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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일반]
2008.11.07 17:03

왜 그랬어?

조회 수 5034 댓글 13
  모처럼 잡은 동호회 정기모임이 코앞인데 날씨가 아무래도 걱정이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서해 중부 먼 바다 파고를 1~2미터 북동풍 8-12미터로 예보하는 중이고 일본 기상청은 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하는 중이다.
이번에는 구라청이 제발 이겨라!!!! 어쨌든 그리 좋은 형편은 아니지만 거의 한 달 동안 바다냄새를 맡지 못한 내 손은 이제 폭동을 일으키기 직전이다.

  폭동 반란을 막으려면 우럭에게 밑밥 주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나가야겠다.
유비무환이라니까 우선 채비부터 차근차근 챙겨본다.
안흥 지방은 두 물, 한 매. 간조 5시30분경, 만조 11시30분경. 고저차는 2미터 50cm정도. 연평이나 소청도 근처라면 황금물때다.
낚싯대는 180cm와 210cm 두 개를 준비하고 외줄은 2단 3단, 각각 두벌씩 챙긴다. 혹시 바람이 너무 거세어서 내만권  여밭을 맴돌 경우를 생각해 단차 6~70cm로 편대 대신 매어 놓은 변형 채비도 별도로 준비했다.
   미끼는 통상 사용하는 오징어채와 미꾸라지 외에 이번에는 인조 미끼, 웜을 좀 준비해본다. 밝은 색과 물이 탁한 경우를 고려해 붉은 계통의 황금색을 별도로 챙겨 넣는다. 이정도면 다 되었나? 비바람이 몰아칠지 모르니 장화와 방수모자도 필수품이다.
  주섬주섬 짐을 꾸리고 생각하니 낚시 못할 경우를 생각해 약간의 마른안주와 지난여름에 담근 복분자도 한 두어 병 챙기고 싶어진다.
채비 준비가 대충 끝내고 이전에 만났던 어느 고수가 일러준 충고를 다시 한 번 복습해본다.  파도야 치건말건, 바이킹 타건 말건, 대박을 꿈꾸며..........

   1> 추가 바닥에 닿으면 즉시 줄을 감아 팽팽하게 긴장상태를 유지해야한다. 그리고 서서히 두어바퀴 감아 올려 바닥에서 2~30cm 띄워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대어는 항상 바닥의 은폐물을 본거지, 자기 집으로 삼고 텃세를 부리고 있으니까 침선에 가까워질수록 더 긴장해야 한다. 이런 경우를 흔히 바닥을 박박 긁는다는 표현을 쓴다. 주위를 자주 살펴 고기 입질하는 층이 아랫바늘인지 윗 바늘인지 눈치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1M이상 더 들어주기도 한다.

   2> 선장에 따라 습관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 추를 떨어뜨리고 나서 5~10초 사이, 짧은 시간내에 침선에 도달하게 되니까 옆 사람의 밑 걸림을 아주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위에서 누가 입질 받았거나 밑 걸림이 왔다면 나에게 곧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예고다.

   3> 추를 바닥에서 띄우는 정도는 물살의 세기에 따라 다르니까 일률적으로 정해서 하지 말고 물때에 따라 항상 변해야 한다. 아주 센 물에서는 그냥 들고만 있어도 추와 미끼가 1미터 정도 떠오른다. 이때는 가끔 줄을 풀어 바닥을 확인해야한다.

   4> 그리고 침선 높이에는 큰 의미를 두지마라. 사람 키 높이 정도의 침선<1-2미터>이면 낚싯대만 들어 올려도 그 정도 높이의 침선은 쉽게 타고 넘으니까 신경 쓸 필요 없고 다만 6-7미터 이상 높은 침선의 경우, 가까이 다가갔을 때 걸리지 않고 쉽게 넘도록 추가 바닥에 닿아 침선에 도착할 때까지 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해당 침선 높이의 반 정도까지 들어 올리고 있어야 입질을 받거나 침선을 타고 넘게 된다.

   5> 입질이 오면 본능적으로 바로 챔질하는 것 보다는 좀 느리게 반응하는 것이 더 좋다. 절대 챔질 하지 마라. 침선 주위에 고기가 한 마리만 있는 경우는 없다. 한 마리가 물었다는 것은 그 주위에 또 다른 고기가 숨어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약간 뜸을 드리다가 천천히 감아 올려라. 한 번 물린 고기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너무 빨리 감으면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 중간 속도로 일정하게 낚싯대의 탄력을 즐기면서 끌어 올려라.

   6> 릴의 full speed는 빈 낚시 회수할 때만 사용해라.

   7> 목줄을 길게 쓰면 다른 사람보다 침선에 한 발 먼저 도착하는 이점이 있지만 그 대신 장애물에 먼저 걸릴 확률도 크고 또 잘 못 다루면 옆 사람의 낚시를 걸게 되니 너무 욕심 부리지 마라.

