거의 채비 새로 준비하는 시간 포함 1시간여를 질퍽거리기 시작합니다.
좌측에 자리한 멀미쟁이님은 얄미우리만큼 큰 씨알의 갈치를 따박따박 잘 잡아냅니다.
제자(멀미쟁이님) 쿨러를 보니 전세 역전...
묘한 경쟁심이 생깁니다.
새로이 맞춘 수심층 52미터에서 다시 입질이 터집니다.
씨알 좋은 갈치들이 줄줄이 알사탕처럼...
아싸! 이젠 페이스도 다시 회복했고...
간다! 고! 고! 고! 달리는거야!!!
어느 정도 제자와 쿨러 속 조과의 높이가 비슷해졌네요.
밤 10시가 가까워지면서 물이 멈춥니다.
풍을 놓은 줄이 흐트러지면서 풍 정리를 위해 채비를 모두 걷으라는 안내방송이...
이 순간 다시 페이스가 흔들립니다.
에궁... 갈치 잘 나오고 있는데...
이후 다시 한시간여를 헤맵니다.
도대체 수심층을 못찾겠는 겁니다.
처음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수심층을 여기저기 맞추어 보는데 영 입질이 없어요.
좌우측은 잘 잡아내는데...
제자의 쿨러가 다시 더 높아졌네요.
에궁...
맘을 비우고 원래대로 수심 52미터에 맞추고 입질이 없어도 그저 꽉 박아두고
멍하니 초릿대만 응시하며 기다립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입질 시작...
씨알 좋은 갈치가 다시 줄을 탑니다.
제 쿨러 7부 능선까지 갈치가 차오릅니다.
대충 봐도 100마리는 넘는 듯...
시간은 새벽 1시를 넘기고 있어 지칠 시간이긴 하지만 아직 4시간을 더 낚시해야 하는데...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쿨러는 완전 채울 듯 싶네요.
잘하면 추가 아이스박스까지...
에궁... 이번엔 꽁치미끼가 떨어집니다.
물론 풀치들 꺼내 미끼로 쓰면 되겠지만 확연히 조과가 떨어지는 지라...
잘 나오던 갈치가 확 줄어듭니다.
물론 빈채비로 올라오는 경우는 없지만 채비 회수시간도 길어지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재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요...
담배 무는 횟수도 잦아집니다.
새벽 5시!
슬슬 오늘의 낚시를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쿨러는 이미 9부능선에까지 갈치들 차올랐구요.
(집에서 확인하니 갈치 150마리, 60cm급 삼치 3마리, 한치 5마리)
풀치가 주종이라 너무 아쉽네요.
올해 갈치농사는 다 지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또 와야 하나?
아쉬움은 뒤로 하고 선실에서 잠에 빠집니다.
아침 9시 항으로 돌아와 조과물 정리하고 서둘러 서울로 돌아옵니다.
이젠 조행기를 마치고 여러분과 같이 몇가지 갈치낚시 문제점을 논하고 싶습니다.
미끼문제입니다.
조황이 호조황일 때 냉동꽁치 7박스로는 20명이 사용하기 부족합니다.
선장님들도 다들 잘 알고 계시더군요.
새벽 1시면 떨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풀치 썰어 쓰세요’ 합니다.
3박스 정도 더 실으면 그래도 충분하리라 보여지는데...
냉동꽁치가 많이 비싼가요?
우리네 낚시꾼들도 고칠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마구 사용하여 버리는 미끼도 많다는 거죠.
본인이 돈 주고 산 미끼라면 저렇게 쓸까 하는 생각도 했거든요.
저 어느 정도 갈치낚시 좀 합니다.
제가 꽁치 2마리 쓸 때 다른 분은 10마리 이상 씁니다.
조과는 10마리 쓰신 분이 제 조과 보다 많이 잡기는 하셨지요.
10단 채비에 긴 바늘 줄...
타인에게 민폐 좀 끼치면서 남보다 많이 잡고 싶으실까요?
그 날 솔직히 생각 같아서는 두 명이 냉동꽁치 1박스 내 돈으로 사서 따로 싶더군요.
남들 배려하는 성숙한 낚시인을 기대합니다.
다음은 자리문제입니다.
출조전부터 자리배정 문제로 기분이 좀 상한 채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저 정해진 원칙대로 따르면 좋을텐데...
정해진 원칙을 따라놓고 원치 않는 자리 뽑혔다고 방법을 바꾸자하여
와르르 무너진 자리배정 방식...
1번, 2번 자리가 정말 좋은 자리입니까?
혼자 많이 낚고 싶은가요?
1번 자리는요...
정말 힘들고 잘해줘야 하는 기준점 자리입니다.
움직이는 갈치 수심층 파악해서 후미로 알려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자리입니다.
위치 특성 상 허리 뽀개지는 자리입니다.
그 노력을 했으니 남들 보다 조금 더 많이 잡았음을 축하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은 이 자리에 연세 많으신 갈치낚시에 경험이 적은 분이 자리 잡았습니다.
많이 고생하시더군요...
조과도 많이 떨어지셨고요...
배 전체 조과가 떨어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싶더군요.
우리 낚시꾼들 조금씩 욕심 비우길 기대합니다.
한마디만 더...
아침에 조황란 살펴보니 대박!!! 문구 많이 보이던데요...
제가 이날 여러군데에서 들은 소식으로는 그냥 괜찮은 조황 정도였는데...
제가 탄 출조점도 괜찮은 조황으로 소개했고요...
출조객 모집 홍보글에 ‘3-5지급 200-300마리 가능’이란 표현 많이 보입니다.
누구나 바다에 나가면 그 정도 마릿수 보장되는 것처럼 호도하는 걸로 보입니다.
지금 이 시기 갈치 피크타임 분명히 맞습니다.
너무 조황 부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2.5지, 3지급 또 4지급 대여섯마리 포함해 100마리 정도 잡으면 훌륭한 조과입니다.
이 조황을 대박이라고 해야 하는데
다들 2-300마리 잡을 수 있다고 떠들어 놓으니
그것도 4-5지급으로...
출조자 모집하시면서 너무 과장하여 자승자박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조행을 끝냅니다.
제자가 너무 훌쩍 커버린 탓에 스승이 초라해지는 그래서 기쁜 하루였습니다.
이상 해피피싱코리아 해피짱 김석태였습니다.
장문의 글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챙기시고,,,즐낚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