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 밤에도 단잠을 잘 수 있다....
영차! 영차! 양편으로 갈라선 120명의 아이들은 온 힘을 한 가닥 동아줄에 쏱아 부으며 오만상을 찡그리고 선생님들의 신호에 맞추어 영차를 외친다.
한쪽으로 와르르 줄은 당겨지고 승리의 환희인듯 만세 소리가 운동장 넘어 인천항을 향하여 울려 퍼진다.
어제 학교 축제에 이어 오늘은 아이들이 기다리던 체육 대회 날......
오늘은 숨 막히는 교실에서 나와 운동장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며 감추어진 끼를 발산 하는날.....,
학과별로 모여 있는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어울려 목소리가 메이도록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문득 운동장 건너편의 아카시아 나무에 눈이 간다.
이제 꽃망울을 맺고 있는데.....
조만간 우러기 들도 왕성한 입질의 시간이 오리라...
문득, 지인으로부터 초파일날 출조 갈데 없냐고? 통화한 생각이 뇌를 스친다.
이곳 저곳 찾아봐도 없는데 우찌 할까나?
다행스럽게도 출조 할 곳을 찾았다는 메시지를 접하고 한자리 남아있던 마검포항 00호에 연락 내일 출조 확인을 한다.
이젠 멀어진 동호회가 아닌 처음처럼 홀로 출조 길을 찾아서 움직여 바다와 야기를 나누고 싶다.
썰렁한 빈집에 돌아와 전에 준비해놓은 입감과 채비를 확인하고 오늘 따라 높게만 보이는 천장을 바라보며 내일 새벽 출조 길을 생각하고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본다
늦께 귀가한 마눌 덕분에 잠에서 일어나 보니 밤, 11시다. 짜증을 낼수도 없고...
두 세시간 더 자야 되는디....하고 말하고 싶지만 입안에서 맴돌다 목 구명으로 삼킨다.
허나 갑자기 옆구리로부터 전해지는 통증이.........
우째....., 체육대회 마지막 프로그램에 사제지간 축구 시합이 있었는데 지나간 젊은 기분으로 골키퍼를 하다가 공과 함께 엎어졌는데 충격에 의한 통증이 이제사....
마눌이 이상한 눈초리로 처다 보며 묻는다. 어디 아프냐고....., 사실 야기를 하면 그 몸으로 어딜 가냐고 핀잔이 날아 올 것 같아 아니 잠을 잘못 잤나보다고 얼렁 뚱땅 넘긴다.
바다 상황은 최상, 어제는 일부 포구에서 안개 때문에 출항을 못한 곳도 있다고....
내일은 아니 되는데....
우려의 생각을 비웃기나 한 것처럼 다음날은 날씨도 굿......
다시 엎어져 잠을 청할까 하다가 마눌 눈치도 있고 해서 혼자 가는 길이니 내친김에 가고자 준비물을 챙기고 쫒겨 나듯 집을 나선다.
언제나 그랬듯, 현관문을 열고 나오면 반겨주는 가로등과 눈인사를 나눈다.
오늘은 어디로 가시나.....,
응 안면도 마검포항으로 ㅎㅎㅎ, 다녀오마.
제자 놈을 통해 애마의 신발도 교환 했것다, 경쾌한 엔진소리에 옆구리의 통증도 잊은채
왕복 700리길의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
출조길이 이른지 김밥집엔 젊은 남녀의 눈동자가 테이블 마다 굴러다닌다.
자슥들 얼른 집에 들어들 가지 삼일간의 연휴 중 첫날부터 길거리에서 방황하려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힘을 자랑하는 늙은 애마는 지나가는 차량들에게 바다로 향함을 자랑
하듯 굉음으로 폼을 낸다.
멀리 보이는 가로등이 서해대교에 가까워졌음을 알려준다.
대교 아래 저편으로 있는 포구에서 언젠가 본 듯한 천안함 함정 생각이 난다.
하늘나라에 간 젊은 영혼들의 애닯은 사연을 하나님께 넘기고 이내 서산 휴게소에 도착한다.
즐겨 마시는 커피 한잔과 한모금의 담배 향기 흔적을 휴게소에 남겨 놓고 조용한 시골길의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따라 출조점에 도착한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출조점의 사모! 먼저 도착한 조사님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
흰색, 검은색 으로 무장하고 보금자리에 웅크리고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새벽 손님을 반긴다.
밤 세워 방파제에서 릴대를 드리우고 있던 또 다른 장르의 조사님들이 기지개를 켜며 새벽
손님을 맞이한다.
몇 번의 출조 길에 낮이 익은 제복 입은 나리의 뇌 속에 저장된 일장 연설이 이어지고 이내
줄지어 배에 오른다. 오늘은 지난번의 무질서는 없어지고 유치원 아이들처럼. 보기가 아름답다.
서로가 조금 생각하고 행동하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해무를 헤지며 부푼 마음의 조사님들을 태운 선박은 포구와 점점 멀어져만 간다.
해무가 없어지고 밝은 태양이 눈에 들어오길 기다리며 도착한 첫 포인트......
선장님의 맨트, 4메타 어초란다. 이부분의 어초는 거의가 비슷한 어초이기에 맨트가 없으면
똑 같은 높이의 어초라고 친절하게 야기 해준다.