   8> 마지막 주의할 점은 처음 입질 받는 순간, 감아올리기 전에 다음 입질을 유도할 겸 잠시 기다리면서 릴의 바닥 층 표시 button을 눌러 고기가 문 포인트를 기억시키고 다음부터는 그 깊이 까지만 줄을 풀어라.
아이고, 이 많은 것들이 생각 날려나?

  저번에 낚시 갔다가 고장 난 릴의 수리가 끝났다고 전화 왔기에 이번에 쓰려고 찾으러 갔더니 마침 일산 반도낚시가 한가하다. 벌써 무슨 소문이 인터넷에  쫘악 퍼져 손님이 끊겼나? 이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주인이 시무룩한 얼굴로 묻지도 않고 수리한 릴을 꺼내준다. 그리고 한 마디 뱉는다.
‘그 회사 믿지 마세요. 우리 가게는 그거 취급 안 해요.’ 
 내가 지금까지 알기로는 이 가게는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가게다. 그래서 통신판매로 호황을 누리는데.....좀 이상하다.
열기 채비 몇 개와 웜을 좀 더 집어넣고 나오면서 물었다.

‘왜 그랬어?’
어쩌다가 그렇게 구설수에 올랐어?

‘몰라요. 그 분, 내 옆에서 광어 한 마리, 그리고 우럭 여섯 마리 올리셨어요. 나보다 더 많이 잡으셨고 몇몇 분은 나름대로 기본 조황은 한 셈인데..........우럭 회 떠서 술도 한 잔 대접했고.’
‘하루 종일 바이킹 탔다면서 어떻게 회 먹고 술까지 마셔?’
‘그러게 말 이예요.’
‘그리고 기본 조황 했다는 증거 있어?’
‘독수리 홈피 들어가 보세요. 세분은 멀미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들어가 누었지만 다른 손님들은 오후 4시까지 끈질기게 낚시 했거든요.’

  현장에 있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지만 우럭 회 떠서 소주까지 한 잔 했다면 손님이 아무 말 않는데 주인이 앞장서서 그만 들어갑시다! 하기도 좀 어색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이든 일방통행은 곤란하고, 또 낚싯꾼은 점주보다 우위에 있으니까 이 문제 다시 한 번 짚어 볼 필요 있겠다.

Comment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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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사랑 2008.11.07 18:21
    ㅎㅎㅎ~~~안녕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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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샘 2008.11.07 19:14
    어~~한사랑님, 그동안 너무 적조했네요.
    파도 치는 날, 한사랑님과 낚싯배 고물에 앉아 위스키 한 잔 해야 세상 사는 맛 나는 법인데....제가 일요일엔 출조가 어렵다보니 한사랑님 뵌지도 너무 오래되었군요.
    건강하시고...인천 앞바다 우럭, 조금만 남겨 두세요.저도 구경 좀 하게.ㅎㅎㅎ.
  • ?
    ^둘리^ 2008.11.07 20:45
    형님 안녕 하시죠...^^
    낼 출조하시면 즐겁은 하루가 되시길 바래봅니다...
    전 낼 오천으로 갑돌이 가는데 시작부터 삐긋하네요...ㅡㅡ;;
    사고 없이 잘 다녀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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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짬타이거 2008.11.07 23:11
    좋은 팁 감사합니다.
    참고 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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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윤 2008.11.08 01:36
    맑은 샘님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만나뵙네요 !!!!
    건강 하시죠 ?
    맑은 샘님이 쓰신글은 항상 저로 하여금 프린터를 뽑아 공부하고 계속 보게되는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맑음샘님!!! 저 누군지 모르시겠죠.....
    천@5호 타고 아버님(장인 어르신) 과 저가 선배님 이주신 복분자주 마구마구 먹은 놈이에요 ㅋㅋㅋ
    언제 기회가 찾아온다면 선배님 에게 조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물론그때는 복분자는 아니더라도 선배님에게 매실주라도 대접 해드리고요....
    그때까지 건강하시고요 항상 어복 충만 하시길 바랄게요....
    맑음샘님의 다음 글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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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두석 2008.11.08 16:08
    요즘은 어부지리보다는 동호회 카페에 재미를 붙여 여기엔 자주 들리지못하는군요.
    선생님의 글이 올라와 탐독허고 흔적 남기고 가려고요.....건강하시죠? 동호회활동하시는줄 몰랐었는데 비룡호 사진조황에서 뵈었습니다. 저회도 비룡호를 애용하는 동호회라서....
    오늘 출조길에 오르시는걸로 알고 있고요, 저희들은 낼.....선상에서 인사드린다는거이 맘대로 안되네요 선상에서 인사드릴 그날을 기다리면서 ..........
    건강하시고 어복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 ?
    맑은샘 2008.11.09 09:33
    강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오랜만이네요.
    그렇잖아도 우리 동호회 회장님이 내일 나오시는 선낚동 식구들아침 해장으로 드시게 우럭 횟깜으로 몇 마리 남겨두려 했는데 조황이 안좋아 못드렸네요. 아쉽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바다가 좀 낫겠지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그 배는 선장실 옆자리가 참 좋은 자린데...

