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은 마량항으로 다녀왔습니다.
근 한달만에 바다를 다녀왔습니다.
3월 24일 출조를 하였고 31일은 장모님 칠순이라 부득이 결석을 하게 되었구요. 그 뒤로 2주 연속 풍랑 주의보로 출조를 못하였습니다.
매주 바다를 보다가 근 한 달 동안 바다를 못 보니 아주 죽을 맛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주도 처음에는 출조를 못할 것 같은 일기 예보였는데 점점 좋아지면서 출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일기도 째려보기 신공이 통했다고 좋아 했더니 대답이 가관입니다. 용왕님이 진상 처리 차원에서 출조를 시켜 줬다 합니다. ^.^;;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이번출조는 감성킬러의 Z피싱을 이용했습니다. 감성킬러님은 제게는 낚시의 스승이라고 생각해야 될 정도로 낚시 초반에 많은 조언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구요. 본인은 나이가 두 살이 많으니 형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전 그냥 친구라고 하면서 개기고 있습니다. ^.^
중동에서 순조롭게 출발을 해서 안산에 도착했는데 일행 중 한분이 늦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서부 간선도로에 교통사고가 나서 정체 중이라 하십니다. 비봉으로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출발을 하였습니다.
비봉에서 다른 일행들과 합류 후 출발을 하였습니다. 버스 안에서 달게 자고 있었는데 밥 먹으라고 깨웁니다. 벌써 다와가나 봅니다. 아침을 먹고 30분을 더 가서 항구에 도착 하였습니다.
이번 겨울과 봄에 매주 보던 항구가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다가옵니다. 오랜만에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식당에서 뽑은 자리는 좌현 4번입니다. 배에 올라서 얼음을 담고 자리에서 간단히 준비를 해놓고 선실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습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5분 만에 곯아떨어집니다. 주위사람들이 정말 배에서 잘 잔다고 부러워들 합니다.
잦아드는 엔진 소리에 일어나보니 파도가 높고 바람이 붑니다. 아침 9시는 돼야 바람이 죽을 거라는 예보가 맞기를 바라면서 준비를 해봅니다. 선장님의 입수 신호에 맞추어 입수를 해보지만 감감 무소식입니다.
간혹 가다 물어주는 열기가 있기는 한데 입질 패턴이 영 이상합니다. 입질이 얕다고나 할까요.
시간이 지나고 다행히 일기 예보가 맞아서 바람도 잦아들고 해도 쨍하고 떴습니다. 근데 열기가 시원하게 물어주지를 않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마음을 졸였겠지만 어쩐 일인지 마음이 푸근합니다. 너무 오랜만에 바다에 나와서인지 이렇게 바다 내음 맡으며 햇볕을 쬐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됩니다.
11시가 되니 점심을 먹으면서 이동하자 하십니다. 점심 먹고 선실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다시 자리로 가서 준비를 합니다.
6번 자리의 초릿대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지금가지의 유유자적함은 어디론가 싹 달아나버리고 바로 전투태세로 들어갑니다. 5번 자리 입질 받고 잠시 후 저도 입질이 옵니다. 왕열기 특유의 흔들림. 그런데 줄을 타지는 않습니다. 올려보니 두 마리. 그래도 이게 시작이라 생각되어 손이 바빠집니다.
포인트에 진입을 하면 3-5마리 정도는 달려 나오는데 전부 아래 바늘입니다. 열기 어군이 피어나지 못하고 활성도가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좋은 씨알로 나와 주니 반갑습니다. 이렇게 한참을 집중하다 보니 벌서 오후 2시입니다. 잠잠하던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합니다. 열기가 나오는 양도 줄었습니다.
3시쯤 되자 선장님이 마지막이라 하십니다. 그런데 열기가 줄을 탑니다. 올리고 나니 선장님이 한번만 더 하자 하시네요. 불감청 고소원이지요. ^.^ 한번을 더 넣었는데 또 줄을 탑니다. 한 번에 아홉 마리가 올라오네요. 진즉 이렇게 줄을 탈 것이지...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게 낚시인것 같습니다.
항구로 와서 짐을 싣고 저녁을 먹으로 갑니다. 감성킬러님은 저녁을 인동주 마을에서 해결을 한다고 하십니다. 비싼데... 남는 것도 별루 없을 텐데... 그래도 사준다니 감사히 먹습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비교적 훌륭한 밥상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너무 많이 먹었는지 속이 더부룩합니다.
울마나님에게 조황 보고 차 전화를 하니 아침에 홍도 부근에서 지진이 났다 하며 완전 꽝치지 않았냐고 걱정부터 합니다. 예전에 홍도로 출조를 하였는데 그날 새벽에 지진이 났고 하루 종일 배 전체에서 세 마리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오전에 이상스럽던 입질도 오후에도 줄을 안타고 피어나지 않은 것도 철수 시점이 돼서야 비로소 줄을 타기 시작한 것도 전부 지진 때문이라 하면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이 모든 게 전부 지진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무언가 다른 요소가 복합적인 것은 아닌가??
한 달 만에 바다에 나와서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이제 열기는 2-3주면 시즌이 막바지 일터인데... 한번이라도 더 가려면 용왕님에게 진상이라도 피워야겠습니다...^.^
오랫만에 조행기 접하네요..
말씀하신대로 늘 아쉬운게 낚시죠,.그래서 또 다음을 기약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랫만에 바닷바람쐬고 오셨으면 만족이시죠 머..^.^;
그나저나 어째 스승을 잘못만나셔서..에휴..ㅎㅎㅎ
그래도 꼼수부리며 돈 아끼려 싸구려 밥은 안사는 배포(?)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죠..ㅋㅋㅋ
즐거운 출조길이 글에 묻어 나는게 부럽습니다..^.^;
건강하시고..아..건강은 걱정안하시는 직업이시죠..ㅎㅎㅎ
즐거운 조행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