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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갈치 출조만 벌써 7회째다.
탐사에 초대받고 갔던 첫 번째 갈치 출조는 다른 분이 잡은 갈치를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고, 60m권에서 성대 한 마리가 수확의 전부였다.  갈치를 잡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던 터라 조과(釣果)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출조.
  종달리항에서의 두 번째 출항은 나름 기대가 컸었던 기회였다.
제주 먼 바다권의 조황이 살아나고 있었고, 좌표를 확보한 배들은 좋은 씨알의 갈치를 잡아내고 있었던 터라 최소한 10마리를 목표로 부푼 기대를 안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쯤 되면 벌써 눈치 빠르신 분들은 ‘꽝’을 예감하셨으리라. ㅋㅋㅋ
바람 한 점 없고, 바다는 장판이고, 달도 없고, 물 흐름 좋고…
기분 좋은 항해 끝에 도착한 포인트.  그런데 아뿔싸!
일교차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해무(海霧)가 끼기 마련.  짙은 해무는 집어(集魚)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버렸다.
밤새 집어가 되지 않아 유영층 파악 운운하기도 민망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전동릴에 따라 수심의 오차는 있겠지만, 뜨문뜨문 들어오는 입질의 수심층도 제 각각.
어떨 때는 120m권에서, 때로는 60m권에서 이따금 들어오는 입질을 무슨 수로 찾아낼 수 있을까.
방법이 없다.  바닥 찍고 슬로우 릴링으로 이삭줍기를 해서 밤새 얻은 조과(釣果)가 4지 두 마리. ㅠㅠ ^^:: (5월 초순의 상황이니 지금 현재와는 관계없음.)

  장마가 끝나고, 두 차례의 태풍이 지나가고…
폭염(暴炎)이 시작되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는 생업의 현장에 계신 분들에겐 피하고 싶은 적군(敵軍)이지만, 갈치 낚시에선 반가운 우군(友軍)이다.
장마로 주춤했던 바다 수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갈치의 어군이 빠르게 북상하게 되는 것.
미리 해두었던 예약 일정에 맞추어 여수를 향했다.
휴가철을 앞 둔 주말의 여수.
각 갈치 선단은 출항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소호항도 국동항도 손님맞이에 한창인 모습…
갈치 조황이 조금 부족한 선단은 씨알 좋은 왕열기로 쿨러를 채워들어 오기도 하고, 꿩 대신 닭이라더니 만만히 먹기엔 오히려 닭이 좋을 때도 있는 법.

  맛있는 남도의 정식 상은 언제 먹어도 좋다.  보는 눈이 즐겁고 먹는 입이 호사를 누리고…  남도의 음식 문화가 이토록 발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적인 고찰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신선한 식재료가 풍부하기 때문 아닐까?  거기에다 정(情이)이 담긴 손맛이 더해지고, 그릇 그릇에 다시 정(情)을 더 눌러 담고…
내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개발에서 소외(?)된 것이 먼 훗날에는 오히려 득(得)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천혜의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인간의 귀소본능(歸巢本能)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마지막 파라다이스.
  드디어 출항이다.
전날의 호조황을 확인했기에 기대를 숨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배를 타자마자 엔진소리를 자장가 삼아 깊은 잠에 빠졌다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낯익은 풍경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곳.
풍이 내려가고 배가 자리를 잡자 드디어 낚시 시작이다.
집어등을 켜기도 전에 입질이 시작된다.  씨알 좋고…
낱마리로 비치던 갈치들이 집어등이 켜지길 기다렸나 보다.
천천히 유영층을 탐색하다가 입질을 받으면 잠시 정지, 확실히 훅킹이 될 때를 기다려 보지만, 이 방법으로는 힘든 모양이다.
다시 채비를 회수해 미끼를 갈아주고 입질을 받았던 유영층까지 채비를 내리고 잠시 기다렸다가 수동으로 천천히 핸들을 두 바퀴 감아 주고 다시 정지, 갈치의 입질을 ‘꼬셔내기’ 시작했다.
정지했다가 움직이는 미끼에 정확히 반응을 보이는 갈치들…
슬로우 릴링으로 자동감기를 하면서 입질을 파악하는 것 보다는 파악한 유영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는 방법이 더 효과적인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믿음이 먹히지 않을 때는 주위와의 교감을 통해 유영층을 다시 읽어내야 한다.
바닥에서 표층까지, 갈치의 집어층이 수시로 바뀌고 있기 때문.
이 패턴을 염두에 두지 않고 특정 수심만 고집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낚시를 시작한지 4시간 정도 지나자 평생 보기 힘든 과정이 벌어진다.
“수심층 0 입니다.”
“엥???”
선장님의 안내 멘트에 수면을 봤더니, 세상에 4지 이상 급의 갈치들이 표층에 바짝 떠서 입질을 해댄다.  이유가 뭘까???
하기야 대자연을 상대할 땐 굳이 이해할 필요가 없을 때도 많다.
‘느낌’에 충실하기.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감탄하고, 경의(敬意)를 나타내고,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지적인 충족이야 꼭 낚시가 아니더라도 많지 않던가.

  4지 이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씨알로 40여 수.
쿨러가 가득 차 보인다.  
이 시기의 갈치 낚시는 개인의 조황 차이가 심한 시기이다.  자리를 탓할 필요는 없다.
미끼 썰기, 유영층 찾기, 입질 유도하기(배의 흔들림으로 인한 자동 고패질 보다는 수동 릴링으로 미끼 움직임에 변화를 줄 때 입질이 잦았다.  한마디로 ‘꼬셔서 잡기‘) 등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면서 부지런을 떠는 사람의 조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시기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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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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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晝夜釣思(주야조사) 2011.07.27 00:23
    갈치..
    덜 나와도 좋으니 4지 이상만되어다오. 올해는...
    우리 김킬님과 함께 멋진 춤을 여수에서~~~
    꿈을 꾸는 이야기인것 같아요..
    하여간에 8월말에 줄창여수~~ ㅎㅎㅎ
  • ?
    삶의여유 2011.07.27 01:36
    감킬님~~~나는 언제 부른대요? ㅋㅋㅋㅋㅋ
  • ?
    뽈라구 2011.07.27 09:07
    이번 금요일 출조에 도움되는 정보주셔 감싸.
  • ?
    광어잡이(김선배) 2011.07.27 10:32
    3일씩이나...완전 어부 시네여...
    저도 7월에 두번 출조 했다...꽈당...꽝...
    우리 속담에 상 세판 이라는데...
    30날 세번째 출조 합니다....
    감킬님의 정보를 잘 활용해서....꽉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 ?
    감성킬러 2011.07.27 11:19
    주야조사님~
    갈치낚시 연짱 하시려면 체력이 뒷받침 되야 한다는 거 아시죠?
    늘 말씀하시 듯 아랫쪽 나이의 기준이 되는 허리가 부실(?)해 지셔서 많이 걱정입니다.
    명의 타조님을 믿기는 하는데, 어째 연식(年式)이 좀 부담스럽기는 할 겁니다. ㅎㅎㅎ =3=3=3=3=3

    삶은여우님은 아무 때나 오셔도 되는 거 아니세요?
    직장 그까이꺼 뭐(???)....ㅋㅋㅋ
    얼른 오셔서 돌돔대의 위용을 보여 주십시요. 장원 어르신~~~ㅎ ^^*

    뽈라구님~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금요일 좋은 조황으로 들어 오시길 빕니다. 즐낚 하시구요~~^^*

    광어잡이(김선배)님~~
    삼 세판 째는 꼭 '꽉'일 겁니다. 믿습니다~~~ㅎㅎ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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