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 날 오후 인천권 출조배 빈자리를 확인 후 출조 결심 에약을 하고,
04시 45분 인천 연안 부두에서 5일 전에 승선한 출조점의 문을 두드려 출항하는 모 배에 몸을 의지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바다로 향한다.
수중전을 치루고 하루를 집에서 쉬면서 출조후 어수선한 짊을 정리할 여유보다는 눈 앞에 아른 거리는 넓은 바다와 낚시도중 던저주는 입감에 맛을 길드린 갈매기가 또다시 나의 마음에 애정의 눈 짖을 보내오니 나또한 몽유병 환자처럼 새벽잠을 묻어두고 사랑하는 가족이 모두 잠든 집을 나와 나만의 즐거움을 꿈꾸며 망망대해의 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갈매기가 기다리는 바다를 찾아 떠나련다.
오늘도 마눌님은 늦을 모양이다. 열심히 채비 준비 중인 내 뒤통수에 대고 일주일
동안 신종 방학이라고 낚시만 다니냐? 하고 당장이라도 한마디 할것 같아 마눌
오기 전에 부지런히 손놀림 하지만 손가락은 왜 이리 무뎌져만 가는지..
나이 탓은 아닌디... 마음의 조급함일까?
이내 원하던 채비와 준비를 끝내고 희미한 나만의 미소를 갈무리하면서 정리된 짊을 차량으로 옮긴다.
밤 9시20분! 시간은 왜 이리 안 가는지? 마눌에게서 한통의 반가운 전화가 온다.
지금 인천으로 가는데 옆 동네사는 친구가 시내에 나와 있는디 분위기 좋다고 어제 약속 못지킨 벌로 한방 쏜단다.
쩝~지난번 갔던 곳 이라는디 나보고 나오란다. 환장 허것넹, 왜 해필이면 오늘이야?
아니, 난 난난난..... 얼버무리며 새벽에 나가야만 한다는 말을 어렵게 던지고 맛난 것만 골라묵고 잼있게 놀다오라고 억지 아량을 베푼다.
마음놓고 여기저기 인터넷 검사를 하는 동안 11시가 넘어 12시가 다가온다.
늦기 전에 떠나자.
마눌에게 마음에도 없는 아량을 던져놓고 시간 기다리다가 한방 먹기 전에....
고고 씽 연안부두.....
어설픈 낚시경력을 접어두고 아직도 바다가 가까워지면 동심으로 변하는 마음을 어찌 감추랴..........
연안부두 주차장에 들어서니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낚시 가시죠? 하며 주차증을 건네준다. 네, 수고하세유, 하는 말과 함께 부두와 가까운 곳에 주차를 시키고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무얼 할까 하고 잡념에 빠진다.
간혹 왔다 갔다 하는 출조객, 차안의 답답함을 해소 시키려 큰 길로 나와 보았다.
늘어선 각양각색의 상점들 허나 깊어가는 밤에 잠에 취해 버렸나? 하나같이 어둠으로 변해 있고 낮에 걸어 두었던 네온싸인이 반짝이는 야간 업소만이 혹시나 모를
손님을 기다린다.
지난번 넷이서 출조전 시간 때우려 들어갔던 노래방에서도 네온 싸인이 삐기 역할을 하며 손짖 하는데 꾹 참고 벤치에 앉아 죄 없는 담배 불로 세상을 밝히려 한다.
길 건너 인도위에는 늦은 시간인데 저 젊은 연인들은 집에 갈 생각도 않고 신호대기 중에도 식당문(口,口)을 마주치고있넹........염병할 ....
지난날 나의 젊음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변해가는 문화와 세월이 후세들에게 가져다준 선물이라 생각하고 이내 갈증을 해소 시키려 편의점으로 들어선다.
출조점에 1빠로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차에서 짊을 챙겨 선박에 오르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험악하게 생긴 선부 아줌의 국수 묵으라는 소리가 들린다.
한입 물고 맛을 느끼는데 맛이..., 잠에서 덜깻는지 싱겁고 영~~~~차라리 라면을 주징~~
누가 볼까봐 슬그머니 괴기 밥으로 온정을 베풀고 한 모금 담배연기를 내품으면서 하늘을 바라본다. 이내 선실로 들어가 출조길에 날려버린 초저녁잠을 보충한다.
세시간여 달려온 선박에서 선장의 맨트가 날라 온다. 날씨좋고 바다상황 좋다고, 낚시준비하라고... 친절도 하시지, 괴기도, 손맛도 친절만큼 따라주면 더욱 좋을텐디 오늘은 어쩔까?
이내 준비된 출조객들은 선장의 명령에 숙련된 병사처럼 일제히 바다속으로 봉돌을 수장시킨다.
첫 포인트, 낱마리의 우러기들이 바다속이 아닌 물 밖의 세상구경을 하면서 생을 달리한다.
가엽은 우러기들! 단, 한 번의 물 밖 세상 구경에 생을 마감해야하는 목숨건 모험?
몇 번의 봉돌을 내리고 올려 보았지만 내게는 기회가 오질 않는다. 입질조차도......
포인트 이동, 또 이동하다가 여기 저기서 입질에 이어 출몰하는 괴기들.............
