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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세요 배낚시

[조행후기]
2010.07.10 19:42

조금날 조금 재미없는 조행기...

조회 수 5772 댓글 5
오랜만에 출조..
호곡~`` 갑자기 비가 오더니 한자리가 비어있다.

물때는 조금~
조금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보다 이상하게 두 글자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유는 요사이 매번 허탕을 치다보니,,
조금 잡는 날이 아닌가?? 라는 의미가 담긴 듯해서 그리 썩 좋은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무시는 나같은 사람을 꼭 무시하는 것처럼
무시때 재미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ㅡ,.ㅡ

회사 사람들이 이번에 가면 좀 잡을 수 있냐고들 한다.
나는 대뜸...조금때라 빈작은 아닐꼬에요~

흠짓~,, 아마도 조금만 잡을꺼 같아서 꽝은 아닐겁니다..라고 들었을것이 분명하다.
왜냐???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조금 무시 한객기~

처음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것이고...
낚시를 해봤던 사람들은 사리와 조금을 가려가며 출조를 할것이다.

더 나아가 탑 클래스에 있는 둘리님 같은 분들은
물의 고저도 보고 물때시간까지 사전에 다 파악하고 출조일짜를 잡기까지 하니
참 대단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쓸쓸히 새벽길을 음악을 들으며 나선다.
아침을 먹지 않는 나로서는 한시 반에 출발을 해도 세시까지는 도착을 할 수 있기에
잠은 못 이루더라도 느즈막하게 움직일 수 있어서 새벽출조가 마음에 든다.

세시 정각에 도착하니 벌써 절반이 넘는 분들이
낚시점의 문앞에서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번 출조에 초보 조사와 같이 낚시를 해서 줄이 엉켜 그날 꽝을 쳤고
또 어떤분은 옆에서 줄을 풀며 낚시를 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라고 하신다.

나도 처음엔 그랬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혼자 출조를 감행할 만큼의 스킬이 없을적이 있었고

혼자서 출조하는것이
특히나 먼 침선 같은 낚시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고
모든 상황을 대처할 만한 능력이 되지 못하면 어렵게 출조한 다른 분들의
낚시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본다.

나도 다른분들 따라 다닐때가 엊그제였는데
이젠 그 어떤 낚시라고 해도 내가 가고 싶을때 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나도 남들이 보면 고수의 반열에 든것이 아닌가 싶다^^;;

출항을 하려고 보니
온 바다에 안개가 자욱하다. 어제도 안개 주의보로 인해
오전 7시에 출항을 했다고 하니...앞으로 3시간동안 기다려야하나??

오전 8시 반이 물이 바뀌는 타이밍이라
하루의 모든것이 오전 이른 시간에 정해질 것 같은데
출항이 늦을꺼라 하니 또다시 조금이라는 의미가 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한다.

날렵한 어부매듭으로 후다닥 일을 치르고 나니
거의 대부분의 조사님들이 채비를 하고 계신다.
어부매듭... 이런 신공을 개발하신 어부님들에게 감사할 따름~^^

잠을 아예 못잤으니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는 생각에
선실에 누웠더니 조금 있다가 배가 달리기 시작한다.

헉~,, 하지만 MP3의 볼륨이 16인데도 잘 들리네??
내가 아는 이배는 볼륨 최대 20을 해도 안들려야 정상인데
아마도 서행을 하면서 출조를 하는것을 보니 안개가 자욱한 모양이다.

8시 가까이 되어서야 엔진 소리가 줄어든다.
참 신기한것은 아무리 코를 골며 자던 분들도 엔진 소리가 줄어드는 순간에는

모두들 똘망똘망하게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난다.
군대의 기상시간보다 더 군기가 든 모습들~

첫 입수에 바닥에 걸려 채비를 날려먹었다.
이런~,,, 내 팔자가 늘 그렇지...

두번째 포인트에서도 연신 바늘이 걸려 힘 한번 못쓰고 헤매고 있다
그래도 한쪽 라인 모두가 전멸이라서 위안이 들기는 한데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입질을 받지 못한다.

어느덧 11시가 다 되고 있는데 입질 두번 받고 바늘은 매번 떨어져 나가고

옆에분께서 술이나 한잔하고 오늘 낚시 접지요??
나도 그럴까?? 조금때 완전 꽝이라니...

그래도 다른 분 말씀이 하루종일 꽝이었다가
들어가기 30분전에 그날 쿨러 조황을 한 적도 있다는 말에

낚시대는 그냥 두고 술을 한잔씩 하다보니 입질이 오기 시작한 모양이다.
좌측 선수부분에 있던 초보 부부 조사님들이 연신 잡아내기 시작한다.

그것도 4자로 세 쌍걸이... 우리쪽은 연신 바닥에 걸리고
입질이 없다보니 감을 완전히 잃어버린듯한 느낌이다.

1.5미터 장애물에,,,
바닥을 찍고 고패질을 할 것인가? 아니면 1.5미터를 띄울것인가?
그도 아니면 2.5미터를  띄워서 하단 바늘이 50센치를 띄우게 할 것인가??

결론은 높이에 1미터를 추가했던 내 판단이 옳았다.
밥을 먹기 직전부터 입질을 받기 시작하고
옆에 분들에게도 알려드렸더니 같이 잡기 시작한다.

