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진도로 침선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영등철을 벗어난지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수온은 우리 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상승이 더디게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아니 수온의 상승이 더딘 게 아니라 제 마음이 급하기만 한 건가요?
첫 번째 포인트에 도착하면서 채비를 준비했습니다.
변함없이 80cm 단차에 3단 채비. 봉돌은 기둥줄에 어부매듭법으로 직결을 하고, 가지줄의 길이는 65cm, 바늘은 지누 10호(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감성돔 바늘 중 가장 큰 싸이즈입니다.), 목줄은 나일론 6호로 구성했습니다.
오전 무렵에는 빨간색 계열의 웜에 반응이 좋았던 경험이 늘 빨간색을 먼저 빼들게 만듭니다. 이 경험치도 사실은 좀 의문스럽습니다.
‘데이타’란 것이 그 가치를 가지려면 이론적인 증명 못지않게 검증 방법의 절차 역시 과학적이어야 하기 때문인데, 몇 번의 제 경험만으로 ‘빨간색’ 계열이 오전에 잘 먹히더라는 주장을 펼치기엔 어딘지 많이 미흡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동일한 조건에서 흰색 웜은 물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누군가 제게 한다면, ‘해보진 않았는데, 하여간 빨간색이…’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빨간색으로 입질을 받아낸 그 순간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흰색 웜을 썼다면 입질을 받아내지 못했을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만, 검증을 하지 못한 거죠.
첫 침선에 닿자마자 선수(船首)에서는 초릿대가 춤을 춥니다.
이 순간을 겨우내 애타게 기다렸던 거 였습니다. 닿는 순서대로 입질이 들어오는 걸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럭이 제대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침착하게 제 낚시자리도 포인트에 닿길 기다립니다.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최초에 선택했던 빨간색 미노우 웜이 우럭의 눈에 거슬리지 않았나 봅니다. 8:2 액션의 초릿대 끝이 경쾌하게 움직이면서 입질을 따라갑니다.
침선의 높이를 염두에 두고 천천히 만세를 부르면서 밑걸림을 피해 갑니다.
침선 진입 직전에 바닥에서 들어왔던 입질이라 씨알이 제법 쓸만합니다.
포인트에 닿는 쪽은 어김없이 입질을 합니다. 생미끼에도 웜에도…
좋은 계절이 온 거겠죠.
웜을 주(主) 미끼로 선택한 후에는 침선낚시가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웜 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게 생겨나고, 물속에서 미노우 웜이 조류를 타고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상상이 즐겁습니다.
혹시 이 좋은 계절을 맞아 바다로 가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미노우 웜, 그럽 웜 몇 가지는 꼭 낚시 가방에 챙겨가 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의외의 소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늘 즐낚 이어가시구요~~~~^^*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요즘 감킬님은 감킬님이 아니고 길동킬님인가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