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경,
어둑해지는 갈치 시즌에 3박4일 여수 돌산 군내항에 다녀왔습니다.
날씨는 마치 가을같은 포근함, 하늘도 역시 가을 하늘같이 쾌청.
표층수온이 평군19도. 아직도 힘찬 입질이 여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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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日看海 不厭海 (매일간해 불염해) : 매일 바다만 봐도 바다는 싫증이 나질않아
買海終待 老海間(매해종대 노해간) : 바다를 사서 그 속에 늙어가리라.
今夜夢流 杳然去(금야몽류 묘연거) : 오늘밤 꿈 그렇게 아득히 갈 거 같으니
別有天地 非人間(별유천지 비인간) : 별천지가 따로있어 인간세상이 아니네.
樂在風波 不用仙(낙재풍파 불용선) : 풍파가운데 즐거움, 신선이 따로 없으니
片舟釣心 天邊中(편주조심 천변중) : 조각배 탄 꾼의 마음 하늘가에 가 있네.
금오열도에 접어듭니다.
* * *
+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양병우) +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동굴 속에 머물러 지내다가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문여를 지나가고 있죠.
* * *
겨울바다/박인희
물새도 가버린 겨울바다에..
옛모습 그리면서 홀로
왔어요
그날의 진실마저 얼어버리고
굳어진 얼국위에 꿈은 사라져가고
떠날수 없는 겨울바다여~~~
바람이
차갑게
몰아쳐와도
추억은 내가슴에 불을 피우네....
그날의 진실마저 얼어버리고
굳어진 얼굴위에
꿈은
사라져가고
떠날수 없는 겨울바다여~~~
바람이 차갑게~몰아쳐와도
추억은 내가슴에 불을 피우네....
*
너무나도 맑고 순수하며 청아하게 맑은 절제된 지성의 목소리,
늘 소녀같았던 그 녀도 얼마전 방송에 나왔습니다.
이제 주름살이 역역한 70줄에 들어선 모습...
많은 설렘에 아쉬움을 주었지요.
Toi et Moi(뚜와에므와, 너와 나),
우리나라 최초로 이필원씨와 혼성 듀엣으로 포크 음악의 시대를 연,
70년대를 풍미했던 가장 진보적인 가수 박인희.
가냘픈 몸매에서 나오는 가창력은 이런 쓸쓸한 겨울 바다에서
더 아름답게 여운이 오래도록 느껴지는 노래입니다.
금오도의 무인등대입니다.
금오열도의 끝자락 안도의 모습입니다.
앞바다에 멸치떼가 많은 관계로 금오도, 안도, 연도는 우리나라 남해안의 대표적인 감성돔 갯바위 낚시터이죠.
마치 그림엽서처럼 천혜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풍요의 섬이죠.
절해고도의 홀로 고독한 섬 작도가 멀리 보입니다.
* * *
섬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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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고 시사하는 바가
큰 정현종 시인의 대표적인 시 입니다.
인간은 따지면 누구나 혼자일 수 밖에 없고, 고독한 섬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저 섬처럼 외롭게 느껴지며, 타인과의 소통하고 연결하는
욕구가 드는 것은 스산한 이 계절 탓인가요...^^
자꾸만 그 섬에 가고 싶어집니다..
여름의 태양처럼 작열하는 태양이 11월 말경인데도 따갑네요.
쾌속으로 달리는 배의 후미갑판에 앉아 은빛물결에 온 몸을 맡기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온갖 잡념들을 다 씻어내며 여유롭게 고독과 자유를 느끼는 한 때...
겨울바다의 또 다른 매력이네요.
갈등과 번민에 휩싸여 사는 현대인들, 이런 바다에 꼭 초대하고 싶습니다.
저 멀리 석양속에 백도가 보입니다.
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멈춥니다.
겨울바다란 제목의 예찬시가 많은데 그중 이해인님의 '겨울바다'는
또 다른 느낌과 애틋한 정서로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겨울바다 > - 이해인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
바다를 본다
누구도 사랑하기 어려운 마음일 때
기도가 되지 않는 답답한 때
아무도 이해 못 받는
혼자임을 느낄 때
나는 바다를 본다
참 아름다운 바다빛
하늘빛
하느님의 빛
그 푸르디 푸른 빛을 보면
누군가에게 꼭 편지를 쓰고 싶다
사랑이 길게 물흐르는 바다에
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 맑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행복감에 젖어듭니다.
***
+ 노을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나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서정윤·시인, 1957-)
백도 앞바다,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드디어 뜨거운 입맞춤을 시작됩니다.
* * *
바다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빛에 소리치고 싶도록 아름다움에 흠뻑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저처럼 아름답고 멋지게 타 오르는 황혼이 되어야 하는데...
불야성을 이루는 갈치배들, 망망대해 우리의 동무가 되어주는 갈매기들의 합창이 정겹습니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에 어둠이 깔리면 우리가 기다리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은빛 찬란한 날개를 하늘거리며 밤바다를 아름다게 춤추는 은린옥척(銀鱗玉尺)의 무희에 맞춰 듣고 싶은 음악.
어쩌면 잘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어울리지 않을 브르흐의 첼로곡이 생각납니다.
감미롭고 서정적인 로맨틱한 환상곡...
이 야한밤에 시루스 아름다운 여인(麗鱗)을 만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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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나 해수온이 아직 따뜻한 관계로 백도권은 여전히 좋은 활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씨알면에서 좀 아쉽지만요..^^
그러나 간간히 올라오는 4~5지 싸이즈에 가슴 콩딱거리는 매력을 느낍니다.
지금부터는 게걸스런 우럭 입질과 함께 줄타는 왕열기 시즌이 도래합니다.
요즘 관심이 높은 우럭과 열기 미끼에 갈치꼬리나 갈치살을 이용해 보면
어떨까하여 그동안 모아 놓고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모아놓은 갈치꼬리가 제법 많네요.
작은 풀치는 알맞게 썰어 열기낚시 미끼로도 훌륭하지 않을까 하여
이 또한 모아 냉동시켜 두었습니다.
혹여 갈치꼬리나 열기미끼로 풀치가 꼭 필요한 분이 계시면 글 주십시오.
그동안 은혜입은 분들께 보답차원에서라도
가능한 범위내에서 택배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갈치꼬리조금주실수있으신지요?
다음주 우럭낚시때 한번 써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