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은 격포로 출조를 하였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열심히 일기예보를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걱정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금요일 토요일이 풍랑주의보이고 일요일도 새벽까지는 파도가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어찌해야 되는지 고민이 됩니다. 일요일에 파도는 없겠지만 뻘물일터인데... 순리대로 하자면 취소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우왕님이 토요일 오전에 선사에서 전화가 왔다합니다. 파도가 있으니 취소하실 분은 연락 달라 하였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 강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같이 가기로 하신 분들 가운데 꼭 가야 한다는 분도 계시고 (핑계입니다....^.^;;)
무엇보다도 겨울철이라고 우럭사냥을 안가고 동해 대구 잡으러, 남해 열기 잡으러 쏘다녔더니 우럭의 앙칼진 입질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일단 강행을 하기로 해놓고도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요일 새벽 3시나 돼야 풍랑주의보가 해제 된다고 하네요.
토요일 저녁 출조를 위해 짐을 싸고 있는데 막내가 물어봅니다. 아빠 오늘은 뭐 잡으로가? 응. 우럭... 많이 잡아와야 돼~ 우럭 회 먹고 싶어!! (이런 이런 허거걱) 이번에는 많이 못 잡을 것 같아... 그래도 많이 잡아와야 돼~~
흠... 보통 울 막내가 저러지 않았는데 우럭 회를 너무 굶겼나 봅니다. 정말 예상대로 꽝치게 되면 사가지고라도 와야 될 모양입니다.
집에서 출발을 하여 장수를 경유하여 비봉으로 향했습니다. 늦지 않게 도착하였는데도 벌써 다들 모여 계십니다. 일곱 명이 차 두 대로 나누어 타고 출발하였습니다.
휴게소도 들리고 쉬엄쉬엄 왔는데도 1시간을 먼저 왔습니다.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여 봅니다.
잠시 뒤 승선명부 적고 이동해서 밥 먹고 승선하였습니다. 제가 재비 뽑기를 하였는데 좌현 맨 뒤부터 7자리가 되었습니다.
엔진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떠보니 어느새 포인트에 도착하였다 합니다. 시계를 보니 거의 4시간을 달려왔습니다. 거리상으로 홍어골인 것 같습니다. 사무장님에게 여쭈어 보니 홍어골 맞다하십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물색이 탁하지 않습니다!! 어라... 이거 혹시??....
잠시 후 첫 입수입니다. 옆에 앉은 우왕님이 걸어냅니다. 저도 입질은 받는데 후킹이 잘 되지를 않습니다. 입질을 받은 후 낚시대를 숙여서 미끼를 갖다 주어도 안 되고 가만히 있어도 안 됩니다.
옆에서 우왕님이 살살 당겨서 꼬셔보라 합니다. 약한 입질이 왔을 때 아주 천천히 2미터 정도 들어 올려주니 따라와서 물어 줍니다. 무신 지가 참돔도 아닌 것이 미끼를 들어 올리면 따라와서 무는지...
물돌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원래의 우럭입질이 나옵니다. 덥썩덥썩 물어 주네요...
특이한 경험도 두어 가지 했습니다. 저는 보통 3단 채비를 운영하는데 맨 윗바늘에는 농어가, 중간에는 우럭, 맨 아래는 놀래미가 달려 나오기도 했구요... 25cm짜리 대구 치어가 여러 마리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오후 세시경 철수를 하여 항구에 도착하여 식사하고 나니 7시가 넘었습니다. 다행히 고속도로가 하나도 안 막혀서 집에 11시경 도착하였습니다.
집에 와서 세어보니 총 36마리입니다.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서 같이 세어 보았는데 정말들 좋아합니다. 이 겨울에 그것도 수온이 평소보다 4도 이상 낮고 풍랑주의도 뒤끝인데도 이렇게 고기가 올라와주니 바다란 곳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낚시꾼 입장에서 이 겨울에 이렇게 우럭이 나와 주는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인데 들려오는 선비 인상 소식은 반갑지만은 않네요...
눈씻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낚시꾼들에게 선비인상은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