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미녀(美女)라고 불리우는 참돔…
선홍색의 몸체에 에메랄드를 뿌려놓은 듯 황홀한 자태는 미녀라고 부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타이라바 낚시가 최초로 모습을 나타내었을 때는 솔직히 시큰둥.
별 감흥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참돔의 멍청함(?)이나 군집성이 싫었던 게 그 이유.
갯바위 참돔 찌낚시 마니아들이 들으면 펄쩍 뛸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성돔 낚시를 하면서 미끼가 바닥에 미처 가라앉기도 전에 예신(豫信)도 없이 총알같이 찌를 가져가는 참돔의 무모(?)한 입질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일면 이해가 될 법도 한 일이다.
대상어종이 아닐 경우, 맛있고 비싼 고기는 ‘손님 고기’라는 점잖은 이름으로 부르면서 대우를 해주지만, 맛도 별로고 너무 흔하게 나와 귀찮기만 한 녀석들은 싸잡아서 ‘잡어(雜魚)’라고 부르지 않던가.
감성돔 찌낚시에서의 참돔 역시 영원한 ‘잡어’였다. ㅋㅋ (참돔양~~ 미안~~~ ^^::)
선상낚시를 시작한 후 참돔 타이라바 낚시는 묘한 고민을 가져다주었다.
‘잡어’를 잡아, 말아…
고민의 시간을 길게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
재미없는 낚시란 게 어디 있던가.
계절별로 활성도가 높은 어종을 선택해서 꽝의 부담을 줄이고 손맛, 입맛, 눈맛을 충족시킬 수만 있다면 ‘잡어’인들 어떠랴.
더군다나 초경량의 참돔 타이라바 대와 베이트릴로 중장비(?)의 부담을 벗어 던지는 ‘가벼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지는 손맛은 커다란 매력이다.
올해 두 번의 참돔 사냥은 처참한 성적이었다.
참돔 시즌 초반의 낚시 방법을 미처 숙지하지 못하고 교과서적인 방법을 들이댔다가 연패(連敗)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고… 이 두 번의 실패는 참돔 타이라바에 임하는 내 자세를 바꾸어 놓았다.
다이와의 참돔 타이라바 로드 중 가장 연질인 Bay Jigging 63B를 선택해서 입질 초반 참돔의 경계심을 줄여내고, 완전히 대를 가져갈 대 까지는 절대로 챔질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몇 번이고 되뇌어서 마음가짐을 최면 상태로 만들었다.
정통 루어꾼들이 뭐라고 하든 말든, 갯지렁이를 풍성하게 끼어 시각, 후각을 더욱 강력하게 자극하려는 시도를 망설일 이유도 없었다.
전날 임원항 대구낚시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지만, 바다는 여전히 기분 좋은 모습으로 나를 반겨준다. 어쩐지 느낌이 좋다.
다시 만난 OOOO호의 젊은 선장님은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 정(情)을 담아 낚시 방법을 설명하고, 옆자리의 손님이 연달아 세 번씩이나 바늘이 벗겨져 참돔 랜딩에 실패하자 릴링 중 펌핑(낚시대를 높이 들어 올리는 동작) 금지령(?)을 내리시신다. 펌핑 후 대를 아래로 내릴 때 생기는 유격을 없애라는 충고…
여기저기 굵은 씨알의 참돔들이 모습을 나타낸다. 지난번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개체와 씨알이다. 입질은 여전히 바닥권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한번에 타이라바를 훅 가져갈 정도로 강력한 입질도 만날 수 있었다,
토독토독~~ 마치 노래미가 미끼를 끊어 먹고 들어오는 입질을 만났을 때, 대를 치켜드는 등 로드의 움직임을 주는 건 절대 금물이다.
‘제물걸림’이 되어 대 끝을 가져갈 때까지 꾹 참아야 참돔을 만날 수 있다.
참돔을 거는데 성공했으면 천천히 베이트릴의 핸들을 돌리면서 수평으로 감기만 하면 된다.
어느새 인가 뜰채를 들고 서있는 선장님을 볼 수 있다면 대성공~~~
조경(潮境) 지대에 잔뜩 떠있는 쓰레기더미가 결국 사고를 불러왔다.
밧줄이 두 번씩이나 스쿠류에 감겼던 것.
우럭 침선낚시처럼 정교하게 포인트에 접근할 필요는 없을지 몰라도, 참돔 역시 분명히 나는 자리가 있다.
스쿠류의 밧줄을 제거하느라 허비한 시간 때문인지, 선장님은 도무지 회항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계속해서 낚시를 독려하며 구수한 이야기꽃을 피워 나가는 동안 60cm가 넘는 참돔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까지가 이번 참돔 사냥의 피날레~~~
한얼님과 함께 했던 홍원항 미녀와의 바다 여행 …
바닥권에서 입질이 들어올 때의 감각을 완전히 익혔던 게 커다란 수확이었다.
30일 활성도가 더 높아져 있을 홍원항 참돔의 기대가 더 커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