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도를 향하는 발걸음의 의미는...
언제부터인가?
부쩍 비행기를 찾는 발걸음이 눈에 보인다.
한 삼년...?
우럭 선상 낚시의 매니아가 되어버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두운 밤하늘 집어등 불빛 아래
꿈틀거리는 은빛 현란한 갈치의 요염한 자세에 넋을 잃고 밤이 새도록 난 그렇게 갈치와 낚시
줄과 씨름한다.
주말을 이용하여 잠시 여유의 시간을 만들어 기다리던 탐라 행 비행기에 몸을 의지하며 꿈을
꾸어본다.
오늘밤에 만날 요염한 갈치 공주를 상상하며...
김포를 출발하여 제주로 향하던 비행기가 덜컹 거리는 진동이 제주에 도착함을 말없는 행동으로
전해지고 공항 밖에서 픽업 준비에 있을 사람에게 전화하여 제주 도착을 알린 후 약속 장소로
발길을 움직인다.
항구에 대기 중인 선박에 승선하여 출항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완장 찬 해경 아자씨의 출석체크...
항구를 미끄러지듯 빠져나오니 살랑이는 바람이 환영의 세레모니를 전한다.
예약 손님이 많지 않아 널널한 자리 공간!
자리를 정한 후 눈에 익은 항구를 빠져나온 선상에서 출렁이는 파도에 장단 맞추며 아직도 즐겨
찾는 담배 한 모금 길게 빨아 눈길이 향하는 허공에서 날개를 저으며 따라오는 갈매기를 향하여
하얀 뭉개 구름인양 담배 연기를 모아 날려 보내고 갈치와의 야간 전투를 상상해본다.
어젯밤 바람과 싸웠는지 바다의 물결은 일렁이는 너울 파도가 도를 넘어 제법 화를 낸다.
한쪽으로 치우치며 목적지를 향하는 선박이 우째 아찔아찔하다.
성난 파도를 가르며 질주하는 선박!
출렁이는 파도에 리듬 맞추어 춤을 추는 선박에 장단 맞추며 연기에 열중하는 조사님들!
에 헤라 디여~~
파도의 물결에 장단 맞추던 육신에 선박 엔진이 전해주는 육감적 느낌으로 포인트에 도착함을
느끼며 바쁘게 움직이는 손가락은 파도에 흔들리는 선박의 리듬을 따르지 못하는 듯 의지와 상관
없이 따로 움직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바다 색깔이 뇌를 스칠 때 마다 바다 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고 있을 수많은 생명 채를 상상속의 은빛 수채화로 그려본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던 선장님과 사무장님의 손과 발걸음이 여유를 찾고 이내 은빛 갈치와의 전투
준비를 끝낸 조사님들의 손길이 바쁘다.
낚싯대와 채비, 그리고 입감 준비에...
사무장님의 준비된 조사님은 낚시해도 된다는 입수신호를 전달받고 조사님의 손에 대기 중이던
1kg의 봉돌에 이끌려 멀리 떠나가는 오색찬란한 집어등!
채비에 딸려 가는 바늘과 바늘에 매달려 있는 입감들의 질서 정연한 행렬!
시야에서 사라져 바다 속으로 깊숙하게 숨어 버릴 때까지 노려보는 웅크린 눈동자!
선장님의 목소리에 수심 층을 맞추어놓고 여유를 부린다.
모습 보이기를 꺼려하는 갈치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 시간!
출렁이는 파도 소리에 삼켜버려진 시간이 소리 없이 흘러간다.
허나 바다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채비에 기다리던 소식은 없고 뱃전을 맴도는 갈매기들의 허기진
아우성 만 들려온다.
누군가의 글속에 갈치 사냥 길에 나서면 입감을 부지런하게 확인하고 교환해주라 했던가?
채비를 올려보니 갈치 낚시의 천덕꾸러기 오징어인지? 한치의 몸부림인지?
싱싱했던 입감을 모두 도륙...
새로운 입감을 바늘에 입혀주고 힘찬 팔매질로 또 다시 봉돌을 날려 보낸다.
12개의 바늘에 매달린 입감은 분대장 추를 따라 부분대장 집어등까지 시야에서 사라진다.
매끄럽게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입감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날려 보내기를 반복한다.
