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날씨가...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요동치는 요즘입니다.
14일은 우럭낚시를 하기에 좋은 조금의 물때로 접어들었지만, 하늘은 쉽게 출항을 허락하지 않을 모양인지 기상청의 예보가 날씨 판단을 어렵게 만듭니다.
서해쪽으로는 제법 많은 양의 눈도 예보되고 있고, 바람도 제법 부는 날씨....원래는 남쪽으로 내려가 먼바다 침선으로 나가려고 했었는데, 먼바다까지의 항해는 아무래도 무리인 듯 싶습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집에서 쉬는 게 낫겠다 싶어 우럭 바늘을 만지고 있는데, 바다환자(?) 한 분에게서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번 일요일날 뭐해?"
"그냥...쉬려구요."
"놀면 뭐해? 우럭이나 잡으러 가자고..."
"날씨가 시원치 않아서...."
"이것 저것 다 따지다 언제 낚시 하냐구? 배...알아봐."
"........"
낚시를 가자는데, 까라면 까야죠?ㅋㅋ
작년 봄, 여수에서 갈치와 우럭 병행 출조를 갔다가 만났던 선장님이 안흥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소식을 이미 듣고 있었던 터라, 예약 현황을 살펴보니 아직 자리 여유가 있습니다. 주말의 좋은 물때였지만 아무래도 기상 예보가 오락가락 했던 게 자리의 여유를 만들었나 봅니다.
문득 이 배의 선장님과 처음 만났던 여수에서의 우럭낚시가 생각납니다.
갈치 조황은 별로 볼 게 없었지만, 갈치낚시를 마치고 입항하다가 우럭낚시를 시작하자..... 작은 장애물 포인트에 정교하게 배를 대면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손맛을 선물 받았던.... 즐거운 추억 하나....
그 추억을 다시 만나고 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행복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강추위에 눈까지 예보되고 있었지만, 추위와 눈에 대한 걱정은 어디로 갔는지 종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마음이 됩니다.
그런데...길을 나서자 정말 추위도 눈도 없습니다. 예보가 좋은 쪽으로 빗나가는 건지 바람도 숨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 두 시간이 조금 넘게 달려 포인트에 도착하자 수평선을 뚫고 해가 솟아 오릅니다. 파도는 제법 있지만 낚시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고, 햇살이 퍼지자 별로 추운 줄도 모를 정도로 상황이 괜찮습니다. 이제 고기만 나오면....ㅎㅎ
"이번 포인트는 우럭과 열기입니다."
선장님의 멘트가 울려 퍼지고 드디어 낚시가 시작됩니다. 만조의 정조 시간대에 걸려서일까요?
아예 입질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2~3개의 포인트에서 이어지자 선장님은 변화를 꾀합니다.
조금 더 달려 침선을 두드리기 시작하자 드디어 우럭들이 여기저기 모습을 보여 줍니다.
* 지난 사리 물때에 이 근처에서 낚시를 했던 청월님은 당시 점심을 먹기 전 쿨러를 가뿐히 채워낸 적이 있었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솜씨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침선의 총 높이보다 2m 정도 더 띄워 배 전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아박이를 채웠었고,주꾸미에 반응이 빠르더라는 낚시 후기를 내놓은 바 있었는데, 오늘은 물때가 바뀌어서인지 고기가 뜨는 시간이 아주 짧게 느껴졌다고 하시네요.
저도 낚시 시간내내 미끼를 침선에 바짝 붙여야 입질을 받을 수 있었는데, 띄워 잡는 것보다 힘은 들지만 낚시의 재미는 오히려 이 쪽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밑걸림에 당하느냐 고기를 먹느냐의 스릴이 추가되면 낚시가 더 짜릿짜릿해지기 마련이니까요.
* 계절을 잊은 듯한 광어가 느닷없이 출현해 잡은 이의 손도, 보는 이의 눈도 즐겁게 해줍니다.
추운 날씨만 아니었더라면 잡는 즉시 해체해 많은 이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겠지만, 오늘은 참기로 합니다.
깊은 바닷속을 나와 육지로의 긴 여행(?)을 시작한 저 광어의 운명은, 차가워진 겨울 바다의 수온을 만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식구들의 입맛을 행복하게 하는 걸로 끝날 겁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광어로 태어나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을 즐겁게 했으니....광어로서는 성공한 삶...아닐까요? 물론 광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만...ㅋㅋ
* 저는 오늘도....그 누가 뭐라고 해도 제 주전공인 깜팽이와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침선 중간 쯤에서 첫 입질을 받아 침선 높이 위로 감아 올려 들고 있으면 또 다른 녀석이 덜컥! (깜팽이 입질을 표현하는 의태어로는 좀 과하네요. ㅋㅋ) 물어 제끼는 패턴이 제법 여러 번 있습니다.
씨알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즐거운 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바다가 주는 걸, 제 낚시 실력에 맞게 받고 있는 터라 불만이 있을 수 없습니다. 더 큰 걸 잡고 싶으면.... 큰 씨알이 나오는 시기에, 큰 씨알이 나오는 곳으로 가면 그만인 일이고, 그건 전적으로 제 정보력과 가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여건에 달려 있습니다.
* 고기가 꼭 필요한..... '절실한 이유 있음'에 아박이에 담아온....애처로운 씨알도 있었지만 낚시를 하다보면 가끔은 이런 상황도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계획도 큰 기대도 없이 떠났던 바다였지만 바다는....역시 늘 좋은 것 같습니다.
시작하는 한 주도 좋은 일들로 가득 하시길 빕니다~^^*
어제는 시골에 모임으로
모처럼 찾아 온 갈치바다를 헤엄치지못하고
오늘은 에라이 4년간 미뤄온 건강검진이나 하자고 하여 다녀오는길입니다.
점심먹고 결과들으러오라네요.
사실 워낙 운동을하여 검진하는게 낭비라 생각하고 하지 않았는데 ㅋㅇ
보험조합에서 해야한다네요 안하면 불이익을 준다나? 이건 뭔소리이니
나름 운동열심히하여 의료비 절감시켜주는데 불이익이라니요?
원 암튼 했으니 대꼬...
목요일쯤엔 갈치아님 우럭이라도 보러가야겠네요
.시골지인들은 거미여들어간다고 어제저녁 설치던데 좀 있으면 조황알게될꺼고 ㅎㅇ
언제 번출이라도 해야할듯 싶네요... 간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