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같은 동네에 사는 낚시꾼 한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을 만나면 여느 낚시꾼 대화처럼 손맛, 입맛 얘기로 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입맛 얘기 비중이 유난히 높다는 걸 알아차린 건 얼마 전입니다.
미식가세요. 그것도 생선 쪽이 전문인...
선상낚시에서 낚시와 입맛은 빼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손맛지상주의만 추구하는 낚시가 있다면,
이것과는 정서가 다른 낚시가 우리의 선상낚시죠.
낚은 고기를 맛있게 먹어주는 일은 낚시 후의 또 다른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니 아주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맛있는 바다 고기를 대상으로 낚시하는 행운을 누리는 덕이라고 생각.
이 분은 회보다는 구이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구이의 제맛은 '생물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건조구이'에 있다는 의견.
그 분의 작품(?) 하나를 얻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비닐팩이 두 개인데 하나엔 열기 두 마리, 또 하나엔 우럭 두마리.
꽁꽁 얼린 상태로 받았습니다.
맛은 99%의 사람에게는 더 이상 논할 필요 없는 극상의 맛이라고 생각듭니다.
생선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관점은 무의미할 것 같아 보입니다.
생선 맛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비린 맛을 바다 맛이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겠지만
이 작품은 비린 맛이 0.1%도 없는 순수 바다맛처럼 느껴졌습니다.
더 이상 맛을 얘기하면 오버한다는 분이 계실 테니...(벌써 좀 오버 했나^^*)
이 분이 쓰는 방법을 소개하며 마무리 합니다.
1. 배에서도 한 마리 덜 낚더라도 신선도 유지에 최대한 신경쓴다.
2. 저녁에 집에 와서 손질 후 김치 냉장고에 보관한다.
- 손질할 때 소금 간은 굵은 소금을 사용한다.
- 살이 두꺼운 부분은 많이 뿌리고 뱃살 쪽은 소금을 조금 친다.
3. 다음날 베란다 전용 건조대에 넌다.(실내)
4. 2시간 정도 말린 후 잘 개별 포장하여 냉동실로 직행
- 선풍기 3대를 최대 풍속으로 한 기준이랍니다.(한여름도 OK)
아직 안 먹어본 또 다른 팩의 우럭엔 네임펜으로 산지(낚은곳)가 써있습니다.
낚이는 해역마다 맛이 다르다는 지론.
이 방법으로 구이를 먹을 땐 열기가 우럭보다 한 수 위 입맛이라고 하는데,
일단 열기 하나만 먹었지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이 분과 똑같이 따라하긴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전용 냉동고나 건조대를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니...
반건조 생선은 각종 찜요리 응용에도 탁월하다는군요.
요즘 생선에 웬 자글자글 고소함인지?
생와사비 3파전이 치열합니다. 맛이 달라요~~오뚜기, 동원, 청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