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어비의 갈치계절
하늘이 드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라지만,
우리 낚시인들에겐
그래도 魚가 살찐다는 말이 더 살갑게 느껴지는 계절이죠.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입니다.
파란 하늘에 두둥실 하얀 구름과 함께 쪽빛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해태공(海太公)들은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살이 오동통 찐 은린의 꿈을 찾아 지금 막 남해 먼 바다로 떠나고 있습니다.
( 이 사진은 모선사의 홈피에서 버디님이 10월1일 찍은 사진을 가져와 올렸습니다.
버디님.. 용서해 주실거쥬..^^)
새로 지은 신조선을 타고 첫 출항입니다.
옹골찬 배는 그 이름값을 하듯 제트기 모양 쏜살같은 질주에도 큰 요동없이 신나게 달립니다.
그간 좀 비좁았던 공간에 염두를 둔 듯, 신조선은 20명이 충분히 누워서 갈 수 있는 공간 확보의 여유로움으로
편한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독한 캡틴,
갈치낚시의 특성상 신체리듬을 뒤바꾸며 살아가야만 하는 생업의 고단함.
키를 잡고 바다를 향하면서 부터 시작되는 포인트 선정에 따른 고민의 갈등과 초조함.
이것들을 달래고자 줄기차게 피워대던 담배를 첫 출항부터 완전 끊었다고 합니다.
보다 맑은 정신으로, 색다른 각오로 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표정에서 흘러 나옵니다.
모든 선장님이 다 그러하시겠지만
유독 채선장의 푹 패인 눈빛에서 외치는 깊은 고독(?)이 무척 애잔해 보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자신을 더욱 낮추며 겸손함으로 담백하고도 담대한 최고의 선장이 되시길 바랍니다.
써비스업의 존폐 여부는 투철한 써비스 정신이라고 봅니다.
특히 일상에서는 물론이지만 선상에서는 가끔 경우없는 손님으로 부터 어떠한 화근을 받더라도
바로 반응하지 말고 참아내는 인내력을 길러 가져야 할 것입니다.
화를 내더라고 좀 과격하고 단정적이며 극단적인 표현은
어떠한 경우든 삼가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열악하고 힘든 직업군의 사무장님도 마찬가지이죠.
그런 교육이 꼭 필요하며 그래야 선사는 생존하며 더욱 사랑받고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무로에서 오신 3분의 조사님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달리는 선상에서 시원한 해기욕을 즐기며 망중한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유있고 맜있는 출조길입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 '허준'입니다.
털털한 웃음과 바다를 닮은 넉넉한 마음으로 늘 저에게 감사를 주는 줗은 친구입니다.
오늘 밤에 풍성하고 싱싱함이 넘치는 바다술상을 차려서 그동안의 주정(酒情)을 나누며 쌓인
회포를 풀고 싶습니다.
<마태복음 14장27 절, 예수께서 즉시 이르시되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이 말씀을 좀 더 강력한 메세지로 바꾸면
"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늘 접하는 거센 바람에, 풍파에, 순간 돌풍에, 어렵고 힘든 항해길 등등
그 길이 두렵고 험란할지라도 혼자임이 아니라 예수님을 함께 태우고 가는 출항이니
"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라고 하신 말씀을 늘 묵상하며 평안과 위안을 받으시길 기원니다.
그동안의 아쉬웠던 LED전광판 채비 거치대가 10단까지 쓸 수 있게 잘 만들어 졌으며,
바람이 불때도 채비가 날리지 않게 자석판이 설치되어 너무 편리하여 좋았습니다.
이 빛으로 배의 가장자리로 이어지는 밤바다의 배 풍경도 더욱 아름다웠답니다.
신조선 2호의 건조기념 이벤트,
이 날, 첫 갈치를 낚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현금 20만원 이벤트 당첨자...
서울 고척동에서 오신 이시태님이 차지했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이튿날의 이벤트 주제는 갈치의 길이가 아닌 폭이 긴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인데
역시 즉석 20만원 현금 써비스입니다...
부산에서 오신 조사님이 이 행운을 차지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분이 경합을 했는데 사진에서 들고 계신 분의 갈치는 꼬리 부분이 상당이
오래전에 잘려진 채 살던 갈치로서 반토막 갈치였지요.
(오른쪽 윙크하시는 분은 부산 공항낚시 박소상 사장님)
연이은 이틀 낚시를 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약 40여일 만에 떠난 갈치낚시, 10월2일 무조건 여수를 달렸습니다.
첫날 신조선 첫 출항으로 55리터 쿨러를 완쿨했고, 사진에서 보는 이 사진은
이튿날 1호배를 타고 20번 자리에서도 완쿨 한 갈치입니다.
더 이상 잡아 넣을 공간도 없고 이틀 연속이다 보니 힘이 좀 부쳐 새벽 3시 40분에 채비를 걷고
선실에서 꿈나라로 직행했죠.
이 번에 나름 터득한 '갈치 제대로 연줄 줄 태워 훅킹 시키기' 라는 내용으로 아래 본문에서 말씀 드릴까 합니다.
