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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세요 배낚시




               출조 후 포구 노상에서의 콩국수 한 그릇의 의미는.....

30년 하루 전 징집 통지서를 품에 갈무리하고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던 기억이 새삼 아들 넘의 입영 통지서를 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뇌를 스쳐간다. 짧지 않은 지나간 세월을 보내고 내가 그러했듯 자식을 군에 보낸다니 나도 이젠 중년에 들어섰음을 부인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마음은 아직도 젊은층인디... 내가 입영한 일자와 아들넘 입영일자가 30년하고 하루가 차이가 난다.

처재가 살고 있는 홍성으로 장모님과 마눌 친구가 오니 데려다주고 당신은 낚시가면 어떨까?(마눌의 제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거부할리 없고 결국 이어지는 출조길이...
물때, 10물 간만차 확인하니 기피할 간만차, 허나 바다가 그리운 이상황에서 앞뒤 가릴 상황이 아니다.  마눌의 제안에 그렇게 하지머(속으로는 왠떡..)

예약인원 확인, 출조 인원 미달상태, 선장님께 전화, 여보세요! 0000호지요.풍산 입니다. 토요일 출조 하고 싶은데 출항 할 수 있나요? 가능할거란다. 수전증에 시달리는 지인에게 전화, 토요일 동행 출조 하겠다는 대답을 듣고 예약, 출조 준비를 완료 후 여유를 부린다.

24일 오후 15시 지인들과의 격포 출격을 아들, 마눌 기사 노릇 하느라 뒤로 하고 마눌의 뜻하지 않은 제안에 홍성으로 향한다. 지난날 우연하게 옆자리에서 낚시하던 모인사가 세상에 대구 엽구리를 걸어 올린 사람이라고 놀리던 생각을 하면서 알수 없는 미소를 가슴 속으로 갈무리하고 새벽 출조길을 위하여 홍성에서 몇 시간의 잠을 청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골길의 냉소를 뒤로하고 멀리 농가에서 풍겨오는 시골 냄새를 맡으며 지인과의 만남의 장소로 출발한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지인과 인사를 나눈 후 간단한 채비와 필품을 구입 후 내차로 이동하지? 짊을 옮긴 후 이따끔 쏱아 지는 별빛 속을 뚫고 목적지 영목항으로 출발한다.

어둠속으로 가끔 나타 나는 시골마을이 예전처럼 뵈이질 않는다. 간혹 눈에띄는 네온 싸인과 어서 오시라는 상업성 이정표, 철부지 커풀 들을 유혹하는 요란한 간판들을 뒤로하고 도착한 포구, 바람이 제법 일어나고 약한 빗방울이 반긴다. 바람이 장난이 아닌데? 비까지? 속으로 걱정이 된다.  나야 돌아가도 그만이지만 잠못 자고 서울에서 달려온 사람은 어쩌라고....
몇몇 눈에 띄는 사람들도 같은 선박으로 출조 할 사람 같다.

서두른 탓에 빨리 도착하여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자 하나 쉽사리 잠이오질 않는다. 배를 창고뒤로 정박시켰으니 그리로 오라는 선장의 전화를 받고 말 잘듯는 아이처럼 차를 옮겨 놓고 승선한다. 컵라면 하나씩 손에 쥐고 아침을 대신한다.
04시30분! 어둠속에서 목적지를 향하며 굉음 소리를 내고 13명의 전사를 태운 선박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향하여 달려 나간다.  

목적지 근처에 도착함을 알리는 선박 엔진소리와 선장님의 낚시 준비 안내,
부지런히 놀리는 손길들.....이윽고 봉돌의 첫 입수가 시작되고 준비된 전사들은 우러기 체포에 온 신경을 드리운다.   허나 반복되는 헛손질들, 투정어린 선장님의 물살타령, 옆 조사님의 채비에 걸리는 태클들,,,,,,
오른쪽 조사님의 동작이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국산 전동 릴을 처음 구입하여 출조 하였단다. 2.4의 인터 라인대에 바늘 10개가 달린 열기 채비로 중무장했다.

선장님! 왈 지금은 열기 채비 안해도 된다고 알려 주지만 못 들었는지 내맘대로  한단다. 포인트 이동, 또이동....., 어디에 숨었는지? 괴기들은 나타날줄 모르고 시간만 쥑인다. 옆 자리에 앉아있는 지인에게 전날 홍성 모 식당에서 준비해온 꿀꿀이 곱창전골에 한잔할까? 결국 냄비가 아닌 소형 양동이에 내용물을 넣고 끓여 이동 중 이슬이 사냥을 시작한다. 동행 출조는 아니지만 옆자리에 한 조사님께 한잔 제안, 오우케이. 알고 보니 인천에서 홀로 내려오셨다. 다음에는 연락하여 같이 내려오자고.......선상에서 잡아 올린 괴기가 없어 곱창전골에 오리고기에 꿀맛 같은
한잔의 이슬이 맛도 포인트 도착 후 내내 헛손질한 마음 달래기는 그만이다.

포인트 도착 8m침선! 봉돌 입수 후 진입한다는 선장님의 맨트와 함께 6m
들어 올리고 기다린다. 첫 입질! 얼마나 기다리던 입질 이였나?
걷어 올린 우러기를 반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이어지는 조과를 기대 하였으나 소식이 없다. 이동 입수, 이름 모를 포인트에서 앞서 올라온 우러기 친구를 추가로 한 마리 더 올리고 나니 열기 잡으러 한시간정도 이동한단다.
이동한 포인트, 열기 잡겠다고 채비 바꾸어 바다 속으로 던져 보지만 속타는 선장님과, 조사님들의 맘과는 아랑곳없이 빈손에 옆 조사님들과 채비 엉킴만
눈에 들어온다. 생각을 바꾸자. 우럭 채비로 전환, 입수 6m 침선! 전동 릴 모니터 수심 52m, 수심 49m에 맞추고 기다리는데 묵직한 느낌과 로드 끝이 몸부림친다.
아! 진작 바꿀걸..... 쌍걸이가 올라온다. 추가로 한 마리더 올리고 또다시 무소식.....