반복되는 입감 교환 끝에 초릿대 끝에서 미미한 신호가 전해오고 기다림과 함께 찾아온 갈치 한 마리 두 마리 셋, 넷....
기대한 크기의 갈치는 아니지만 반가운 마음 어디에 감출 수 없다.
다시금 은빛 갈치를 향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입감으로 장착한 채비를 깊은 바다 속으로 강제 입수
시키고 불어오는 밤바다의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이시기면 제주 앞 바다에 나타나는 불청객을 노려본다.
선수에서 큰소리가 전해오면 바짝 긴장한 채로(모자반 풀..몰)두눈 크게 뜨고
경계근무 모드로... 올것이 왔군...
갈치들의 반항인지?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는지?
갈치의 모습이 예전처럼 보이질 않고 손님 괴기들이 더러는 눈에 보인다.
건너편 옆 조사님의 채비가 바다 속으로 곤두박질...
고등어 입질인데...
올려 진 채비에 고등어가 줄을 탄다.
순간 뇌를 스치는 생각에 바다 속 깊이 내려간 채비를 뇌 속에 그려진 수심층까지 머물게 하니 초릿대 끝에 어신의 신호가 전해진다.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갈무리하며 하나 둘 셋...
욕심 부리지 말고 바로 릴링에 들어가 갈치입질 층을 살펴보고 입감 교환후
바다 속으로 갈치 찾아 입감 여행에...
어쭈!
멈춘 채비에 곧장 전해지는 입질!
구름 과자 한 모금 허공에 내 품고 나서 춤추는 낚싯대를 부여잡고 세우니 제법 묵직한 감각이
전해진다.
초장부터 굵직한 씨알의 갈치가 눈에 들어오고 줄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넷...
12단 채비에 10마리의 갈치가 꼬리를 뒤 틀며 원망의 눈길을 보낸다.
입감을 교환 후 또 다른 한 채비 준비에 손이 바쁘다.
여수 통영 쪽은 투 채비를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제주 출조시 승선 인원이 적을 땐 곳곳에서
투 채비를 운용한다.
물론 갈치 활성도가 없을 때는 피하지만...
여기저기서 갈치 출현과 쓸만한 갈치 조황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사님들의 바빠진 손놀림과
즐거운 미소가 제주 앞 바다 파도 속으로 전해진다.
무거워지는 쿨러!
점점 쌓여가는 갈치형제들!
바람에 살랑이는 시계추는 자정을 넘기며 내일을 향해 달려간다.
소리 없이 달려오는 바람이 밤바다에 전해지면서 출항과는 달리 포인트 도착 후 잔잔하던 물결이 점점 하얗게 포말을 만들어 내고 때맞추어 들이 닦친 고등어 떼는 뱃전에서 요란한 물놀이에 정신이 없다.
한 쿨러 목전에 또 다른 쿨러를 준비해야 되나?
제법 강해진 바람에 새벽으로 달려간 시간이 3시를 넘어서 4시로 가는
길목인디...
쿨러 속에는 제법 굵은 몸집의 갈치들이 눈에 보이고 이정도면 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철수
준비에...
아직도 갈치와의 전쟁에 여념 없는 조사님들 바라보고 구름 과자 한 모금 날리며 내일 출조를 생각하고 하루를 접어본다.
내일은 어느 밤바다위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을까?
밤새 달려 나가던 시간은 새벽하늘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새아침을 맞이할 몸단장 준비에
바쁘다.
멀리 자리한 선박의 집어등 불빛이 하나 둘 꺼지고 갈치 대신에 고등어의
한판 놀음도 막을 내린다.
출조때 마다 친절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선상 낚시에 도움을 준 피싱스타 선주님과
선장님 사무장님께 고마운 마음으로 허접하지만 글로 대신합니다.
2017년 6월 어느 날
인천에서 풍산
*. 제가 그 동안 몇 군데 댓글로 제주 갈치 낚시 선박을 애기했던 선사를 올려 봅니다.
댓글에 선사 홍보라고 하시면 할 말 없고요 실제 승선해보시고 선비나 써비스가 괜찬은 선사라
생각 되시면 제 생각이 맞았구나하고 인정해주시면 감사요.
요는 수 많은 갈치 낚시 조사님들의 찾는 선사이며 요망이라 생각되여 올린 선사이며 혹 선사에 누가 되지 않을 까? 걱정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