특히 파도가 좀 있는 날, 이 방법이 아주 좋은 효과를 보여 주어 자신있게 권해 드리오니
참고 하셨다가 실전에 응용해 보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원합니다.
★☆★☆ ★☆★☆
첫쨋날 : (10월2일, 음력9일, 무쉬)수심 85m권) 북풍-북동풍에 파고 1.5~2m정도
둘쨋날 : (10월3일, 음력10일, 1물)수심 70m권) 북풍-북서풍에 파고 2~2.5m정도
갈치낚시에 있어서는 제 경험도 한 몫 합니다만 파도가 좀 있어야 긴장도 좀 해소되고 또 프랑크톤들의 활동도
왕성해져서 중간 먹잇감들도 이에 합세하는 모양새에서 입질도 덜 까다롭고 하다는 생각은 모두 갖는 보편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첫쨋날은 그런대로 파고가 있어 낚시 할만 했는데, 둘쨋날은 제법 파도가 세어 신조선이 아닌 1호의 일반 배 선두인 20번에
앉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는 풍이 있는 자리로서 무척 불편하여 원만하면 조사님들이 기피하는 자리이죠.
큰 파도로 인하여 선수파의 물 세례를 댓번쓰고 나니..ㅋㅋㅋ 완전 사람이 젓갈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가을에 해기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했으니 더욱 건강해 지리라 봅니다. ㅎㅎ
1) 채비는
특히 파고가 높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제발 7단을 권장합니다.
옆 사람과 엉키기 쉽고 엉키면 푸는데, 시간이 많이 소비됩니다.
실제 이 날, 옆사람이 10단을 쓰시는데, 저는 7단으로 경쟁하지만 역시 단차에서 오는 시간 절약으로 결국은 3번 내릴 때,
저는 4번 내리는 결과이니 시간상 피장파장입니다.
만약에 옆 사람이 아닌 자체줄이 엉키면 그 때는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겠지요.
10단과 7단은 조류의 영향 차이에서 발생하는 내림줄의 일정한 평행선이 달라 옆 사람과 자주 엉키는 요인도 될 수 있습니다.
2) 미끼는
너무 길게 썰지 마십시오.
길어서 따 먹기는 편할지 몰라도 까다로운 갈치의 바늘까지 입안에 흡입하기는 좀 무리가 있지 않겠나 봅니다.
그래서 소위 계급장같은 모양으로 썰되 길이는 4.5~5cm 정도와 넓이는 1.5cm정도가 적합하다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너무 두껍게 썰지 마세요. 갈치가 입은 크지만 취이할 때는 그리 크게 벌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얇게 썰어두면 센 바람이 금방 건조해지며 쫄아져 볼품없는 미끼가 되니까요..
갈치도 말라 초라한 미끼는 외면할 것 같음..^^
3) 바늘은
누차 강조하지만 채비 내리거나 올릴 때 배의 난간에 바늘이 자주 걸려 바늘촉이 무디어 질 수 있으며,
촉이 무디어진 바늘은 훜킹이 잘 되질 않아 조금만 바늘털이를 하여도 쉽게 빠져 나갑니다.
또 운용하다 보면 목줄이 꼬불꼬불 해지는 소위 퍼머현상이 한번 발생하면 계속적으로 기둥줄에 자주
꼬이게 되니 무디어진 촉의 바늘이나 꼬불해진 줄을 과감히 교체하여야 만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요.
4) 생미끼 사용하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몸을 불려야 하는 시기임에 긴장이 풀리게 되어 취이 활동이 포악해지고 그러므로 경쟁적으로 미끼에 달려들기 때문에
한 미끼 바늘에 두마리까지 동시에 걸려 올라오는 모습도 가끔 보이는 시기입니다.
생미끼는 대물용으로 한번쯤 시도해 볼만합니다.
중간 중간에 아주 잔갈치를 뼈채로 비스듬히 썰어(폭, 약6~7mm정도) 미끼 윗쪽만 바늘을 살짝 꿰어 줘야 채비 내림시
발생하는 미끼의 바람개비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만약에 미끼 꿴 바늘이 기둥줄에 감겨 버린다면 입질은 기대하기 어렵지요.
어느분께서는 갈치의 포를 떠서 미끼로 사용하나 그 방법도 좋지만 저는 뼈채로 썰어 사용하면 미끼가 단단하여 쉽게
따 먹지 못하고 전체를 흡입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기대접을 못 받는 만세기는 표피가 아주 질겨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생미끼이지요.
고등어나 삼치도 아주 좋은 생미끼이구요...
(생미끼에 비교적 큰 갈치가 반응한다는 조사님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를 참조 하시길)
5)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갈치 제대로 연줄 줄 태워 훅킹 시키기'를 제 입장에서 말씀 드릴까 합니다.
어렵지 않은 제안이니 낚시 도중에 기억하셨다가 한번 쯤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일단 집중되는 입질층을 찾아 세팅하며 내리되 그 이상 내리지 말고, 반복적인 입질층 공략에 들어갑니다.
내린 채비를 한바퀴 정도 감고 기다립니다.
