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해의 마지막 출조가 끝났습니다.
2008년 1월 3일 첫 출조, 첫 포인트, 첫 입수에서 4짜우럭을 면접하고
3월에는 5짜, 6짜 우럭을 30분 간격으로 건져내는 기쁨도 있었고
5월 마지막날 해피피싱코리아라는 동호회도 출범시켰으며
그로인해 늘 좋은 분들과 함께 정말 해피한 낚시도 했지만
원거리 출조에서의 씁쓸한 추억도 기억 한편에 남아 있었지요.
왠지 낚시를 통해서 올 한해를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해상기상 등 돌발적인 이유로 연이어 실망감만 주었지만
그래도 작심하고 나선 마지막 출조는 행복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따듯하게 맞이해 주는 정감어린 비룡호 관계자분들...
선장님, 사모님, 사무장님 감사드립니다.
지친 회항길에 속풀이 하라고 건내 주시는 뜨끈한 떡국이 하이라이트였네요.
내년에 더 번창하실 겁니다.
낚시라는 취미에 늘 좋은 벗이 있어 더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나이를 떠나, 직업을 떠나, 본인만의 캐릭터를 떠나
늘 친절하고 다정하고 아껴주는 벗이 동호회 회원님들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우러기님이 좋은 벗으로 같이 자리해 주셨고
지난 날에도 많은 좋은 분들이 늘 저와 같이 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하늘도 햇살이 밝게 비춰주었고
파고도 잔잔한 게 봄날 소풍 나온 듯 편안한 하루였네요.
이런 날 무슨 조황을 따지겠습니까?
그저 낚시대 한편에 드리우고 있으면 그것이 무릉도원인걸...
그렇게 보니 하늘도 바다도 감사했네요.
글 쓰다 보니 조행기가 아니라 무슨 송년회 인사말 같네요.
지금부터 제 2008년 마지막 출조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하늘도 바다도 편안할 거라는 예보 속에
집을 나서는 발걸음도 경쾌합니다.
왜 그런 날 있지요?
괜히 기분 설레고 웃음지어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오늘이 그런 날 입니다.
약속시간에 맞추어 우러기님 만나 신진도로 고고~~~~
새벽 2시 40분 출조점 도착...
잠시 어물거리다 승선명부 작성을 첫 번째로 하지 못했네요.
덕분에 앉으려던 자리는 타 팀에 빼앗기고...
그 사소한 것이 조과의 희비를 엊갈리게 하네요.
그 자리에 앉으셨던 분은 오늘 대박났습니다.
간단히 식사하고 배에 올라 채비정리없이 바로 취침!
대구포인트까지는 4시간 반에 걸쳐 가야하니 푹 쉴 수 있을 듯합니다.
자는 것도 지겹네요.
두어시간 자고 밖으로 나오니
저 멀리 붉은 태양이 바다에 반쯤 잠긴 채 떠오릅니다.
기나긴 항해 끝에 첫 대구포인트 도착!
폭발적인 입질은 아니지만
배 전체로 보면 심심찮게 빵 좋은 대구가 올라옵니다.
슥 옆을 보니 우러기님 채비를 들어 올리시네요.
하긴 침선 7미터 포인트이니 머뭇거리면 바로 침선에 채비 헌납하지요.
그런데... 입질... 초리대 휩새 좋고...
경쾌한 전동릴 소리...
쓸만한 우럭을 건져내는 우러기님...
전... 바닥 긁다가 침선에 채비 헌납...
그래도 뚝심 좋게 계속 바닥 긁어댑니다.
헐,,, 올해 대구 잡아본 적이 없어서 어떤 게 대구 입질인지 모르겠어요.
그런다...
두둑... 묵직한 무게감...
재차 두두둑...
오케이... 이게 대구야!
만약 이게 우럭이면 최소 6짜인데...
저속 릴링 중에 쳐대는 것이 우럭인지 대구인지 헷갈리게 합니다.
드디어 수면에 무언가가...
하~ 얗~ 다~~~~~
네! 대구인거죠!
뭐 아주 크지는 않지만 빵도 좋고... 나름 만족!
갑자기 낚시가 편안해집니다.
그토록 잡고 싶었던 대구를 올 마지막 출조에서 건져내다니...
기쁨 만땅입니다.
더 이상 입질이 없자 포인트 이동 결정!
30분 이동...
채비를 내렸는데...
정체모를 이상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두둑 쳐 대는 게 대구 같기도 한데
영 후킹이 안됩니다.
채비 회수...
다시 입수...
똑같은 입질...
선수쪽에선 큼지막한 대구가 다시 올라옵니다.
에궁... 원래 저 자리가 내 자리인데...
이상한 입질만 계속됩니다.
할 수 없이...
“선장님, 여기 혹시 열기도 나오는 포인트인가요?”
“아니요, 혹시 놀래미 입질 아닌가요?”
“아닌데...”
다시 입수...
혹시나 하여 아랫단에 작은 오징어 미끼로 갈아 끼우고...
투두둑...
손끝에 전해지는 묵직함...
아싸! 대구다...
근데 이상하다! 미끼도 아주 조그마한 오징어채인데...
대구일 리가 없는데...
근데 왜 이리 무겁냐?
릴링이 끝나갈 무렵...
초릿대가 무섭게 떨어댑니다.
에궁... 놀래미다! 실망 만땅~~~~
이상한 입질이 바로 놀래미 입질이었네요.
아뭏튼 영 이상했던 입질의 정체가 밝혀졌으니 개운합니다.
다시 이동...
우러기님 계속 부진한 조황 보이시고...
전 아예 입질도 없고...
점심식사 후 이동... 이동...
우럭 한 마리와 놀래미 한 마리 더 추가하고 나니
회항시간이라네요.
아쉽지만 오늘이 이렇게 낚시대를 접어야 하네요.
격렬비열도 인근이라니 3시간 정도 항해할 것 같네요.
또 긴 취침...
한 해가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나름대로 해피했던 감동의 순간만을 전하고 싶었지만
세상사 그리 뜻대로만 되는 건 아니니
이 정도라도 만족하려 합니다.
내년엔 더 파이팅 해야죠!
이상 해피피싱코리아 해피전령사 김석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대구얼굴이 김석태님 얼굴보다 크네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