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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세요 배낚시

[조행후기]
2009.08.16 16:33

이것이 바로 낚시의 참 맛이다.

조회 수 4796 댓글 5
2009년 8월 15일
힘들게 2주를 기다려 출조길에 나서는 설레임을 맛본다.
늘 같은 설레임...
출조길에 오르기 전 대물 우럭의 힘찬 입질을 상상하고
아니면 세쌍걸이, 네쌍걸이의 활기찬 느낌을 다시 한번 되새김하면서
채비며 바늘이며 애지중지하는 릴에 기름치며 물끄러미 시계를 바라본다.

드디어 출발 시간...
맑은샘님 만나 2주간의 짧은 안부를 묻고
비봉으로 다시 출발.
처음 동행에 나서는 스카이님과 인사 나누고
오랜만에 동출하게된 고구미님과도 반가운 악수를 건냅니다.
잠깐 스카이님 소개해 드릴께요.
연세가 적지 않으심에도 불구하고(카페 내 서열 3-4위 정도)
피부 팽팽하시고요...
얼굴엔 늘 환한 미소가 매력적이신 분입니다.
자영업하시며 바쁘고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틈나시는 대로 여러 취미활동을 열정적으로 하시는 분이네요.
패러글라이딩,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 등산 그리고 물론 낚시까지...

신진도로 행하는 길이 많이 더딥니다.
휴가철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서해안고속도로가 넘쳐나는 차령으로 몸살을 앓네요.
다행히 비교적 이른 출발을 해서인지 신진도에는 정시 도착합니다.
승선명부 작성 시 발 먼저 들이밀기로 가장 먼저 작성하게 되어
사전에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승선 시 기분 좌현 후미 7,8,9,10번 자리를 선점합니다.
기분 좋은 출발...
포인트를 향하는 길 잠시 눈을 감아 지친 몸을 쉬어 봅니다.

잠깐 신진도 ★★★호에 대해 소개해 드릴께요.
물론 제 눈에 비친 모습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출조점은 ★★★낚시,
출조점 앞에 넓은 공용주차장이 있어서 차 대기가 용이하네요.
출조점 사모님이 친절하다 소문으로 들었는데
전 경황 중이라 잘 모르겠고요...
배는 공용주차장 앞쪽에 접안되어 있어 이동거리가 짧은 장점이 있네요.
★★★호의 모습을 보니
배 바닥은 목재로 처리해 안정감이 있네요.
먼침선배인 만큼 1,000마력이 넘는 엔진을 장착했고요,
낚시공간인 좌우측 통로는 넓직해 낚시하기에 편합니다.
대신 통로가 넓으니 선실의 폭이 좁은 단점이 생깁니다.
선실은 앞 지하에 하나, 후미에 메인선실, 후미 밑에 하나 더...
공간적으로는 20명이 쉴 수 있으나 지하로 조성된 선실은 후텁지근하네요.
선장님은 조용하신 편이고...
얼굴은 못뵈었네요.
포인트 설명은 짧게...
(침선 높이만... 아무 말이 없으면 글밭입니다.)
포인트 진입 시 앞, 뒤, 좌현, 우현, 중간...
정말 골고루 진입하도록 노력하시네요.
사무장님은 나름대로 성의있게 신경 써 주시네요.
터프해 보이는 면도 있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잡고 수다꽃도 피웁니다.
매운탕 솜씨도 좋아요.
조금 아쉬운 점은 회를 안떠준다는 거...
안 떠주는 건지 아니면 너무 바쁜 건지 잘 모르겠어요.

많은 시간이 지나고 목적한 포인트에 도착하네요.
바다 상황은요...
안개 자욱하고요...
파도는 찰랑거림이 전혀없는 장판...
코발트색 물색 좋구요...
바람의 살랑거림이 없어 후덥지근합니다.

안개의 영향인지 뭔지 모를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드는 건 왠지?
어찌되었던 첫 수 입수...
포인트를 벗어났는지 채비 회수하고 다시 입수...
맨 위 바늘은 타이라바 형태의 몽침바늘에 자그마한 쭈꾸미루어를 달고
중간 바늘엔 두툼한 출조점표 오징어채 달고
맨 아랫바늘엔 진대 모양에 진주펄이 들어간 분홍색 웜을 끼워보며
잔뜩 기대감을 실어 다시 입수...
침선 7미터지만 일단 바닥을 끌어 봅니다.
침선이든 어초든 제일 먼저 맞이하는 10번 자리는 제가 앉고
9번자리엔 자칭 초보라 겸양하시는 스카이님이
8번자리엔 최근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시는 맑은샘님이
7번자리엔 어초의 달인 고구미님이 앉으셨네요.

