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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현충일. 조국을 위해 산화한 순국선열을 기리는 날이니 만큼 경건하게 하루를
보내야 하는날에 동바동 정출을 하게 되었다. 우럭도 이날은 먹이 활동을 자제하고 조용히 하루를 지낼 것인지 궁금해지는 하루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이나 우럭도 먹어야 살지 않는가?
정출 멤버가 절반은 뉴페이스다. 리무진 버스 안에서 간단한 자기소개에 이어 와인 한잔씩 돌리고 주무시는 회원은 또 그대로, 비봉을 거쳐 매주 가도 또 그리운 신진항이 우리를 반겨준다.
출항 무렵 순국선열 혼백의 바람이 잠시 불다가 바다 한가운데 도착해서는 이내 고요해진다.
시계가 20~30미터도 확보되지 않는 짙은 안개와 조용한 바다가 어우러져 숙연한 분위기를
바다가 연출해 낸다. 이 날은 하늘도 그 의미를 아는 듯이.....
이도 잠시 첫 입수에 우현 후미에 계신 스마일님이 첫수 마수거리를 한다. 연이어 2마리가 더 올라오면서 역시 명일동의 호프 스마일님의 어복잔치가 시작된다.
조금 있으니 선수쪽에서 함성이 들려온다. 고래회장님이 44자 1마리를 올렸다.
만원빵 했는데 오늘도 날아가는구나.... 이것까지는 좋다. 좌우 마리수로 나오는데 비해
나는 아직 깜깜 무소식이다. '역시 나는 여밭 체질이 아니라 어초 체질인가?'
선장이 화장실가면서 내 물통을 쳐다보더니 "박형 아직 한마리도 못잡았네" 약을 올리는
건지, 동정을 하는 건지..... ' '못 잡는 내가 바보지' 혼자 자조하면서.....
부채도사님 잡긴 잡았는데 사이즈가 영 아니라 '내가 못 잡으면 옆에 사람이라도 놀려
먹어야지' 드디어 장난끼가 발동하고, 부채도사님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심사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여밭에서는 한마리도 올리지 못한다.
드디어 나의 주종목이 어초로 간단다.
룰루랄라~~~~~~ 김치국부터 마시는 것은 아닌지.......
드디어 입수. 어초에서는 바늘이 걸리지 않으면 우럭을 잡는다는 나의 신조대로 3번
입수만에 3자 한마리를 올리니 한결 여유있어 진다. 한마리에 여유를 부린다고요? 천만에요
어초에서는 우럭 잡히는 높이만 파악되면 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제 경험으로
체득했으니까요. 일단 사진 한 컷 찰깍.
연속해서 5마리를 더 올리니 대물맨님 썰어 먹잔다. 한참 잡히는 타이밍에 쉬면
안되는데....
스마일님은 벌써 11수를 잡았다. 스마일님 왈 "씨알이 작아서.......큰 놈을 잡아야 할텐데....." 기분 좋아서 그러는지 아니면 큰놈을 아직 못 잡아서 그런지 애써 표정관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오늘은 마리수로 다어상(별도 시상은 없지만)에 만족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마리수에 더하여 씨알 좋은 놈까지 잡으면 배가 아플 것 같아 미리 기를 죽이는 것이 낳지 ㅋㅋㅋㅋ
왼쪽 부채도사님, 사이즈가 처음보다는 점점 커지지만 아직도 사이즈는 영 아니고 마리수만 채우고 있다. 또 한번 작은 사이즈만 잡는다고 놀려대고, 부채도사님, 표정 관리하랴
큰놈 기대심리에 알듯 말듯한 표정으로 응대하고.......
오른쪽 옆 감붕어님 계속 어초에서 바늘과 채비를 뜯기는 폼이 무언가 잘 풀리지 않는 것
같아 또 한마디 훈수한다.
"일단 세바퀴를 무조건 감고 하세요, 어초 높이가 최소 2미터는 되니까. 그리고 약간
밑걸림이 느껴지면 낚시대를 세워서 어초를 타면 됩니다." 이후 3자 한마리를 올린다.
축하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그 옆 데이비드님, 최가리님도 따라서 한다. 이전보다는 좀 나은 것 같아 보여 신이나서
이제는 몇 번 감아야 한다고 중계 방송까지 한다.
결국 10시도 되지 않아 선상파티가 이어지고, 메이폴님이 준비한 야채로 회를 비벼서
먹다보니 양이 모자라 대물맨님이 스마일님의 어창을 다 털어 버린다.
출항 전후에 "오늘같은 날에 특히 부길호에서 10마리가 기본인데 이보다 못 잡으면 문제가 있다"고 기대감과 동시에 독려성 발언을 것이 부담이 되었으나 내가 한 약속(?)은 점심전에 지켜냈다.
최가리님 이 말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건수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그렇게 못 잡으면
내가 잡은 것은 다 내놓아야 한단다. 호기있게 '그렇게 하겠다'고 했으니 이제는 최가리님 조과에 신경이 쓰여지는 교만함까지 나온다.
마지막으로 여밭으로 이동하는데, 점심먹고 이동중이라 깜빡 잠이 들었다가 선실에서
나오니 여기저기서 우럭이 올라온다. 급히 입수하여 기대를 잔뜩하고 있었으나
역시 나만 계속 빈 채비만 올린다. 1시간 동안이나. 어휴 열나! 이제는 자세도 앉아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변했다. 그래도 끈기에 용왕님도 측은히 여겨셨는지 1마리를 올려
보내 주신다. 또 한마리
음 음 슬슬 자세를 고쳐서 진지하게 바다를 쳐다보고 있노라니 제법 묵직한 놈이 물고
늘어진다.
이미 고래 회장님이 46자 한 마리를 더 잡았고 우현 옆에서는 48자까지 나왔다(만원빵
하지 않은 회원님이라 신경 쓸 필요없고)는데 그놈에 대적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다들 지쳐 있고 끝물이라 나에게는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다.
천천히 릴링을 하면서 마지막 역전 드라마에 경악하고 시샘할 주변 상황을 그려보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입가에 퍼진다.
더디어 수면에 모습을 내비치는 우럭 사이즈에 나는 경악하고 만다.
2자에 불과하니 말이다.
밑에 보니 한 놈이 더 매달려 있는데 4자 초반이다.
쌍걸이에 만족할 만하나 거의 마지막이라 실망이 더 크다. 내 주제에 왠 1등....
마지막 입수에서도 한마리 건져내니, 오늘의 조과는 3~4자 8마리에 도합 18마리로
마감하였다.
아침에 한 약속이 있어 최가리님에게 3마리, 왜이제님에게 2마리(2자만) 보험들고....
회식자리에서 고래회장님이 1위를 한 46자 우럭으로 회와 매운탕을, 만원빵 한 상금은
회식비용으로.
이도 모자라 내 아이스박스를 다 틀고. 나중에는 회감이 남아 차안에서 먹기도 하면서
즐거운 동바동의 정출은 마무리되었다.
회장님의 헌신과 총무님의 노력에 감사드리며.......
집식구를 위해 4자를 흔쾌히(?)주신 부채도사님께 마지막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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