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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의 작가 러디아드 키플링이 이런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네가 세상을 보고 미소를 지으면 세상은 너를 보고 함박웃음 짓고,
내가 세상을 보고 찡그리면 세상은 너에게 화를 낼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요즘, 여러가지 일로 인해 가슴이 저며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세상천지의 그렇게 예쁜 꽃들이 만발하여 봄바람에 일렁이며 반기지만
예전처럼 내 마음이 쉬이 열리지 않아 그 반색에 반응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흐르는 강, 그것이 가슴으로 흘러서 현실에 행복으로 엮어져야 하는데
초겨울로 가는 느낌에 내 마음은 무겁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불교에서는 사바세계라고 합니다.
사바세계란 산스크리트어로<참는 땅>이라고 해석하고 있네요.
참고 견디며 나를 돌아보고 다독이며 주름질된 곳을 다름질하면서 살아가는 땅이기에
그기에 삶의 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세상 만사가 내 뜻대로 만사형통이 된다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진정한 삶의 묘미는 사라질 것 같아요..^^
답답한 가슴에서 오는 모든 생각과 집착을 벗어나 텅빈 가슴으로 단순히 살고 싶습니다.
욕심없이 일용할 양식만 취하며 늘 해풍에 노래하고 춤추는 저 바다의 갈매기들처럼
단순한 충만감, 그것이 바로 또 하나의 극락세계라고 말씀주신 법정스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가급적이면 삶의 길에서 아름다운 얼굴과 함께 남을 대할때는 미소로 친근함으로
대하여야지 욕망으로 인한 과욕으로 상대방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삼가해야 겠다는 생각을
오늘도 기도를 통해서 나를 채찍질합니다.
***
감성킬러님이 전화가 옵니다.
"주야조사 영감님! 안녕하세요.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
"야!~ 내가 영감이믄 너는 겉늙은 영감이지"
"허허허허"
"하하하하"
우린 허물없이 오랜동안 존시간의 우정을 갖고 있습니다.
예리하고 판단력이 아주 좋으며 영리하여 많은 사람들로 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후배지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요, 시시시호시(時時是好時)라는 불교계의 말씀처럼
'날마다 좋은 날이요, 시시때때로 좋은 시간들' 그렇게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따라주지 못하는 현실에
나는 늘 가슴 한켠에 아픔으로 먼발치에서 그져 바라보며 응원만 하고 있습니다.
"내일 백마호 타시죠?"
"응! 근데 어찌 알았쓰!~~"
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지가 무슨 부처님이나 된것처럼 느스레를 떨며
"에이! ~ 주야행님의 행적은 내 손바닥인데요 뭘!...ㅎㅎㅎ"
귀신이 따로없습니다...하하하
"쩌기요~ 내일 바다향기가 주야조사님 뵈러 백마호 탄대요. 가실때 계산동에서 좀 데리고 가셔요."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맨날 같이 함께 다니더만.... 둘이 사랑싸움에 삐졌남?
"왜? 같이 안다니고? 무슨일이 있어?"
"무슨 일은요~아녀요~ 인천바다에 바람쐬며 광어를 만나보고 싶대요."
이렇게 하여 달랑 루어대와 태클박스 하나만 들고 탑승한 바다향기님을 만나
새벽 2시반에 계산동에서 만나 인천 남항으로 향했습니다.
" 쿨러는 왜 안가지고 왔어요?"
내가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밝은 모습으로 씽긋 웃으며
"쿨러가 왜 필요해요.. 잡은 것 모두 회떠서 주야조사님하고 한잔해야죠.. 호호호"
어마나.. 오늘은 하늘이 내려준 선녀하고 멋진 테이트 날이 될 것 같다. 이런 행운이... ^^
오늘은 바다향기가 물씬 풍기는 아리따운 여성과의 설레이는 공개적인 낚시여행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짱짱입니다. ㅎㅎㅎ
백마호 윤사무장께 바다향기님이 어젯밤에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주야조사님하고 같은 옆자리에 앉고 싶다고 하던데 그 여인이 누구신가요??"
이렇게 윤사무장님으로 부터 나에게 문자메세지가 왔었지요.
하하하하~~
***
사무실에 불이 켜지고 윤사무장님이 젊고 아리따운 이 여성과의 새벽동출에 눈 흘림짓이 잦아 보입니다...ㅋㅋㅋ
근데 바다향기님은 오늘 한배를 타는 몇분들과의 구면 인사를 나누며 커피로 담소하고 있습니다.
역시 발이 넓은 상냥한 여조사 답게....
배를 탓습니다.
오랫만에 신의한수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니 이 양반, 반가운 기색보다 옆에 있는 바다향기님에
연신 궁금화살을 쏘고 있습니다.
" 주야조사님! 이 분이 사모님이세요?"
"우하하하하!~ 하하하~ "
"호호호!~~"
신의한수님께 자세히 바다향기님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아~하!~~"
바다향기님을 보고 날씨가 추우니 선실에 일찌기 들어가서 쉬라고 했습니다.
바닷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지난번 마량항에 갔을때는 반팔로도 춥지 않았는데 겹겹이 껴 입어도 불어오는 서해의 찬 기온에
온몸이 오싹오싹 한기를 느끼게 합니다.
몸살 기운에 감기까지 겹쳐 몸상태가 좋지 않아 비좁은 선실로 들어 갔습니다.
***
저 만큼 선갑도와 문갑도가 안개옷 걸친 실루엣속으로 보입니다.