선수부터 입질이 들어오네요.
고구미님 굿사이즈...
맑은샘인 굿사이즈... 근데 이게 뭐냐? 꼬리부분에 바늘이 걸려있네요.
스카이님도 굿사이즈...
다음은 나인데...
어라! 입질은 그저 툭... 근대 저항이 없이 무겁기만 하다...
우야튼 올리는 도중 교통사고낸 맑은샘 우럭을 흉보는데
어라... 내 것도 배쪽에 바늘이 꽂혀 있다.
좌현에서만 동시에 세명이 교통사고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 집니다.
좌현에서만 무려 3명이 동시에 교통사고를 내었으니
일단 우럭은 많이 있다는 얘기이지요.
하지만 먹이감이 앞에 와도 우럭은 입질할 생각이 없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결국 앞으로의 우럭 입질형태가 매우 예민할 거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예상대로 하루종일 예민한 입질만 경험하게 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입수에도 입질 한번 못받네요.
이렇게 고기가 많은데...
이 와중에도 맑은샘님은 따박따박 우럭얼굴 면접하네요.
그것도 굿사이즈로만...
살살 불안해집니다.

포인트 이동...
우럭들 다들 잠자나? 조용...
가끔 맑은샘님만이 우럭 포획...
다시 포인트 이동... 또 잠잠...

안되겠다. 이슬이로 목이나 축이자.
튼실한 우럭 세 마리 회 떠 놓으니 양도 푸짐...
주위 다른 조사님들도 모시고 잠깐 회타임 가집니다.
스카이님과의 낯설음도 멀리 날아가네요.

다시 포인트 이동... 1미터 침선이라네요.
채비정렬하고 보니 배가 후미부터 들어가네요.
바닥 찍고 바닥 긁어야지 하는데...
느닷없이 강력한 입질...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정신없는 입질...
놀래미인가?
올라오면서 우드득...으드득... 초릿대가 춤을 춥니다.
옆에 비슷한 입질 형태로 먼저 올라온 스카이님의 씨알 굵은 우럭을 보니
내 것도 우럭일 거라는 기대감이...
와우... 세쌍걸이...
하지만 씨알이 섭섭하네요. 3짜에 못 미치는 매운탕 사이즈...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1미터 침선에서 세쌍걸이가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건
포인트에서 우럭들의 유영층 넓고 높게 형성되어 있고 개체수도 많음을 뜻하는 것이지요.
기대감 속에 다시 입수...
역시 입질... 우럭이 작은가??? 쌍걸이 기다려야지!
헉... 우럭이 침선 속으로 쳐박아 들어갑니다.
바늘을 띁기고... 빈채비만 회수...
다시 기대감에 채비를 담그지만 기다리던 입질 소식은 감감...
이 많은 우럭들 다 어디 간 거야???
맑은샘님, 고구미님 포함 다른 분들은 4짜급, 5짜급 터덕터덕 올리는데...
와... 돈다... 미친다...
어쩌다 들어오는 입질은
토독 토독,,, 후킹이 안되어 로드 들어보면 가볍고
어쩌다 후킹이 되었다 싶어 릴 돌리면
엄청 무거움이 느껴지다 4-5미터를 지나면 갑자기 가벼워지는 현상...
네! 놀래미의 전형적인 놀림입질이지요.
미끼의 머리부분을 우악스럽게 먹는 게 아니라
꼬리쪽 공격하거나 물고 있다가 릴링이 시작되면 물었던 미끼를 놓아버리는 형태죠!
이때 시간 대충 오전 10시인데 점심 먹고 오후 2시를 넘겨서도
우럭 한 마리 구경 못하는 답답하고 지치는 낚시를 하게 되네요.
2주를 애타게 기다려 나온 바다지만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는 광고카피가 절로 생각납니다.
이 뜨거운 햇살에 평소 같으면 낚시대 접고 선실로 들어가 쉬고 싶지만
이제 철수시간(먼바다의 경우 통상 오후 3시) 얼마 안남았는데...
조금 기운 내 더 해보자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맑은샘님의 쿨러는 많이 차오른 것 같은데...
쿨러를 바꾸면 그 날 조황은 꽝이라는 낚시계의 속설을 무색하게 하네요.
로드까지 바꾸어 안좋은 속설을 상쇄하신건가?