점심식사에 매운탕 없는 식사는 그동안 수없는 출조를 했지만 처음 있는일..
또한 오늘의 조과가 여기서 마무리될 줄이야....
큰 기대는 안했지만 또 한번의 깨달음은 좋은 물때가 아니면 조과도 비례한다.
귀항하는 선박에서 스쳐지나가는 주위의 섬들을 눈도장 찍으며
다시 찾아올 날을 생각하고 뇌속에 각인한다.

2시간여 달려 도착한 포구 한쪽엔 선사 쪽의 배려로 뱃전 노상에서 때아닌
콩국수 잔치가 벌어진다. 멀리서 오신 조사님들에게 배풀은 콩국수 한그릇은
오늘 부진한 조과의 보상으로는 과분한 배려 같다. 갈길 먼 조사님들께 한 그릇의 콩국수지만 마음의 여유를 줄수 있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안전운행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어느 진수성찬의 밥상보다도 기억에 남으리라 생각한다.  콩국수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무장한 뱃속을 달래며 지인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마눌과 일행이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한다.
혹시나 해서 아침에 준비한 얼음을 확인하고 아직은 횟감으로 충분한 우러기 다섯 마리를 가지고 영목항을 출발한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농원에서 3마리의 횟감을 순식간에 치워버린 4명의 여인네들과 안면도를 뒤로 허고 홍성을 들려 귀경한다. 요즘 한낮 햇볕은 넘 강하군요. 두 팔에서 따끔따끔한 출조 후유증을 느낍니다. 출조시 필요한 도구, 필품은 꼭 챙겨 가세요....

7월25일 석양 노을이 아름다운 영목항 출조를 마감하면서....

//배낚시동호회//  - 풍산 -
http://cafe.daum.net/phishing.sfk
Comment '8'
  • ?
    감성킬러 2009.07.26 18:14
    역시 강한 물심 때문에 고전하셨군요.
    대사리를 막 지난 때라 오히려 10물까지도 살아나는 물때라...
    격포에서도 고전했습니다. ^^*
    아드님을 입대시키신 날짜가 참 공교롭네요.
    딸을 시집 보낼 때, 아들을 군대 보낼 때 부모님들은 세월의 무상함을 많이 느끼신다는데, 짠 하셨겠습니다.
    그 마음을 낚시로 달래시고, 시원한 콩국수로 식히시고...
    무사히 잘 다녀오셨다니 축하드립니다. ^^*
  • ?
    김포신사 2009.07.26 23:36
    풍산성~!대구 옆구리가 아니고 8부 등걸입니다.ㅎㅎㅎㅎ
    오늘 날씨도 굉장히 뜨거웠는데 고생 하셨네요.
    아드님 입대하고.마음은 쓸쓸하고.이슬이 한잔은 생각나고...넘어 오세요.
    위로주 한잔 대접 하겠습니다.
  • profile
    이어도 2009.07.27 08:18
    잔잔한 풍산님의 출조기..언제 읽어도 콩국수보다 구수합니다..^.^;
    급작스런 인사발령으로 평택에 온지 어언 1달이 지나고 있지만,
    주말에도 근무해야하는 열악한 환경에 출조는 꿈도 못꾸고..
    이달말이 지나면 나아질것 같습니다.
    감성킬러님..
    격포가셔서 혼자만 고전하신것 같더만요..ㅋㅋㅋ
    김포신사님은 활짝 웃는 얼굴로 자주 등장하시더만..
    혼자남 깜팽이를 4자처럼 찍으시곤..ㅎㅎㅎ
    풍산님
    이젠 얽매인 몸이라 언제든 함께 한다고 보장은 못하지만,
    일정은 통보해 주세요..함 뵈야죠...양파 회무침 맛을 봐야하는데..ㅎㅎ
  • ?
    맑은샘 2009.07.27 09:23
    아드님의 입대 통지서를 보며 30년 전을 떠올리시는 잔잔한 부정(父情)에 사모님께서 낚시나 가시라고 위로해주시는 따뜻함이 마치 한 편의 수필 같습니다. 풍산 선생님, 즐겁고 건강한 여름 방학 지내시고, 군에 가신 아드님 휴가 나오면 함께 바다에 나가보시기를....
  • ?
    풍산 2009.07.27 09:34
    내일 입대하는 아들넘의 널부러진 모습을 보며 저는 오늘 당진으로 교육을(10일간)들어가야 하는군요. 왠만하면 집결지에 대려다 주고 싶지만 ....빨리 군복무를 끝내라고 성질도 부려 보았지만 여인네들의 짠한모습에 괜스레 아닌척하고 시간을 보냅니다.
  • profile
    이어도 2009.07.27 10:17
    풍산님...마음이 짠하시겠네요..
    편안한 마음으로 교육 마치시기 바랍니다
  • ?
    푸른들판 2009.07.27 14:01
    찡한 조행기 잘 보았읍니다
    교육 마치시구 연속조행기 또 올려 주시기 바람니다
  • ?
    감성킬러 2009.07.28 09:55
    그러고 보니 풍산님의 조행기를 열흥동안 못 볼 수 있다는 뜻이 되네요.
    설마... 교육 쉬시는 날 번출이라도 다녀오실 거라 믿습니다.
    교육 잘 끝내시고 건강한 모습 다시 뵀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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