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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후기]
2006.10.18 14:13

바다밑을 꿰뚫은 릴과 낚시대

조회 수 9418 댓글 1












바다밑을 꿰뚫은 릴과 낚시대

최근 조황부터 얘기하자
최근 출조하신 조사님들께서 다 잘 알다시피 최근 가뭄에
바다는 시쳇말로 장판이었지 않던가
물때 좋고 더할 나위없는 조건에서 조황은 별로였다. 다른 유선사를 보아도
위안을 삼을 수 있을 정도로 초가을 우러기는 한여름 더위의 기승에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지.... 허나 물때 좋지 않는 날 조황은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니 이를 무엇으로 설명해야할지!!!!!
8월 5일 4짜만 6마리 생포한 이후 이 현상이 반복되었으니
이제는 정말 바다속이 궁금하다. 직접 잠수하여 확인할 수도 없고.....
에고에고 답답해라.....

날은 10월 14일, 조금, 바다상황은 장판같은 잔잔한 바다. 이마트에서 고르고
고른 싱싱한 오징어 미끼.
낮에는 아직 덥다고 느껴지나 아침, 저녁으로는 약간 쌀쌀한 날씨.
우러기가 어초에 또박또박 몰려들 때가 아닌가?
마침 뉴부길호 한선장도 오늘은 어초를 공략한다니
은근히 대박 조황을 머리속에 그려보면서 아직 어둑어둑한 신진도를,
뉴부길호 특유의 볼보 디젤엔진소리를 뒤로 남기며 미끄러지듯이 멋진 항해를
시작한다.

첫 입수에 일행인 황고문 애기 우럭 1수한다. 뒤이어 또 한수. 황고문 왈
"역시 나는 어초체질이야" 다소 거들먹거린다.
이에 질세라 입씨름부터 먼저 건다. "3자도 되지 않는 우럭도 우럭이냐?
그걸 갖고 잡았다는 소리가 나오냐" 오른쪽 옆에 있던 대전에서 온 전형이 또
두 사람간의 입씨름(두 사람간이 아니라 일방적인 나 혼자만의 시비다)이
시작되었음을 아는지 빙긋이 웃고 만다.

황고문, 또 한수 올리는데 방생사이즈다 곧 방생.
어쨌든 옆에서 3수를 하는 동안 나는 아직 입질도 받지 못한다.
황고문 슬슬 약을 올리고 "우럭도 우럭 나름이지'"하며 악다구니에 가까운 응대로
잠시 분을 삭이지만 여전히 손끝의 허전함을 달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차라리 채비나 바늘 소실을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이태백이 마음을 비우듯이. 그러면 얻는다 했던가?
이윽고 한수한다. 그럭저럭 괜찮은 사이즈다. 황고문 얼굴에다가 슥 한번 갖다
대면서 한마디. "이 정도는 되어야지 잡았다고 하는 것 아닌가요" 황고문 표정은
그래도 여유있다. 속으로 '저 여유있는 표정이 언제까지 갈까' 빈정대면서......

한번 본 손맛이 잃혀질 무렵 묵직하게 걸렸다는 느낌이 온다.
어초에 걸렸는가 싶어 낚시대를 한번 쳐보니 껄려온다. 4자다!!!
가이드에게 사진 찍을 준비하라고 먼저 소리치고 나서 여유있게 릴링한다.
얼굴을 내민 우럭기는 4자에는 미치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눈알에 바늘이 꿰여
있었다. 그러니 4자 손맛일 수 밖에.

내가 2마리 잡은 것을 본 황고문, 애기 우럭 2수와 회칼을 들고 선수로 나간다.
회를 뜰 것이니 나에게도 횟감을 내어 놓으라는 무언의 시위다.
할 수없이 1마리 내어놓고 대전 전형도 1마리 쾌척하여 선수에 있는 조사님들과
어울려 쇠주 한잔에 카

또 한수한다. 4자는 아니라도 제법 당차게 입질한 폼으로 보아 횟감으로 일품일
듯하다.

황고문 다시 회칼만 들고 선수로 나간다.
이번에는 무언의 시위가 아니고 노골적으로 큰놈 내어 놓어란다.
'칼만 안들었지 강도'가 아니고 칼든 강도다. 그것도 회칼을.....
정말 칼 맞을 것 같아 두마리를 들고 갔다. 조금 미안했든지 한마리만 달란다.
큰놈으로 선듯 주니 의아한 눈초리다. 작은놈이 횟감으로 더 좋을 것 같아 큰놈을 준 것 뿐이데.

점심 먹고 전날 대구,부산출장에 연이틀 폭주로 잠에 곯아떨어졌는데 얼마를
잤는지 모르겠으나 황고문, 개우럭이 올라오고 있으니 빨리 낚시 하란다.
졸린 눈을 뜨고  낚시대를 드리웠으나 이미 개우럭을 다 걷어 갔는지 어신이 없다.
곰팡이와 일전을 위해 물통에 발을 담고 한수하는데 또 눈알에 바늘이 꿰어
올라온다.
홀치기 낚시꾼으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결론은 우럭기가 많은데 입질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정말 바다 속이 궁금하다.

애라 모르겠다.
릴과 낚시대를 바다속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내가 바다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니
네가 가서 확인하라는 밀명과 함께.
황고문은 내 의도도 눈치채지 못하고 릴과 낚시대를 수장시킨 것에 대하여
애석해 하는데 속으로는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며 쾌재를 불렀는지 알 수 없지만......
황고문 바늘에 내 합사가 엉켜 올라오니 황고문 줄 감는다고 생고생했다.
드디어 바다속을 꽤뚫어 보는 릴과 낚시대가 탄생한 순간이다.

비장의 도구로 4자 알밴, 기름기 넘치는,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회맛을 보여준
놀래미와 우럭 1수를 더하고 오늘의 낚시를 접었다.

오늘 방생한 우럭 2수가 보은할 것이고 바다속을 꽤뚫는 비장의 무기로 무장한
조사의 행(釣)로는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다.

그 날 제 때문에 개우럭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신 조사님께
지면을 빌어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Comment '1'
  • ?
    돈후앙 2006.10.19 08:56
    말은 바로 해야지...... 낚시대를 바다에 밀어넣은것이 아니고
    맨발을 물통에 넣고 낚시하다가 (넥님의 최신 조법?) 미끄러져
    낚시대를 용왕님께 헌납한 사건임...온몸이 아니였기 천만다행.
    내가 옆에있다 바다 밑으로 내려가는 합사가 아까워 내 초릿대
    로 휘감아보려 했으나 무위로 그치고 ...넥님은 30 마넌은 넘게
    해먹고는 허탈하여.... 이제 우럭낚시계에서 은퇴한다고 엄포.
    누가 겁나나????? 근데 웬걸 내 채비를 올리는데 뭔가 느낌이
    다른데 끝내 넥님의 파란 합사가 딸려오는게 아닌가? 이때부터
    10여분 선장과 가이드까지 합세하여 200메타 넘게 풀린 줄을
    미꾸라지 통에 감아 올리고 끄트머리에 간신히 매달린 릴과
    로드를 회수한 후 다시 감느라고 한바탕 법썩.... 다른 손님들
    눈총을 받아가며.....(교훈) 합사줄은 항상 릴의 본체에 매어
    놓아야 바다에 빠뜨려도 건질수 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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