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진눈개비가 내리는 내리막 길에서 미등도 켜지않고 달리던
막강의 포크레인과 누가 더 쎈지를 시험했더랬죠~~
뒷부분 족히 십센치 두께의 철판을 가격하던 날~,,,
그것도 23년 운전중 딱 하루 안전띠를 안 맨 그날
핸들밑으로 무릎이 들어가는 바람에 6년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 상태가 메롱입니다.
우연인지 불행인지…역시 세상은 참 오묘하다~ 뭐 그런 얘깁니다.
조행기가 아니라 주행기가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쿨럭~
요즘은 왼쪽 고관절이 아파서 잠도 못 이루고 뒤척일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하루 병원가서 쉬느니 낚시라도 하고 오면 더 좋아질꺼라는 주문을 걸고
새벽에 홀로 출조를 했습니다.
출조날짜를 미리 정해서 가면 기대만큼 실망이 컸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사전 준비없이 출조를 하면 당연히 더 나은 일들이 생길 것 같아 가볍게 출발을 했었지요.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도 춥고 바람도 꽤 불더군요.
그래도 선상낚시 십년이 되어가는 나름 수준급의 조사라는 제 자신을 믿고
이제 무거운 가방들은 다 놓고 낚시대와 릴을 연결해서 들고 채비는 대충 주머니에 넣고
아이스 박스 하나만 들고 다니려고 갖가지 묘안을 짜고 다닙니다.
지하 이층에 차를 대놓고 낚시 가방을 어깨에 메고
반대편으로는 보조가방 또 한손에는 얼음든 쿨러를 잡고 걷다보면
낚시가방이 구명복에서 흘러내려 팔뚝에 걸려 질질 끌려가듯 걸어가다 서서 다시 메고
가다서다를 반복했었지요.
그래서 금일은 가볍게 가리라 마음을 먹고
이것저것 줄여보려고 주섬주섬~,, 챙기고 있는데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지요.
이넘의 봉돌들~,,, 이걸 몇 개를 가져가야할까?? 고민이 생겼습니다.
잘 될때는 하루에 한 개도 안떨구고… 좀 걸린다 싶으면 서너개 정도~
한 개가 375g이니 열개면 거의 4킬로에 가까울테고
이넘도 줄여보자~,, 그래서 9개를 가지고 출조를 했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지만 9개도 적은 양이 아닌걸 아실껍니다.
첫수부터 침선에 걸려 봉돌만 빠지고 더블 스냅도래에 문제가 있는감??
힘도 별로 안들어갔는데 도래가 터지고 걸렸다 싶으면 봉돌만 떨어지고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괘념치 않고 터진 도래를 플라이어로 오므려서 다시 투입~
고기는 안 나오고 속물이 심해 수심체크하다가 침선에 걸리기를 계속~
다시 바늘떨어뜨리기를 하다가 보면 채비만 가볍게 올라오고~ @.@
한시간도 안되어서 다섯개를 날려먹고보니 안되겠다 싶어 도래를 바꿔서 해봤지요.
이번엔 침선에 제대로 걸려서 도래 중간부위만 남고 떨어지고…
열시반에 봉돌이 2개가 남더군요. 우째 이런일이~
물론 하다가 봉돌이 모자르면 옆에 분들께 어~`` 내가 봉돌을 모르고 안가져왔네??
이러면서 굽신굽신하면 뭐 한두개 정도는 얻는건 문제가 아니지만~
그래도 준비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 취급을 받을까 봐서리~,,,
침선 2.5미터… 4미터를 올려도 걸렸는데
(속물이 심하게 가다보니 수심 표시와는 다른 상황이었지요)
도래들이 소금에 절여져서 제기능을 못하는것이라 생각되어 이때부터 고패질을 시작했습죠.
그것도 침선에서 고패질이라~,,, 제 심정을 누가 아실려는지~.
봉돌에 여가 닿아도 팍~,, 2미터 이상 들고..뭐가 닿는 느낌만 들어도 바로 쭉~~`` 들고
뭐~,, 그렇게 하니까 걸리지는 않더군요. 그대신 고기도 없공 ㅡ.,ㅡ
봉돌 두개로 하루를 버티는게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걸려서 돗대만 남는다면~,, 거의 패닉모드로 접어들꺼 같아서리~
가끔 옆에서 바닥이야..바닥~,,
이런 소리를 들으면 한번 재빠르게 내렸다가 올리기를 반복하고
그러던중 침선에 걸려 바늘떼기의 임무를 완수하고 올라오는봉돌을 보노라면
묵직한 우럭이 올라온 것 마냥 기분이 흡족하더군요.
역시 바늘만 잘 떨구고 돌아왔구나~,,이쁜넘~``
그리고 다음 투입시에는 반드시 쇳덩이에 뽀뽀를 한번 해주고 투입을 시켰습니다.
