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란 늘 셀레임, 주저리 주저리 열린 포도 만큼이나
상큼한 그런 고운 분들과 함께 신혼여행을 떠나는 심정으로...
스티브맥퀸, 더스틴호프만 주연의 영화, '빠삐용'
이들이 목숨걸고 탈출한 그 악마의 섬보다 어쩌면 더 옥죄는 창살없는 감옥,
숱한 이념의 추돌, 충돌... 반목으로 얼룩진 그 서울감옥을 벗어나고 있다.
비록 1박2일의 여정이지만....
남태령을 들어서자 겁이 덜컹난다. 저 멀리 수방사 망루가 보이고, 철조망으로
에워싼 높은 담장, 총을 든 보초병이 보여 마치 감옥의 출입문 같다.
그 고개를 넘어서면서 긴장에서 벗어나 안도한다. 이제 탈출 성공이다.
안녕! 안녕!~~ 서울이여 안~녕!
절창(絶唱)의 애절 가수 이미자님의 노랫말을 되뇌이며....
비봉에서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우잉? 하나같이 밤이슬 맞으며 뵈었던 좀 칙칙한(?..^^*) 모습들이 아니다.
강인한 지구력, 날렵한 몸매의 은린, 감성돔을 닮은 감성킬러...
탱글 탱글, 여성스러운것 같으면서도 뚝심좋은 벵에돔 닮은 넉넉한 앵두...
순발력, 그리고 우수가 깃든 매혹의 눈초리, 그 숭어를 닮은 앵두의
자형(매형) 앵자(?)씨...
얼음에 쟁겨 하루 지난 노래미같고, 멍청해서 별로인 망둥어 닮은 주*** ..
참새가 된 풍류랑 4사람이 벌써 서해대교 위를 날으고 있다.
* * *
서산을 지나 중왕리로 접어든 한적한 이 도로는 구비구비 S라인을 가진
매혹의 곡선미를 뽐내며 우릴 반갑게 유혹하고 있다.
여름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도리질, 첫사랑 여인의 볼을 닮은 접시꽃,
철새따라 찾아와 훌쩍 떠나버린 섬마을 선생님을 연모하며, 순정 바친
19살 섬색시 닮은 가련한 해당화까지....
* * *
능선을 넘어서니 저 만치 가로림만 갯벌이 보인다. 간조인가 보다.
끝이 안보일 정도로 광활하다.
선착장과 주차장은 각자 타고 온 애마들로 가득하다.
도착이 아침 10시경, 우리가 꼴등인가 보다.
농게, 칠게, 하물며 작은 고동까지 견눈질하며 우리에게 야릇한 미소로
배슬배슬 뒷걸음질하며 반갑게 맞이해 주는 듯한 살아 있는 이 갯벌은
우리가 사는 도시의 우중충한 잿빛과는 사뭇 다르다.
도시의 잿빛은 죽은 잿빛이고, 가로림만의 잿빛은 살아있는 생명력들이
꿈틀대는 강인한 삶터이기 때문인걸까?
미네랄이 풍부한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되어 그런지 이 모든 것들이 더욱
건강해 보인다.
썰물에 배의 접안이 어렵다. 약간의 들물이 있어야 하는 여건으로 우린
도란도란 간이쉼터에 앉아 아이들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앵자님이 사 온 추억의 아이스케키를 쭉쭉 빨며 더위를 쫒는다.
눈앞에 펼쳐진 가로림만의 갯벌은 무채색으로 그린 한폭의 그림이다.
누군가 실례(?)를 했나 그것 닮은 작은 섬들이 여기저기 보석처럼
박혀있는 모습으로 완성도 높은 하나의 조각예술이다.
더욱이 태양에 비치는 갯벌은 수만개의 거울 파편을 뿌려 놓은 듯..
눈부신 은빛으로 반사되니 누가 만들었나? 예술성 높은 걸작품이다.
* * *
작은 배를 타고 덜 걷친 해무속으로 쏜살같이 10분정도 달려 좌대로 갔다.
주말을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속에서 주인공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 행복해 보인다.
우리 동호회의 총무를 지낸 대물맨님이 동료들과 새벽에 왔단다.
여기서 만난 막내 '삼천리'까지 합세, 상옹. 이들이 먼저 낚시를 해서 잡은
하얀 속살, 우럭회로 이슬이 부은 잔의 입맞춤의 황홀함은
가히 몽환적 행복이다.
물돌이 시간대에 맞춰 어부지리에서 여러분들도 가끔 대했을 바다밑 정통
소식을 전해줬던 유명한 '그림자'님의 배로 우리 4명이 낚시를 했다.
만(灣)의 특성인가보다. 가로림만은 우럭대학교가 없는 듯 하다.
허나 3짜정도의 우럭들의 요분질은 먼바다의 5짜정도의 탄력과 손맛 정도로
가히 폭발적이다. 여기저기 2~3걸이가 연출되고, 관능미로 요동치는 힘을
가진 중치의 우럭들이 이슬이를 부르게 한다.
벌써부터 칼춤을 추는 감성킬러님의 회 솜씨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어디서 많이 해 본 듯한 탁월한 벗기는 솜씨(?)는 순식간에 우럭을 눞여
자연스런 요리..... 우럭살의 결을 잘 살려 뜬 길죽한 회 맛은.....
씹을 겨를도 없을 정도고, 처남 매부지간의 앵두님과 앵자(앵두의 자형 준말)
님의 젓가락 싸움을 일으키게 한 범인(?)이다.
먹을 만큼만 거두고 철수했다.
선장인 그림자님이 "배철수 합니다~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가수이름인데...ㅎㅎㅎㅎㅎ
뉘웃 뉘웃 태양은 서산에 걸쳐있다.
나즈막한 산에 비록 걸치긴해도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그런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감성이 이런 아름다운 배경을 그냥 두고 있을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신들린 무당처럼....
1부 끝.
http://cafe.daum.net/fishingkr
동심바다낚시동호회
주야조사(晝夜釣思)
서산에서 먹은 해장국은 잊지못할 별미였구요.
앵두님은 선상낚시의 중증을 매형(앵자님)에게 성공적으로 전염(?)시키셨고...
동바동 대물맨님과 삼천리님과의 만남도 좋았구요.
아름다운 배경에 비해 허접한 제 사진 실력 땜에 쓸만한 사진이 없어 애먹고 있습니다. 일몰, 월출, 일출을 한꺼번에 좌대에서 보는 특별한 경험은 아마 잊지못할 것
같구요.
평소 뵙고 싶었던 그림자님과의 만남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