프** 선장님~,,
조과가 안 나오니 오후 5시가 넘어도 포기할 생각이 없으신 모양이다.
씨알 좋은 넘 7마리 정도 담고 나니 마음에 평안함이 밀려온다.

그것도 점심때부터 잡았으니
낚시를 접고 술을 한잔 할까 했었는데 오후에도 고기들의 입질이 이렇게 있다니~
나로써는 생소한 상황이고 끝나기 전까지는 포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묵직한 낚시대의 출렁임..4자 3자 쌍걸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손맛... 역시나 바다는 나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알 수없는 무엇인가를 한없이 베풀어주는 느낌이다.

근해 침선이라 돌아오는 시간도 2시간 안팎이라 이런 점은 마음에 든다.
돌아오는 길에 둘리님이 만나자고 하신다.

얘기를 들어보니 입질은 무지 받으신 모양인데
깔따구 몇마리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아~ 이쪽도 꽝이구나.

내가 있는 곳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으니
만나서 저녁을 먹고 올라가자고 하신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계산기가 뚜드려진다.
물욕이 없는 나이지만 세명이서 꽝인데 외면할 수도 없는일,,,
나눠주다보면,, 앞집, 형네집, 울 집~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답이 안나온다
낮에 낚시를 접을려고 했던 기억은 어디로 가고~

세명이서 온다고 하니 빨리 여길 떠야겠다는 생각만 들뿐~``
잡히면 죽음이다 라는 생각만 든다.

무지 피곤해서 바로 올라가야겠다고 얘기하고 눈썹이 휘날리게 달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둘리님께서 잡은 농어를
나에게 주려고 그곳으로 왔다가 다른 분을 주고 가신 모양이다.

모든 분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는 이유를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다.
뭐...나도 기술이 좋아 많이 잡으면 베푸는 미덕을 발휘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이 모양인가 보다.

농어 낚시를 거의 꽝을 치셨는데도
먼 길을 와서 고기를 주려고 했다니~

정말 둘리는 파충류가 아닌
인간에 가까운 분이라는것을 그날 제대로 알게 된것 같다.

===================================================
아직까지는 활성도가 뛰어나지는 않아 보입니다.
4자들도 거의 입 주위에 걸려서 꼭 놀래미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만큼 바늘털이에 빠지기도 하더군요.

깊이 물어서 바늘빼기가 힘든 경우가 거의 없더라구요.
이번주중 다시 한번 출조하여 제대로 된 조행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Comment '5'
  • profile
    이어도(강인병) 2010.07.10 21:32
    프롤로그님.
    침선낚시의 특징은 역시나 짧은 시간동안 폭발적인 입질이죠..
    씨알좋은 놈으로 7수를 하셨으면 대성공에 가깝죠..^.^;
    프**호 선장님..고기안나오면 밤새울 기세로 집중하시죠..ㅎㅎㅎㅎ
    나중에라도 손맛 보셨으니 나름 즐낚은 되셨겠네요..
    침선에서 남들은 다 잡는데 자기만 잡지 못한 다면 분명 어딘가에는
    답이 있겠죠..그런것을 빨리 파악하시고 대처하신 결과라고 보입니다.
    재미없는 조행기가 아니라..소박한 조행이가 맞는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 ?
    감성킬러 2010.07.10 23:38
    <정말 둘리는 파충류가 아닌
    인간에 가까운 분이라는것을>에서 빵!!! 터졌습니다.
    프롤로그님~ 안녕하시죠?
    지난 5월의 만남이 무산되고 조행기로 만나 뵙게 되네요.
    이야기의 흐름이 뭐랄까 뚜렷한 줄기를 세워두고 곁가지들을 따라 돌다보면 어느덧 원래의 줄기로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전체의 구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힘든 일인데, 그런 느낌을 받네요.
    둘리님이야 워낙 정평이 나 있는 파충류(??? ㅋㅋㅋ)라 제가 부언하면 오히려 둘리님께 역효과가 날 것 같아서 패~~스 하구요.
    끝까지 포기하시지 않았던 건 제 생각엔 낚시에 대한 '예의' 같습니다.
    말도 안되는 느낌이긴 하지만, 낚시가서 뭐 할 게 있나요?
    오로지 즐낚하는 게 최선이죠.
    조금 물때에 많이 재미있는 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 ?
    무상천 2010.07.11 20:42
    프롤로그님, 글의 분위기가 참 정겹습니다.
    저는 침선은 완전 쥐약인데... ^^
    그래도 끈기있게 하시니 훌륭한 조황을 얻으셨네요. 축하합니다.
  • profile
    블루(유지영) 2010.07.11 21:11
    둘리님은 천사표가 맞는것 같네요..^^
    함께 동행 출조하는 조우이지만
    잡일은 도 맡아 하네요..*^^*

  • ?
    프롤로그 2010.07.13 21:42
    사내에서는 로그인이 잘 안되는터라...
    지금에서야 글을 씁니다.
    이어도님..감킬님..무상천님..블루님..~
    저는 매번 감이 좀 늦거나 늘 어설픈게 단점이라서^^
    제 글을 많이 이해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직도 낚시를 알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만
    이곳에 계신분들의 글들을 유심히 보고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직접 겪어보면서 모자란 부분들을 메우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언제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좋은 글,,, 좋은 댓글들을 달아주시는
    선배님들을 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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