    정재윤님, 기억하다마다요. 반갑습니다. ^^ 다음에 또 만날 때는 좀 더 즐겁게 한 잔 합시다.
    낚시 팁은 내가 잘 안되는부분을 정리해 본 것입니다.
    어제같은 악천후, 일행18명 중 6명이 하루 종일 선실에서 시체놀이 했거든요. 출조를 망설이는분들은 나오시지 말라고 미리 제외했고.....
    너무 출렁거려서 로프로 묶어놓고 낚시하고 싶을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나머지 조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고기 잡고.....십시일반 추렴하여 멀미하는 분들까지 불러 회 한점. 이슬이 한잔으로 회포를 풀었답니다.

    짬 타이거님, 가끔 올리시는 글 잘 읽 있습니다, 환절기에 몸 조심하시고 낚시 즐겁게 하세요. 고맙습니다.

    둘리 아우님, 제가 동바동에 요즘 못가서 미안하구요. 갑돌이 사냥 만땅하세요. ^^.
  • profile
    최정대 2008.11.09 22:06
    잘읽고 갑니다 .힘들게 쓰신~~~~~~~~~~~긴~~~~~장문인데 감사하고 고맙게 잘 응용해보겠습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고요 ~~~~
  • ?
    맑은샘 2008.11.10 09:08
    최정대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낚시라는 취미가 사람과 물고기- 아니 인간과 자연 사이의 대화니까 어떤 경우든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지요?ㅎㅎㅎ.
    고수들 흉내를 아무리 내 보려고 해도 입질만 오면 반사적으로 채게 되니 쌍걸이 세걸이는 참 어렵더군요. 그래도 좀 참고 기다려 몇번은 성공했습니다 만...
    그러고 보니 조금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짬타이거 2008.11.10 20:51
    고수들 흉내 말씀 하시니..많이 흉내내 보던 시츄에이션이 떠오르며 입가에 살짝 미소가..
    침선낚시 할때 침선타고 긁어 보겟다며 욕심부리다..
    뽕돌 바늘 다 이져먹어버리고...
    입질 받았을때도 바로 아와시 해주는것 보다는 한템포 늦개 해줘야 한다지만.
    입질만 와따 하면 온몸에 힘이 쫘악 들어가벼 초릿대가 순간 하늘을 찌르게 한다는..
    암튼 고수들의 흉내도 흉내내기 나름인거 같습니다.
    저 같이 미련하고 성격급한 조사에겐 앞으로도 많은 내공을 쌓아야 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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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샘 2008.11.11 10:51
    한동안 침선 높이를 잘 몰라서 고전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침선 높이는 별 의미가 없습디다. 우리는 침선을 낚거나 침선을 피하는 놀이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침선 근처에서 노는 고기를 잡으러 가는 것이니까요. 2미터 정도까지는 낚싯대만 높이 들어도 해결되니까 문제없고, 더 높은 침선의 경우만 중간 정도 높이로 띄웠다가 스치는 감각이 오는 순간 대를 들어주니 쉽게 타고 넘더군요.
    물론 한번에 되는 건 아니지만....
  • ?
    괴태 2008.11.12 08:25
    맑은샘님의 글내용은 교과서에도 없는 o o 전과 이네요 70년대의참고서이름임)
    1번부터8번까지를 줄줄이 외워도 막상 수능시험보러가면 체크를잘못하는식으로
    잘하다가도 까먹는것은 아맘도 건망증이 아닐까요
    지금부터 줄줄이 외워야겠네요 좋은내용이네요
  • ?
    맑은샘 2008.11.12 08:56
    그동안 선상낚시 고수님들이 많은 조언을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수들의 충고는 고수들끼리는 잘 이해가 되겠지만 만년 초보낚싯꾼에게는 좀 어려운 것도 있습디다.
    너무 기본적인 문제라 고수님들은 당연히 몸에 익은 습관이겠지만 우리같은 초보에게는 릴 한바퀴 돌릴 때 대략 50cm 정도 감긴다는 기본 상식도 현장에서는 잘 생각나지 않거든요.ㅎㅎㅎ. 그래서 잊어먹지 말자고 다시 한 번 정리한 겁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금년 좋은 물 때에 손 맛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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