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우연히 민어도 낚시로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어느 배가 출조를 하는지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보이지가 않네요. 아마도 인터넷에 조황을 안올리는 것으로 생각되어 일단 포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11월쯤 우연히 선장님 사모님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발견하여 연락이 되었습니다. 여름고기니 여름에 전화해서 예약 하라 합니다. 이것저것 여쭈어 보고 여름에 다시 연락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여름이 왔습니다! 어부지리에서 공개적으로 인원을 모집하였습니다. 총 5명... 저랑 영광감시님, 바담이님, 강산해님, 남동풍님 이렇게 5명이 출조 하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미끼인 혼무시(참갯지렁이)를 1.5kg 구입하려 하였으나 모자를지도 모른다는 조언에 2kg을 구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너무 많이 준비 했습니다. 1인당 300g 정도면 부족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쿨러에 넣어 놓고 조금씩 꺼내서 사용해서 남은 것들이 상태가 좋습니다. 남은 것은 선장님 다 드리고 왔습니다. ^.^
토요일에 일이 끝나고 집으로 와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맥주, 복분자주, 편육, 족발을 간식거리로 준비를 했구요 점심으로 컵라면과 김밥을 준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배가 출항할 때 물 끓일 것을 가져가지 않아서 컵라면은 못 먹었습니다...ㅜㅜ
낚시대를 어느 것을 사용해야 되는지 몰라서 집에 있는 낚시대를 종류별로 두어대씩 챙기다 보니 아홉대를 챙기게 됐습니다. 거기다 뜰채까지... 막대기만 10개.... (배에 뜰채가 없어서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합니다.)
저녁 10시 30분쯤 집에서 출발 하였습니다. 같이 가시기로 한 분들을 픽업하고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시간 계산을 한 시간 정도 잘못해서 초반에 너무 천천히 가는 바람에 목적지에 30분 늦게 도착하였습니다. 선장님이 5시까지 오라 하셨는데 5시 반입니다. 서둘러 승선 명부를 적고 봉돌과 구슬을 구입하였습니다.
출항 하여 한 20분쯤 나갔습니다. 닻을 놓는 게 아니고 부표에 배를 고정시킵니다. 선장님이 배를 움직이시고 영광감시님이 부표를 잡아서 배에 묶는데... 아주 잘하십니다. 천직이신 듯...ㅎ.ㅎ
드디어 배가 고정이 되고 낚시를 시작하라 하십니다. 선장님이 제가 가져온 낚시대들을 보시더니 참돔 찌흘림용 2.5호대가 그중 제일 났다고 하십니다. 원래는 3호 원투대나 돌돔대가 가장 좋다고 하십니다.
바늘은 22호 우럭바늘을 가져갔는데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하십니다. 심지어는 26호 우럭바늘도 사용가능하다 하십니다. 너무 작은 바늘은 민어가 깊숙이 삼켜 내장에 걸리게 되는데 올라오다 내장이 입으로 나와서 찢어지는 경우가 있어 고기를 놓치게 된다 하십니다.
저는 혼무시를 바늘에 끼느라 낑낑대고 있는데 옆에 있는 영광감시님은 조그마한 막대기 같은걸 이용해서 아주 쉽게 잘도 끼웁니다. “어이 아자씨 나도 좀 끼와주라~~” 영과감시님과는 갑장이라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래 그럼 사부로 모셔” “오케이, 사부야 빨랑 쫌 끼워주라~~ㅋㅋㅋ”
사실 영광감시님은 원투낚시도 많이 해봤고 갯바위는 돌돔까지 두루 섭렵하신 분입니다. 저야 선상 낚시만 주구장창 했으니 지렁이 끼는 것도 서툴고 캐스팅하는 것도 서툽니다. 초릿대 끝을 보고 입질을 파악해서 챔질을 해야 한다는데... 이것도 서투내요... 계속 딴짓하다가 옆 사람이 초릿대 흔들린다 이야기 해 줍니다.
우럭대에 우럭 채비를 하여 내렸습니다. 맨 밑에 지깅메탈 400g을 달고 바늘에는 혼무시를 끼웠습니다. 당연히 던질 엄두도 못 내고 수직으로 내렸습니다. 선장님 말씀이 가능하다 하십니다.
앗 입질이 옵니다. 근데 어렵게 캐스팅해 놓은 대가 아니라 수직으로 내려놓은 우럭대입니다. 살짝 챔질을 하고 올리는데 저항이 아주 약합니다. 올려보니 딱돔입니다. 금풍생이라고도 하고 샛서방 고기라고도 한답니다. 고기를 구워놓으면 너무 맛이 좋기 때문에 본서방은 안주고 숨겨 놓았다가 샛서방만 준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나 뭐라나...^.^;;
우럭대로 된다면... 타이라바를 꺼내 들었습니다. 물돌이 시간이 지나서 물발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서 120g을 꺼내들고 운용을 했습니다. 역시 민어는 안보이고 딱돔만 나옵니다.
딱돔을 3-4마리 잡았을까? 갑자기 영광감시님이 벌떡 일어나더니 챔질을 하고 릴링을 합니다. 휨새로 봐서는 글쎄 싶은데 민어라고 확신을 합니다. 올려보니 역시 민어가 맞습니다. 한 40정도 되어 보이는 조그마한 사이즈입니다.
저도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해보지만 딱돔만 주구장창 올라오고 민어는 입질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물살이 세어집니다. 채비를 아무리 무겁게 해도 소용없이 떠내려갑니다. 선장님 말씀이 두 시간 정도는 낚시가 되지 않을 거라 하십니다. 그래서 차라리 항구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자고 하니 그럼 물살 때문에 부표가 보이지를 않아서 배를 고정 시킬 수가 없다 합니다.
영광감시님이 잡은 민어를 회를 떠서 먹었는데 부레가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대략 두어 시간 지나자 물발이 약해집니다. 다시 딱돔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구요 영광감시님이 60정도 되는 민어를 올렸습니다.
거의 낚시가 끝나갈 무렵 영광감시님이 다시 민어를 걸었습니다. 낚시대가 활처럼 휘는 것을 보아서는 80-90 이상 되는 대물입니다. 다들 구경하고 난리가 났는데... 봉돌까지 물위로 올라왔는데... 그만 원줄이 터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원줄이 터지는 순간 영광감시님에게 전화가 왔는데 벨소리가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 중에서”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입니다. 아주 타이밍 끝내주는 배경음악이었습니다....^.^;;
일행 중에 원투낚시를 해본 사람은 영광감시님이 유일했습니다. 확실히 원투 낚시도 해본사람이 잘 한다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캐스팅하는 낚시에 입문을 해봐야 되겠습니다.
총 조과는 영광감시님 민어 두 마리, 각자 딱돔 7-8마리정도입니다.
올라오는 길은 영과감시님과 바담이님이 운전을 해주셔서 저는 쿨쿨 자면서 편하게 왔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많이 탔습니다. 배에 우산을 가지고 승선했는데 어찌 하다 보니 사용치 않았습니다. 캐스팅 후에 우산을 걸치고 앉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랬습니다. 그리고 딱돔... 샛서방 고기 맞더라구요...^.^;;
8월7일 재도전 해보려고 합니다. 너무 아쉽내요... 조금때라 낚시 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자세한 내용의 조행기를 볼 수있었는데 말입니다..ㅎㅎ
정말 아쉬운 하루였겠습니다.^^
타조님글 잘읽었습니다.
덕분에 6일날 조과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