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바다에 목매고 사는데 금년에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에 날씨까지 나빠 몇 달째 공치고 있는 중이다. 1년 365일에 바다가 잔잔하고 물때 좋아 손님이 몰리는 시기는 고작 며칠인데 그나마 큰손이라는 단골이 이런 전화를 해 오면 선장입장에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거절하면 인터넷에 올려서 별의별 욕설을 퍼붓기 마련이고 받아주면 다른 손님들의 불평으로 고생문이 열리는 하루살이 같은 인생인데........
찾아오시는 손님들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과를 드리려면 남들보다 좀 일찍 출발해 좋은 포인트로 먼저 가야하는데 언제나 출항시간 다 되도록 코빼기도 안 보이는 조사들이 있는가 하면 선장보고 이리가자 저리가자하며 저 잘난 척 하는 독불장군까지 한 배에 타게 되면 그날은 영 기분 잡치는 날이 되고 만다. 꼭 그러고 싶으면 자기 배를 하나 장만하면 될 일인데........
그뿐만 아니다.
수협에서 융자받아 어렵게 마련한 비싼 배, 내 전 재산인데 손님들이 싱싱한 미끼 마련한답시고 날카로운 칼로 뱃전에서 오징어를 써느라고 흠집을 내면 선장가슴은 그대로 멍들고 만다. 도마를 사용해달라고 부탁드려도 막무가내, 불친절한 배라는 악명만 뒤집어쓰기 마련이다.
낚싯배는 대략 톤 당 2명 정도의 승선인원이 책정되기에 정원이 차면 배에 여유 공간이 별로 없어서 선장의 입장에서도 가끔 손님에게 미안한 감이 없지 않으나 그런 날은 일요일이거나 어쩌다 물 때 좋은 날, 한두 번이건만 잔소리하는 손님은 항상 그런 것처럼 오해하니 우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배에는 워낙 물이 귀한데 식사준비하고 손님들에게 생수라도 대접하려고 준비한 물을 받아서 가끔 세수까지 하는 얌체족도 있어 참 난감한 경우가 많다. 손 씻을 물이 정말 필요하면 페트병에 하나 쯤 가져오면 될 일이고 또 주유소에서 주는 휴지 중에 물티슈도 있는데 그런 것은 모두 차에 두고 우리만 게으르다고 탓하니 짜증나기는 피차일반이다. 그래도 우리가 돈 받는 입장, 약자이니 참을 수밖에. 사실 요즈음은 주유소에서 휴지는 기본이고 생수, 커피, 물티슈, 심지어 수건까지 사은품으로 나오는데 그건 다 무엇에 쓰는지 조사해보고 싶다. 설마 car~ 뭐에 쓰려고 남겨 두는 건 아니겠지.
담요나 침구 문제는 할 말이 없다. 그건 우리가 게으른 탓이라 질책해도 할 말 없지만 어떤 손님들은 집에서 쓰고 남은 것을 가져다 쓰고 배에 희사하기도 하던데..........
미꾸라지나 오징어채를 서비스하려고 준비해보면 하필 그런 날만 되면 추어탕 좋아하시는 분과 오징어 튀김 즐기는 손님만 배에 타는지 얼마 안 가 동이 나게 마련이고 봉돌이나 낚시채비 여분을 배에서 팔려면 잔돈 거스르기 어려운 것은 생각치도 않고 바가지 씌운다고 욕설을 퍼부으니 돈 몇 푼 번다고 그 짓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채비가 떨어져 꼼작 못하게 된 걸 구해주었어도 고마운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준비한 꼴이 되고 만다.
참, 옛날에는 사진 한 방 박으려면 사진관에 가서 굽실거리며 잘 나오게 해 달라고 부탁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즈음은 세상 많이도 변했다. 찍어주어도 탈이고 안 찍으면 게으르다고 구박이다. 우리도 먹고사는 문제가 걸린 생업이니 손님들에게 PR좀 하려고 몇 장 찍는데 그걸 가지고 초상권 운운하면 너무 야박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별로 잘 생긴 얼굴도 아니고 공휴일에 낚시 좀 갔다고 공직에서 쫓겨 날만한 고위공직자도 아닌 것들이 괜히 더 아우성치는 꼴을 보면 웃기는 세상임에 틀림없다. 사진 값 달라는 것도 아닌데 고마운 줄은 모르고. 모처럼 나온 나들이에 기념사진 한 장 밖아 드린 것이 죽을죄란 말인가!
비싼 돈 내고 탄 배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바다에 던져 어민들 삶의 터전인 바다를 더럽히고 담배꽁초 버리는 건 애교에 속한다. 선장이 아무리 부탁해도 막무가내로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술 취해 안전사고 내는 인간들을 보면 다시는 이 짓을 하고 싶지 않아도 배운 것이 도둑질이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내일도 또 우럭이 얼굴 찾아 나서야한다.
제발 우리 속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은 가만히 계셔 주셨으면 좋겠다. 낚싯배 문화가 이렇게 된 책임이 전적으로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은 당신들 낚시꾼들에게 있음을 명심하면 좋겠다.
우럭 한 마리라도 더 잡게 해주려고 종일 애 쓴 선장에게 하선하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조사가 몇 명이나 되는지 한 번 세어 보시기 바란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고운 법인데......
아부는 출세의 지름길 이라는것 조사님들 명심 하십시요
효천님 우리배 타시면 계속 뽀인트 1순위로 진입 시킨다 제일 앞자리나 맨 뒷자리로 자리
잡으시요 쿨러는 2개 가지고 오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