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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에 집안일이 있어 좋은 분들과의 진도의 열기낚시 동행을 포기하고 그 전날인 2월 마지막 날
안흥의 P호로 일주일전에 예약을 했었습니다.
출조일자가 가까울수록 인터넷 예보 바다색이 서해 전체가 까맣게 그려집니다.
드디어 출조일은 근래 보기드문 바람 한점 없는 날,
한동네 사는 원바다님하고 둘이 단출한 출조길에 나섰습니다.
정말 4개월이 넘는 출조길이고 또 우럭낚시는 광어루어에 미쳐 못가다가 7개월만에 가는 것 같습니다.
눈감고도 갈 수있을 만큼 뻔질나게 다녔던 훤한 안흥가는 길이 좀 낮설게 느껴집니다.
마음 도화지에 그리는 바다풍경 그리고 물때며 날씨며 제일가라면 서러운 출조선사 선장님의
명운용술과 합쳐 움쭐... 욕심을 내어봅니다.
계속되는 차거운 북서풍의 영향으로 서해는 온통 냉수대가 형성되어 있고 우리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바야흐로 영등철이 아니겠습니까만 침선을 잘 두드리면 제까진게 안 물어주고 배기겠습니까?..ㅎㅎ
토착성 어종인 우럭들은 춥다고 멀리가지 못하고 침선속에 움추리고 있을 것은 자명합니다.
원바다님이 요 근래 자주가서 재미 본 남해쪽의 저수온기의 미끼는 단연 경험에 비추어 꼴뚜기와
주꾸미라고 하면서 잔뜩 준비해 왔습니다.
저는 지난번 제주갈치낚시때 잡았던 줄다랑어 뱃살 미끼를 썰어 가져왔고 혹시나 몰라서 현지에서
오징어 미끼 한통을 샀습니다.
태안에 접어드는 길,
갑자기 전화벨이 울립니다.
뜬금없는 감성킬러의 반가운 전화입니다. 안흥에 와 있다고하며 어디쯤 오냐고 물어옵니다.
행운님과 함께 ND호 탄다면서 반갑게 맞아줍니다.
정말 반가웠고 보고싶었던 얼굴들입니다.
열정적이고 배려심하며 누구나 잘 어울리며 배울게 많은 참 좋고 친구이지요..^*^
배는 항해가 약 4시간 가까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10년 넘게 인연을 가지고 있는 P선장과 10개월만의 조우인 것 같습니다.
둘째 아드님이 이번에 우수한 성적으로 최고의 명문 S대에 함격했다고 들어 축하해 주었습니다.
입수를 준비합니다.
망망대해, 물은 청물이며 파도도 없고 날씨는 완연 봄 기운을 느끼게합니다.
현재 중서해의 해수온은 3~4도의 표충수온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다의 수온계절을 보면 12월~1월보다 지금이 더 해수온이 내려간 상황이고 이 변온동물들은
수온에 민감한 관계로 모두 바짝 몸을 웅크린채 힘겹고 혹독한 겨울나기에 들어가 있는 시기입니다.
가까운 여밭이나 근해보다 비교적 깊은 수심의 침선이나 어초에 차거운 물살을 피해 바짝 몸을
숨기고 있는 이 침선에 채비를 넣습니다.
2m권침선인데 선장님의 멘트가 시작됩니다.
" 일단 바닥을 공략하면서 침선에 도달하는 느낌이 오면 서서히 2m만 감아주세요.
입질이 무척 까다롭고 툭툭치는 경향이 있으니 바로 챔질하지 마시고 한 템포 늦춰서 걸렸다
싶을 정도에서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진짜 이 놈들의 입질이 그렇습니다.
사람의 애간장을 타게하는 툭툭치면서 먹이만 물고 흔드는 듯, 성미 급하게 챔질하면 영락없이
미끼만 달랑 따먹고 후킹이 되질 않습니다.
하여간 이럴때는 미끼를 지성스럽게 눈앞에 계속 갖다대며 지부럭 대야합니다.
귀찮아서 먹고 싶지 않아도 이를 물어서 쫓아내게 하게 해서라도 입질을 받아내는게 장수지요.
대체적으로 잘 나오고 씨알도 준수하며 작은 침선이지만 사이즈가 작은 것 큰 것이 공존하는 그런
침선입니다. 제대로 후킹만되면 수심 70m아래서의 힘자랑은 가히 일품입니다.
늦가을 파괴적인 입질과 다름없는 앙탈은 그 진동이 가슴까지 진하게 느껴지지요.
