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바다에 있다.
햇살은 너무 따사로워 두꺼운 외투 벗어 던진 지 오래이고
청명함이 극에 달한 하늘은 푸르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다.
가끔 햇살을 사알짝 가려주는 뭉개구름이 정겹다.
합사줄 가로누운 바다는 코발트색 진한 물감으로 찰랑거리고
전동릴 풀려가는 소리가 정겹다.
그리고 끝이 없을 것 같은 기다림...
맨바닥의 암반인가 통통거림이 손끝에 전해지고...
그럴 때마다 릴뭉치는 한바퀴 한바퀴 돌아가고 그리고는 곧 생명의 꿈틀거림을 기다린다.
뚜~뚜우~~~
하아! 나도 몰래 나오는 한숨... 포인트를 벗어났나보다.
빈채비 회수하는 맘은 누구라도 그렇듯이 늘 아쉽지만
이번엔... 이번엔...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몸의 감각이 다시 일어선다.
뚜~~~
깊은 심연을 여행했던 봉돌은 아직 차가움을 느끼게 하지만 내겐 이마저도 희망이다.
설레임을 담아 다시 바다 깊은 곳으로 끌려 내려간다.
툭~~~
스르륵... 늘 하던 대로 텐션을 유지하면서 한 바퀴 릴뭉치를 감아본다.
순간!
눈이 불이 번쩍 튀는 것 같다. 헉!
쿡쿡 처박는 초릿대가 심상치 않다.
지금 이 순간 내 손 끝에 전해지는 이 떨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아니 온 몸으로 퍼져 짜르르 전해지는 이 것...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투두두둑... 아니야 이건 약한데...
우둑 우둑... 아니야 이것도 아니야...
쿡... 쿡... 아니야 이것도 아닌데...
암튼 꾼들은 알거야! 이 느낌! 이 떨림!
초릿대는 이미 90도로 꺽어져 연신 꾸벅거리고...
내 가슴은 새색시 첫날밤처럼 마냥 벌렁벌렁... 숨을 쉬기도 버겁다.
이 쿡쿡거림... 내 경험 상 분명 쌍걸이 아니면 세쌍거리가 분명하다.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동시에 먹이감을 향해 달려들었나 보다.
그래도 내 맘 속에서는 이 내 과거 경험은 무시하고 싶다.
쌍걸이 아니길... 세쌍거리가 아니길...
이 묵직하게 쿡쿡 쳐박음은 분명 6짜 그것의 몸부림이야!
제발 이 몸부림이 더 이상 리듬을 타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사무장님, 뜰채 준비해줘요!!!!!
뭔지 몰라도 분명 커!!!!
수면에 거무티틱하게 뭔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훕! 우러기 맞다! 와우! 6짜다!
수면을 박차고 얼굴을 드리미는 이 놈은 거의 괴물 수준이다.
흡! 또 있다. 비슷한 거이 하나 더 달려 대롱거린다.
준 6짜!
온 몸에 털이란 털은 모두 곤두서있는 것 같다.
뱃전에 올라선 놈들은 보고 나서야 비로소 숨이 쉬어진다.
하아! 한숨인지 안도감에 몰아쉬는 숨인지 나도 모르겠다.
지금 딱 이 순간은 마구 기쁘지도 않다.
그저 멍하다.
아무 생각이 없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손은 담배갑을 찾아 여기저기 호주머니를 기웃거린다.
이 찰라의 시간이 지나자
주위의 축하소리와 환호와 카메라 셔터음이 내 귀에도 들리기 시작한다.
감사! 감사! 땡큐베리감사!
눈이 스르륵 떠진다...
벌써 2년여의 시간이 흐른 것 같네요.
이내 내 손가락은 다시 인터넷바다의 조황을 찾아 예약란을 돌아다닌다.
이번 토요일은 어디루 가야 하나???
허... 참...
갈치이후 한번도 못뵌것 같네요...잘계시죠..
조만간 동출함 하시죠....스르륵 세월은 정말 빨리 지나는것 처럼 느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