30여분 이동 끝에 들어온 새로운 포인트...
침선 몇미터라는 안내 멘트가 없네요.
몇미터냐고 물어보기도 귀찮아 그냥 바닥을 긁어봅니다.
입질!
역시 같은 형태의 입질!
토독... 토독... 토토독...
갑자기 머릿속에 맑아집니다.
그렇지! 아침부터 입질이 약았으니 이게 놀래미가 아닌 우럭일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입질이 들어올 때 로드를 살짝 더 내려줘야겠다!
흠... 그래... 토도독하는 입질이 다시 들어오자 살짝 로드를 내려줍니다.
그러자 들어오는 강력한 입질! 후두둑.... 후두둑...
아싸! 후킹 성공! 로드를 천천히 높이 들어주며 완벽한 후킹을 시키고
그 무게감도 느끼며 전동릴 레바 업!
이거야! 바로 이거였어! 왜 이제야 이 생각이 나지?
포획된 우럭은 비록 3짜지만 빵좋고 힘좋은 우럭!
자신감 게이지 급상승...
한술 더 떠 지나가던 사무장님이 왈!
이곳은 ★★★호만의 포인트라네요.
침선이 아니라 일정크기의 암반지역으로
일단 우럭이 걸리면 자잘한 우럭이 아니라 4짜, 5짜급만 나온다네요.
형성된 암반이 크고 넓은 형태가 아니라서 전원 입질을 받진 못하지만
일단 걸면 기운찬 우럭의 몸틀임을 맛볼 수 있다 합니다.
투쟁심 게이지 만땅 급상승...
2차 입수...
선수부터 들어가니 후미까진 입질이 들어오지 않네요.
다시 입수...
오케이... 후미부터다...
채비 정렬과 동시에 입질...
역시 토톡 토톡하는 미약한 입질...
역시 아까처럼 아래로 살짝 내려주니 강력한 입질...
와우! 4짜급에 육박하는 굿사이즈...
이후 선미부터만 들어가기만 하면 실수없이 3짜 후반급 빵좋은 우럭들을 건져냅니다.
그거 아시죠? 머릿속으로 바다 속 상황 그려보다 보면 그대로.... 입질...
순식간에 5-6마리 걸어내니 쿨러가 확 차오릅니다.
이제 정말 제대로 된 한 마리만 걸어내면 오늘 낚시 성공인데
한 마리만... 제발 한 마리만....
훅! 와우! 강력한 입질... 로드의 무게감이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4짜급 무게감...
랜딩 후 확인 48cm 우럭 포획...
연타로 4짜 한 마리 더 추가...
이제 조황엔 정말 섭섭지 않습니다.
딱 하나 부족한 게 있다면 평상 시 우럭의 강력한 입질을 못 받아봐서...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마지막이라 들른 글밭 포인트
뻘밭에 작은 돌무더기가 포인트라네요.
선수부터 진입하니 모두의 낚시대는 잠잠...
이번에 후미부터 진입...
왠지 모를 기대감...
욱! 이 강한 우럭대가 순식간에 90도로 확 휩니다.
순간적으로 낚시대를 놓칠 뻔할 정도의 강력함!
그 탄성과 함께 전해지만 머리카락을 쭈볕하게 만드는 파괴력 넘치는 떨림!
봉돌이 돌무더기를 스칠 때
준 4짜급 우럭이 차고 올라와 가운데 바늘의 미끼을 물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쳐박는 형상이네요.
그래... 이 맛이야... 이 느낌...
좋다... 정말 행복하다... 이 떨림.. 이 손맛...

쿨러를 정리해보니
우럭 4짜 1마리, 준 4짜 5마리, 3짜 초반 5마리, 3짜 미달 3마리.
이렇게 우럭 13마리가 조과의 전부였지만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낚시를 진행한 것 같네요.
물론 맑은샘님, 스카이님, 고구미님과의 즐거운 조행도 좋았지만
다들 조과가 괜찮음에도 나만 입질이 서운해
덥고 짜증나는 낚시가 진행되다가
마지막 2시간여를 내가 머릿속으로 그린 그림대로 생각한대로
그대로 이루어지며 폭발적이었던 입질이 나를 행복하게 했네요.

이 맛에 낚시대를 내려놓지 못하나 봅니다.
작렬하는 태양에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
입질도 없이 지쳐가는 낚시대를 바라보다
어느 순간 찾아오는 강력한 입질이 날 또 기다림 속에 빠지게 하네요.
서울로 올라오는 길 비록 많이 막혔지만
내일이 또 기다려지기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좋은 분들과의 즐거운 낚시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처음 같이 출조하신 스카이님도 행복하셨는지?
이상 해피피싱코리아 해피전령사 김석태였습니다.


해피피싱코리아  http://cafe.daum.net/hfkorea


Comment '5'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09.08.17 08:10
    해피 전령사님의 바다소식 잘 보았습니다..
    글 속에 숨어있는 우럭들 몇마리 제가 훔쳐 갑니다... ^^*
  • profile
    민평기 2009.08.17 10:17
    제목 보고, 꽝 조황 후에 느끼는 서정적인 조행기인 줄 알았습니다.ㅎㅎ
    손맛 잘 보고 대박하신 글이네요~~
    통통 튀는 생동감 넘치는 조행기 즐감했습니다.
    여전하시군요!
  • ?
    맑은샘 2009.08.17 14:38
    모든 것이 다 즐거웠는데...다만 한 가지.
    선실에 누우면 머리와 발이 동시에 벽에 닿아 할 수 없이 새우잠을 청하거나 비스듬히 누워 주위 손님들의 눈총을 참아내야 한다는 것.
    사무장님의 찌개 솜씨는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 ?
    감성킬러 2009.08.18 17:06
    아 별 세개에 그런 뜻이...
    맑은샘님의 답글을 보고서야 의미를 알았네요. ㅎㅎㅎ
    제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만나는 글인데, 즐낚하고 오셨네요. 축하드립니다. ^^*
    주야조사님께서 훔쳐 오신 우럭들 제 쿨러에 넣고 튑니다. ㅋㅋㅋ
  • profile
    민평기 2009.08.18 18:53
    에궁, 감성킬러님 착각을 잡아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 복잡한 세상, 신경쓸 일 많은데...
    그냥 두루뭉술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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