한바퀴 감으라는 말은 내린 채비가 정리되면서 갈치로 부터 경계심을 풀게하고,
미끼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유혹의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입질이 오면 전동릴 한바퀴 휙~ 감아 주면 훅킹되었다는 신호로 초릿대가 흔들거립니다.
이 때 부터 전동릴의 모드를 최 저속으로 놓고 핸들을 잡고 반응을 기다립니다.
※ 배가 파도에 따라 올라가게 되면 동시에 초릿대는 어떠한가요?
초릿대는 이 때 강한 휨새가 생기지요.
이 때에 입질이 오면 휙!~ 핸들 한바퀴 쯤 감으십시오.
배가 내려가게 되면 초릿대는 상대적으로 일직선을 유지 하는데, 이 때에는 올라갈 때의 휨새를 그대로
유지 하기 위해 핸들을 알맞게 감아 두셔요.
다시 말해서 배가 올라 갈때나 내려 갈때나 동일하게 핸들을 돌려 휨새를 유지시키면 갈치의 입질 행태를
정확히 초릿대를 통해 빠짐없이 그대로 전달받게 되면서 배가 위로 올라올 때 자동적으로 훅킹을
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배가 내려갈 때의 입질은 핸들을 돌려 훅킹을 시키면 되구요.
핸들을 돌려 훅킹을 시키라는 것도 바늘의 촉에만 입에 걸리게 되면 이들의 능숙한 바늘털이로 쉽게
빠지게 되는데, 바늘의 미늘까지 구개골을 뚫어도록 하는 목적이지요.
이렇게 되면 제아무리 바늘털이를 하여도 단단한 구개골의 바늘을 쉽게 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한번 입질이 오면 연이은 입질이 오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는 동료가 미끼를 물고 심한 바늘털이를 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다른 갈치들은 어리석게도 단순히 취이활동으로 보면서
경계를 풀고 경쟁적으로 같이 물어주는 것이라는 보는 저의 견해 입니다.
그래서 첫 마수걸이 입질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핸들을 손에서 놓지 말고, 힘이 들더라도 갈치들의 순간 동작 하나 하나에 챔질로 민감하게 반응하면
입질 타이밍을 잡을 수 있고, 또 갈치의 교통사고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만점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도 귀신같이 영악한 갈치는 미끼를 소리없이 따 먹는 경우가 허다함.)
입질층은 너무 놓게 잡지 마시고 예를 든다면(이튿날 경우) 70m 바닥에서 1m만 띄우며(세팅된 수심
대략50m) 초입질을 받아 내어 저속 모드에서 위의 방법을 계속 유지하다가 35m에서 바로 올렸지요.
이렇게 하면서 계속 줄태우기를 시도하는데 정말 재미있고 초릿대의 휨새가 더욱 굽어지는 짜릿한
눈맛과 무거워지는 핸들 돌림의 손맛은 가히 환상입니다..^^
또 시간 단축이 완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계절별로 다소 차이가 나는 갈치의 입질 속성을 잘 간파하셔서 늘 좋은 조황을 가지 가시길 바랍니다.
제가 어떤 때는 채비구성이며, 조법이 서툰 옆 사람께 경력이 좀 있으니
자문을 드리고져 말씀을 드리면
"네, 됐습니다.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할 때가 있습니다.
정말 무안하지요. 그래서 웬만하면 직접 물어 보시기 전에는 말씀을 드리지 않기로 했지요.
(어느 분이시든 물어 보신다면 정말 친철하게 잘 알으켜 드릴 수 있는데....^^*)
이 날은 옆에 계신 부산의 조사님이 "아니, 왜 그리 잘 잡으셔요?" 하면서 제 미끼를 가져 가시길래
썰어 드리면서 제가 직접 핸들을 잡고 이런 요령으로 알켜 드렸더니 한두마리가 고작이었고
채비운용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이 저와 비슷하게 1타 4~5마리로 계속 재미를 보시고 또 시간 단축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러한 반응에 제가 오히려 고마웠습니다..^^
이틀을 통해 제법 많이 잡은 것,
그 동안의 신세를 진 분들, 암투병하는 초등 여친의 남편의 건강회복 위하여, 주위 분들에게
다 나누고 두박스를 가져와 다 손질하여 그동안 텅~ 비어있던 전용 냉동실에 잘 모셔 두었습니다.
좀 큰 놈들로 골라 세 봉다리에 담아 두었는데, 작은 입놀림으로 마치 제비 새끼처럼 낼름낼름 받아먹던 외 손주의
그 모습이 아른거려 김치냉장고에 별도로 잘 보관해 두었습니다.
모레는 이 것 들고 마누라와 함께 딸래집으로 갈 예정인데 벌써 가슴이 설레입니다...^^
갈치 구이는 이 녀석들 주고, 사위와 함께 갈치 조림해서 한잔하면서 울 딸 예뻐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도
전할 참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울 조사님들,
오늘이라는 항아리에 늘 기쁨을 가득 부어 가족과 그리고 이웃고 함께 나누시는 즐거움으로 매일의 삶이
이 가을 처럼 풍요롭고 윤택하여 기쁨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2014.10. 5일밤에
주야조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