돌에 붙은 따개비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섬마을 문갑도 풍경이 참 평온해 보입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봄이 늦게 시작하여 파릇파릇해진 섬 비경에 넋을 잃고 있습니다.
모두 현재의 수온으로는 광어의 입성이 늦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양, 채비 아래 작은 바늘을 덧달고
생미끼로 횟감을 공략합니다.
작은 우럭과 새끼 노래미가 예상대로 물고 흔들며 올라옵니다.
나는 선두에 앉고 향기님은 선장실 반대편에 앉아 낚시를 하다가 촐촐한 느낌이 들어
" 향기님 막걸리 한잔 어때요?"
바로 콜이 떨어집니다.
한병을 둘이 나눠마시면서 옆사람들께 권하였습니다.
간간히 올라오는 쓸만한 노래미와 우럭을 제외하고는 죄다 조막만한 것들입니다.
입질이 빈번할때는 죄다 방생감이지만 오늘은 감히 방생이란 말을 꺼내기 힘들어 축하만 해 드립니다.
잡는 분들도 겸연쩍게 피식 웃으며 미소로 답을 줍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야단법석의 소리가 들립니다.
가 봤더니 5짜가 넘는 광어가 햐얀배를 드러내어 놓고 조사님과 함께 숨을 헐떡이고 있습니다.
너무 반가운 광어입니다.
넌지시 광어를 쓰다듬으며 조사님께 한마디 건넵니다.
" 야!~ 그넘 참 잘생겼넹, 맛도 좋게 생겼고...하하하"
인심이 후한 광어 주인장은 나중에 봐서 횟감으로 내어놀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배의 중간 정도에서는 그런대로 조황이 좋게 나옵니다.
여기저기서 잡은 노래미 회에 이슬이를 적십니다.
두어곳에 다니면서 한두잔 얻어 마시며 먹는 노래미 육질의 식감은 환상입니다.
마침, 자주 뵈어 친분이 있던 부부팀인 황지점장님은 내외가 큰 씨알의 노래미를 연신 뽑아 올립니다.
회를 부탁하여 주위 사람들과 또 앞에 있던 바다향기님을 불러 권주와 권배를 합니다.
아!~ 깨끗한 바다청물, 보석처럼 아름다운 섬의 비경, 좋은 사람들과의 이슬이 한잔의 교류,
이런 숨이 멋을 것 같은 그림위에 찌든 내 마음 내려 놓고 지우개로 지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내 무거운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은 날입니다.
엔돌핀을 넣어주어 새털처럼 가볍게 또 생체기가 난 곳이 있으면 바다가 주는 가운으로 말끔히 치유하려고 합니다.
바다향기님과 내가 한짝이 되고 황지점장님 부부가 한짝이 되어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이슬이 2병이 금세 주저 앉습니다.
기분이 날아가는 바다새가 됩니다.
봉돌의 차거움에서 수온을 가름해 봅니다.
작년 이맘때 간간히 출몰하던 광어들이 아직까지 거의 모습을 들어내지 않음은 작년 겨울 지독하게 추웠던
냉기영향이 바다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신이 딴데 팔려 그런지 저는 현재 올꽝이고
바다향기님은 전차표 만한 우럭1마리와 구닥따리 내 핸드폰 만한 우럭 1미로 위로를 삼고 있습니다.
간간히 구름속을 벗어나 내려 앉는 햇살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맨뒤에 진을 치고 열심히 노려보고 있던 '신의 한수'님도 두어수 우럭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흰쌀밥에 정성 가득한 반찬 그리고 노래미 매운탕에 이슬이로 간을 봅니다.
부진할거라는 조황을 예견하고 오신 분들이라 표정이 하나같이 여유롭고 넉넉하십니다.
이것이 나를 묶고 있는 모든것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단박하고 소박한 바다와의 연애방법이 아닐런지요.
우리의 삶에 녹슨 부분등을 해풍에 씻어내고 긴장하며 힘든 정신을 갓 비질하고 난 뜰처럼 정갈하게
편안하게 해 주는 극락세계의 무릉도원에 지금 우리는 와 있습니다.
***
조금 일찍 철수를 합니다.
바다향기님을 집앞까지 태워주고 바로 서올로 향합니다.
쿨러 딲을 일이 없으니 ㅋㅋㅋ 게으른 내게 이것도 행복입니다..
내일 수원서 친구딸 결혼이라 시골서 두 놈이 미리 올라와 한잔 해야겠다며 무조건 온다고 합니다.
바로 샤워하고 대신 마중간 서울친구와 막무가내 그 촌놈들 둘....
이렇게 청량리에서 늦은 밤을 보내며 한보따리 가져온 향수(鄕愁)에 밤을 노래합니다.
삵은 여우들(?) 여관에 밀쳐넣고 그대로 줄행랑쳤습니다.
2시에 집에 택시를 타고 와 잠바다에 그대로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옆방 과부 내 바지 내리는 줄도 모르게 홀라당 빠진 잠에 아침이 상쾌합니다.
고맙습니다.
주야조사 씀
홍원은 벌써 대광어들의 반란이 시작되어 이번주 번출을 잡았는데 인천에도 소식이 있다면 아마도 대박..ㅋㅋㅋ
그런데 백마호 출조 사진을 보니 광순이 아지메한테 밉보이셨나 우째 한 컷트도 없는 것인지...
또 그좋아하시는 이슬이랑 씨름 한판 하신 듯하군요~~~
좋아하시는 바다에 나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셨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셨을듯합니다.
올해는 백마호와 함께 많은 출행을 해야 할 듯합니다.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