믿고 있던 그넘~,,밥먹고 바로 나와 던졌던 그넘은 다시는 돌아오지를 않았더랬죠.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서..어쩔 수 없이 안전 모드로 낚시를 하기 시작했지요.
내려도 안잡히는데 올린다고 누가 뭐랄꺼도 아니공~
그때부터 편안함이 몰려오더군요. 옆에 분들 침선에 걸려 줄 끊는 사이
저는 그때가 담배타임 내지는 캔맥주 마시는 시간~,,
나는 안걸리니까 몹시 흡족했습니다. 봉돌 하나에 천원인데 돈 굳었다~
철저한 경제의 논리를 내세워서 나의 판단은 옳았다~,,,
그렇게 낚시를 하다가 낚시끝~,,,하는 소리와 함께 철수를 했습니다.
조과는 우럭 25센치 한마리~
울 배에서 총 열마리가 넘을까 말까~,,그 정도의 조황이었으니
한마디로 조과는 얘기를 안해도 아실겁니다^^
나름 조황이 안좋다보니…
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즐기기 위한 낚시를 하러 왔다 생각하니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눈을 돌려 먼 바다를 바라보고 회사에 관한 생각
내 인생에 대한 자문도 해보고 또 앞으로의 제 인생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맞기는 맞는가 봅니다.
조황은 꽝이었지만 낚시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지고 낚시가 곧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피곤함도 잊다보니 다음날 피로의 여파가 전혀 몸에 쌓이지 않다는게
정말 이상할 정도였고 몸에 부담도 훨씬 덜 했습니다.
일단 집에 와서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저번 출조땐 11마리를 잡았으니 거의 배에서 장원에 해당했었지요.
이번에는 한마리지만 ㅡ,.ㅡ;;
쿨러 뚜껑을 열기전 식구들을 모아놓고 세수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침을 튀겨가며~``
대꾸를 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먼저 선공이 몹시~ 중요합니다...
이틀전 진도 7.4의 대지진 버금가는 지진이 일본에서 일어나
고기들이 징조를 알고 입을 다물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올해 하도 추워서 서해안 남해안 양식 우럭들이 다 얼어죽었고~
결국 지금 먹는 우럭은 귀하디 귀한 어종이며 육질도 최고다~
기대와 흥분의 눈빛을 피하며 퍼런 비닐에 쌓인 우럭 한마리를 꺼내놓고
명절날 백화점에서 파는 조기라 생각하라고 하고는 싱크대에 귀하게 내려놨습니다.
아파트 장터에 우럭이 보였다느니 어쨌다느니 하기에
작년꺼 양식을 얼렸다가 해동해서 파는거라는~``
제가 얘기해 놓고도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맞아 죽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깁니다. 흠~
낚시~,, 어찌보면 골프다음으로 일회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입니다.
적지 않는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슴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한 기대치에 못 미친다면
언제나 낭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들어간 비용 대신 고기를 사다가 집에서 먹으면
배부르게 먹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봅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요근래 몇몇 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다 보니 같은 내용이라도 받아들이는 부분 또는
이해하는 기준이 다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장사의 기준은 당장의 눈앞의 이익보다 사람을 사는것이라 했으니
그 기대치에 못 미치는 사람들은 자연히 소외되겠지요.
사람을 살 수 있는 선사로 거듭나게 만드는 일에도
우리 조사님들에게 일정부분 역할의 몫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조행기라고 글을 쓰지만
꽝 조황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편해지고 낚시가 즐거워 진다라고 했을 때~,,
어떤분은 그 돈이면 집에서 고기를 스무근을 구워서 먹을 수 있다.
또 어떤분은 돈이 남아도는가 보다 내지는 표현은 안하더라도 기분 나빠하실 분들도 계실겁니다.
조황이 좋지 않더라도 기분 좋은 생각을 한다면~```
조황이 좋지 못한 선사도 마찬가지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고생한 조사님들을 위해서
배를 대는 일, 새로운 포인트를 개척하는 일등 더 나은 서비스로 다시금 조사님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드는 일에 고민을 해야겠지요.
고기를 못잡아도 최선을 다해 주시는 분들은 굳이 말을 하지 않고
감추려고 해도 사람들의 눈에 다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런 곳만 찾아 다닙니다.
그래서 못 잡아도 늘 즐거운 마음으로 꽝을 쳐도 조행기를 올립니다.
돈이 많아서도 아닌 그저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바다를 한번 보고 초릿대를 응시하며 고뇌하는것을 좋아라 합니다.
조사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노력해 주는 선사들이 많이 생겨 났으면 싶고
어획량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도 이해하시면서 낚시를 한다면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서로가 한번더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더욱더 즐거운 낚시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