중간에 이슬이 한잔 생각나지만 옆 조사님이 잡아올린 캄팽이 우럭에 눈길만주고 입맛만 다신다. 이럴줄 알았으면 편이점에서 간단한 안주거리라도 집어올걸....
허나, 하나님은 내게 안주거리를 하사하신다. 제법 앙탈거리는 물속의 괴기는 물밖 세상이 싫은가보다. 폼으로 봐서 놀래미다. 사진기를 들고 어느새 뒤로 다가온 험악하게 생긴 선부 아줌은 우럭? 대답없는 내 뒤통수에 대고 하는 말이 놀씨 넹........ 누가 모라 했나? *랄여... 난, 고맙기만 헌디....,
난 속으로 감사 합니다 하고 괴기에게 절할 판인디.. 왜냐고요? 안주감 으로 우럭 보다는 통통한 놀래미가 좋은디.....
올려진 놀래미, 제법 살이 붙어 있어 보인다. 칼을 집자마자 단두질하고 커다란 두쪼각의 살점을 발라낸다. 집에서 마눌 몰래 가져온 보라색 양파를 칼질하고 발라낸 살점을 접시에 담아 쿨러속에 준비된 내용물 없는 김밥을 꺼내 놓고 옆 조사님을 부르니 기다렸다는 듯 자리한다. 종이컵에 이슬이가 채워지고 양파에 김밥 한 조각, 초장이 묻어진 놀래미 한점이....
꿀걱, 캬~~~ 육지에서 누가 이 환상의 맛을 알리요, 이맛을 어케 말로 표현하리요....
처음 먹어본다는 양파위에 초장이 묻어 놓여진 회 맛을 극찬하는 옆 조사님들...... 눈치 보며 양파로 다가서는 손길들.........
이어지는 놀래미 사냥, 우럭보다 놀래미를 겨냥한 낚시, 더러는 우럭과 함께 즐거움을 준다.
진작 이슬이 파티를 했어야 하는디....
이글을 보시는 조사님들, 내가 먼저 베풀면 안 되나유? 이슬이 고파 혼났 시유 ㅎㅎ
올라온 괴기가 작아도 사진기는 들이댄다. 선부 아줌의 사진찍는 기술이 날로 늘어 만간다.
모델료도 없는 모델한테 팔을 내밀어라, 얼굴이 안 보인다, 잘못 찍으면 선장님께 혼난다....
성질 같아서는 잡은 괴기 패대기 치고 싶은디...어찌하랴 선부아줌 목숨걸고 먹고 살것다고 험한 일허면서 혼나면 쓰것는가? 하는 생각이 뇌를 스치며 마지못해 주문대로 해줄수밖에..
선장님의 이동된 포인트설명이 나오자마자 물속에 들어간 채비에 여지껏 낚시하면서 느끼지 못한 강력한 어신이 로드를 타고 전해온다. 옆 조사님 와 소리에 이어 천천히 올리세요..
환장 허것네, 돌아가던 릴이 멈출 정도의 강력한 반발인디.. 수동으로 감아올리는 와중에 자꾸만 쳐박는 얼굴 모를 괴기를 나도 어쩔줄 모르고 있는디.......
수동으로 겨우겨우 몇 바퀴 감아올리면 아래로 쳐박고 반복된 싸움이 십여메타 앞을 두고 허전한 손기운....., 그 허탈감이라는 것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리라...아~어쩌면 나의 선상 낚시 출조의 역사를 다시 쓸수 있었을 텐디....
아쉽지만 나하고 인연이 아님을 확인하고 채비를 확인해본다. 도래에서 줄이 터졌다.
그래도 진하디 진한 손맛을 잠시나마 느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어야지......
오늘은 제법 햇빛이 제법 따사롭다. 점심도 맛나게 한그릇 비웠것다, 집에서 기다릴 마눌이 좋아하는 생선까스 재료도 충분하것다...., 우럭 매운탕거리도 여유가 있고 시간을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귀항 길에 오르겠지? 낚시대 접는 내게 밑 걸림으로 낚시대를 부러뜨린 옆 조사님이 한마디 던지신다. 그만 하시나요? 네, 시간도 별로고 이정도면 오늘 즐거 웠네요.
여기 저기 머리 돌려 눈에 뵈는 바다위의 그림자를 보면서 내일을 생각한다. 저배들의 목적지는 어디고? 또다시 이 바다위를 언제 찾아올까?
나 또한 언제 다시 이 바다위에서 저 배들을 만날 수 있을까?
부족한 새벽잠 보충에 여념이 없는 귓전에 항구 도착 10분이라는 선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하여 울려 퍼진다. 부스스 일어나는 사람들 오늘도 무사히 다녀왔다고 반겨주는 바다의 파수꾼 갈매기가 반갑다고 날개짓을 하며 재롱을 부린다.
오늘은 줄 것이 없다 다음에.... 갈매기야 안~녕
구월 초하룻날 인천 연안부두의 출조길을 갈음 하면서.....
인천에서 풍 산 올림
늘 기대에 부흥하며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주는곳...
그곳이 바다..........인듯합니다...^^
그래서 바다를 찾기도 하고요....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