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지인들과 한잔술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자는 도중 종아리 부위가 간지러워 긁으며 다시 잠에 빠지는 순간,
귓전을 맴돌며 앵앵거린다.
이 불청객으로 인해 밤새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안되겠다.
일어나 불을 켜고 소탕작전에 들어갔다.
벽 구석에서 몸을 바짝 웅크리고 여차하면 튈 자세로
뒷다리를 치켜 세우고 있는 모습이 마치 우사인볼트 같다.
파리채를 사정없이 내 갈겼는데 나보다 이 놈은 한 수 위다.
다시 수색작전에 들어갔다.
다행이 도배지가 흰색이여서 이 놈의 곡예 비행을 쉽게 찾아냈다.
그러나 이 놈은 목숨이 위태함을 느꼈는지 쉽사리 앉질 않는다.
안되겠다...
불을 끄고 안정을 취하게 한 후, 다시 찾아아겠다.
거실로 나와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며 종아리를 보니
벌겋게 두군데 자국이 나 있고 약간 부어있다.
화가 난다.
다시 들어가 불을 켜고 찾는데, 요녀석 용케도 제법 위장술을 쓰고 있다.
짬짬히 매어 꼬일 것을 염려하여 구석벽에 걸어 둔 갈치바늘 줄 사이에 숨어 있다.
조준 사격을 가해 드디어 잡고 말았다.
원래 모기란 놈은 꽃이나 과일의 육즙을 먹고 사는 초식성 곤충인데,
알에 영양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여
피를 빨아 먹는다고 한다.
흡혈을 하는 놈은 숫놈이 아닌 짝짓기를 한 암컷이라 한다.
이 놈들은 희안하게도 어린아이와 술꾼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마느래는 불켜고 설치는 이유를 묻고선
난리를 펴도 곤드레 만드레 팔자 늘어지게 코를 골며 신나게 잠을 자고 있다.
모기도 같은 암놈(ㅋㅋ)끼리는 봐 주는 모양이다.
잠이 도망 가 버렸다.
컴 앞에 앉아 어제 출조한 친구의 갈치 조황 속보가 혹여 떳나 싶어 보니 역시나..
떠 있다.
밤 10시 현재 괜찮은 씨알과 함께 마릿수로 제법 잘 나온다고 한다.
오동통 처녀 종아리 닮은 살찐 고등어와 함께...^^
예년에 비해 많이 늦다.
겨울에 동중국해에서 월동하는 갈치를 모조리 쓸어 버린 중국어선들로 인해
올해는 전제적으로 조황이 부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래도 늦으나마 기쁜 소식이 전해져 기분이 좋다.
내일 아침 조황을 보기로 하고
이만 다시 자야겠다.
우뢰기,열기,광어,주꾸미,갈치낚시에 올인하시드만 이제 "모기" 낚시까지 하시다니..쩝~~
혹시 모기 채비는 어케 만드는지 알려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ㅋㅋㅋ
PS:"기"자로 끝나는 모기는 열기와 같은 형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