마수걸이로 50cm가까운 놈, 설부화용(雪膚花容), 눈같이 흰 살결 그리고 꽃같이 예쁜 얼굴의 우럭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론 낚시대가 영~ 몸에 착 달라붙지 않고 입질 감각하며 챔질시기도 놓치기 일수 입니다.
계속되는 포인트 허탕... 그래서 이것도 계속해서 감각을 살려줘야 하나봅니다. ㅎㅎ
옆의 원바다님과 그 옆의 또 한분은 연신 큰 놈들만 상태하는데 나는.. 소학교 아이들만 상대하니
필경 이 놈들이 내가 아이들을 훈육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2m권 침선에서 바닥을 타다가 근접시 1m올려 공략해 보지만 침선 상단에서도 입질이 오니
움추려 들긴해도 이 놈들은 배가 고픈건지 먹잇감을 보고 치고 올라와서 물어주고 합니다.
실제 토악질 내용물도 살펴보면 살아있는 새끼 배도라치도 보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먹을 건 먹는 모양입니다.
바로 옆에 계신 연세 지긋한 분 두분이 오셨는데 완초이십니다.
두번째 출조길이라고 하시는데 채비도 달랑 두개 가져오셨고 누가 주었다는 합사는 잡아당기면
줄곧 끊어지니 옆에 있는 저도 난감합니다.
미끼 꿰는법, 채비운용 방법, 띄우는 정도, 전동릴 설정 등 자세히 가르쳐 드렸더니
금세 큰놈을 쌍걸이 하고선 연신 고맙다고 하십니다.. (기분 좋았습니다.)
저는 계속 헤매고 있습니다.
손과 생각이 자꾸 일치되지 않고 멋대로 놀아서 그런지 작은 놈들만 극성입니다.
사실 바늘도 집에서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가져온게 후킹이 잘 안되는 이유도 됩니다.
바늘은 우럭 전용 22~24호가 제격인데 말입니다.
포인트 2~3곳의 꾸준한 입질에 단연 오징어채가 입질 빈도를 높입니다.
원바다님도 꼴뚜기와 주꾸미를 사용치 않고 그 옆의 분과 함께 오징어채로 계속 씨알좋은
입질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깊은 바다밑은 표층수온과 달리 봄의 활력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같이 파고가 없는 날은 약간 미끼의 나풀거림을 주는 게 맞습니다.
10cm정도의 천천히 간간한 고패질이 우럭의 눈앞에서 깔짝거리게 하여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파도가 좀 있다면 배가 좌우로 요동하니 굳이 고패질하여줄 필요가 없겠지요.
미끼도 10cm정도가 적당한 이유는 동절기엔 늦봄부터 늦가을까지의 포악스런 입질 행태를
보이지 않고 입을 크게 벌리지 않기 때문에 큰 미끼는 좀 불리하다 볼 수 있지요.
긴 미끼를 사용시 입질은 오는데 후킹이 잘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시면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대로 잡았습니다.
3~4짜 3마리에 2.5~3짜 10마리 잡았으니 굳은 제 실력으로는 대만족입니다.
본격적인 출조길에 앞서 다시금 굳어버린 실력(?)을 워밍업으로 풀어야 될 것 같습니다..ㅎㅎ
배가 가의도를 지날무렵, 모처럼 만나는 아우님들, 감성 그리고 행운님하고 식사나 할까해서
전화했더니 벌써 인근 식당에서 몇분들하고 한판 벌리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놀부님이 잡았다는 두 주먹을 합친 크기의 우럭대가리(ㅎㅎ) 매운탕에 정신을 잃고 먹었습니다.
그 배도 짭잘한 조황을 보였다고 합니다.
내가 식사대를 지불하고자 했으나 한사코 말립니다.
정말 융슝한 대접받고 나오는 마음 기뻤고 다음에 꼭 보답하라라 생각했습니다.
서해 바다는 아직 겨울이지만 파란하늘을 꽉 채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맑은 햇살..
부드럽고 곰살궂은 봄바람이 온 몸을 휘감은 하루에 내 정신이 맑게 깨어나는 것을 느끼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곧 필 하얀 목련꽃에서 느끼던 설레임보다 더한 설레임의 매력에 빠진 오늘...
바다는 나의 불로초...
오늘처럼 편집하지 않은 영화같은 삶으로 이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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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2일 새벽에 씀.
오랫만에 쓰는 조행기가 제가 봐도 영 서툽니다.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주야조사..
저도 3월1일 태안 마검포 출조에 6마리 잡긴 했는데 전부 방생 ㅠㅠㅠ
작아도 너무 작아요 동행하신 회원님이 준비하신 과메기와 놀래미 몇 마리
회를떠ㅇㅅㅇ만 잡고 왔습니다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