첫 입수! 표층온도 13~14도 전후
좌, 우에 포진한 조사님들의 장비와 행동이 눈에 들어오고 활 처럼 휘어지는 초릿대. 줄줄이 밑 걸림에 초릿대를 아래 위로 흔들어 보나 단단히 처박힌 바늘은 애타는 조사님의 마음을 아랑곳 하지 않고 애만 태운다. 빨리 밑 걸림을 터트리고 채비 회수 해주길 마음속으로
기대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밑 걸림에 어쩔 줄 모르며 아래 위로 흔들기만 한다.
사무장이 달려와 밑 걸림을 해소 해준다.
봉돌 입수 후 아래위로 고패질에 여념이 없는 옆 조사님! 아! x발 또 걸렸넹...고기얼굴은 아니 보이고 옆 조사님들의 뜯겨 나간 채비 교환과 바늘 교환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옆 조사님께 넌지시 어디서 오셨는지 물어본다. 대전에서 친구랑 둘이서 왔단다.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는지 포장용 비닐 끈이 바늘에 묶여 있다.
라면 봉지도 조각도 아니고 입감보다도 더 큰.....
어초 침선 낚시 자주 다니십니까? 가끔 이라는 대답을 들으며 건방진 야기 한마디 할께요.
어초나 침선 낚시에 고패질은 아닌 것 같다고... 물속에서의 물체간 부딪치는 소리는 큰 소리로 나타나기에 근처에 있는 고기들을 흩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있지 않겠냐고.....
따라서 바닥 확인차 줄을 내리는 행동 외에는 고패질이 필요 없다고.....
더러는 고패질에 괴기가 걸려 올라오는데 이는 봉돌이 바닥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가 아닐까요?
어설픈 나의 말에 수긍을 했는지 한쪽의 조사님은 고패질 뚝....
한쪽의 일행들 세명은 선장님의 포인트 접근에 봉돌입수 준비를 안 하고 있다가 남들이
내린 다음에 늦께서 내리니 곧장 어초와 한 몸이 되어버린 채비 회수에 정신이 없다.
더러는 늦께 내린 채비에 운좋게 걸려든 괴기도 올라 오지만....
지루한 시간 속에 슬그머니 생각나는 이슬이...
올려진 놀래미를 칼질허고 김밥위에 생 와사비와 초장이 묻은 회한첨, 옆 조사님을 불러 한잔의 이슬이를 나눈다.
술기운인지 옆 조사님 하는 말 왜 내게는 우럭이 아니 오는지? 철수 할 때까지 놀씨만 대 여섯 마리 올린 조사님의 말이다.
옮겨진 *어초, 봉돌의 바닥 확인과 함께 살짝 감아올린 줄에 전해지는 진한 손맛.....
우럭이면 대물인디...어라 갑자기 바늘 털이가 요란하다.
제법 쓸 만한 광어임을 느낌으로 감지하고 표층에 가까이에 나타난 괴기는 생각대로 광어...
뜰채를 찾고 달려온 사무장의 손에 들린 뜰채 속으로 들어가며 항복의 몸부림을 친다.
우럭, 놀래미, 물칸 속에 감금된 광어등 열 서너 마리. 이정도면 집에 가서 이웃과 한잔 빨어도 되것지....
바다에서 5시까지 채운 선장님! 이제 철수합니다.
이 늦은 시간까지 해야 되는지 선장님께 묻지만 괴기가 나오든 안 나오든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거는 시간 맞추어 손님들 낚시하게 해주는 것이란다.
포구에 도착 귀경길이 걱정되여 알아보니 신기하게도 상행선 길은 소통 원할, 하행선은 정채....삼일간 연휴라 움직이는 차량이 오전부터 정체 현상이란다.
출발 두시간만에 인천 도착 지인들과 한자리에 모여 오늘의 노획물을 횟집에 주고 회 접시에 아름답게 변해버린 광어, 우럭의 회 한 첨에 이슬이 한잔을 나누며 세상 야기로 하루를 마감해본다.
나름 피곤한 육신이지만 회 한점에 한잔의 이슬이를 나눌 수 있는 지인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 밤도 행복한 단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마검포항 출조를 끝내고.........
풍 산.
*, 귀항길에 만난 낚시광님 선상에서 만나면 이슬이 한잔 나누시지요..
있는정 없는정 마음을열고 호탕하게 웃어보던
그날을 다시한번 기약합니다
풍산성님!!
이제는 울타리가 틀리다해서 남이되어버린것은 아니겠지여???
이런거 저런거 세상사 훌~훌~털어버리고
진정 바다를 사랑하고 낚시를 좋아하는 ''꾼''들끼리모여 동출한번 하자구여...
바다와 낚시이야기로도 하루해가 짧았던 지난날들이 그리워집니다..
언젠가는 미움도 사그러질것이고 사랑도 시들해지는..
그날이 빨리왔으면 하네여..
마음속의 번뇌와 고민이 없어지는날
그날에 연락드릴께여...
계시는곳으로 쳐들어갈테니 이슬이이한잔 사주세여...^^
쓰디쓴 소주한잔에 세상시름 다~날려보내고
그전처럼 넓은마음으로 호탕하게 웃어보자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