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나면 고기가 그렇게 많이 잡힌다는 전설의 섬,
황금어장 - 만재도(晩才島)입니다.
그렇게 육지와 멀리있는 까닭은 끝까지 숨기고 싶은 눈부신 아름다움 때문이랍니다.
원시의 자연림,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삶의 원형이 살아있는
신비의 섬이라고 전해지고 있지요.
임진왜란이후 선조의 독정에 의병장들이 숙청을 피해 이 곳에 온 고경명장군의
후손들이 태도와 만재도에 많이 기거하면서 高氏들이 많이 정착하고 있답니다.
한달 이상의 고통스런 금단을 이겨내고 드디어 출격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걱정입니다.
타조님이 고쳐주신 허리가 며칠전부터 다시 통증이 시작되는데 원바다 회장님께
불참을 이야기 했다가 혼줄 났습니다.
업고라도 갈테니 꼭 가야 한답니다.
나도 모처럼 가고 싶어 그동안 벼르던 출조길이고 또 전날이 내 생일날이라
아들내외와 사위가 줄 두툼한 봉투를 믿고 있었거든요.. ^(^
해년마다 제가 노골적으로 미리 이야기 하지요.
딴 선물은 사절, 현찰로 달라고...ㅎㅎㅎㅎ
* * *
우럭의 대표필드로 중서해에서 남서해로 변하고 뉴아이콘으로 부상하는
만재도권의 우럭낚시 편도 10시간의 원도길 여정이 결코 힘들지가 않습니다.
만재피싱클럽과 우리 동심바다낚시동호회와의 친선 교류전입니다.
버스로 이동하며 친선낚시답게 얼굴익히기에 분주한 술잔이 오갑니다.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아 한두잔 받고 얼른 자리에 누웠습니다.
한숨 잤더니 금세 목포 도착합니다.
날씨는 약간 구름낀 목포의 앞바다는 바람도 한점없이 잔잔합니다.
배는 별 요동없이 거울같은 표면을 미끄러지듯 연안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하늘에 별들이 구름을 피해 모두 목포 앞바다에 내려 앉았나봅니다.
그 별을 닮은 무수한 섬들 사이로 배는 속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약 3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하니 선실에서 눈을 감아 보지만 가첨잠이
더 올리 만무하지요.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창이 밝아지기를 기다립니다.
드디어 밝아집니다.
여명의 빛을 따라 밖으로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나와 바다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 멀리 안개낀 실루엣속으로 작은 섬들이 보입니다.
난바다에 홀로 않아 있는 외로운 절해고도, 웅대함을 품고 있는 빛나는 바다,
오랜친구라도 만난듯 반갑고 편안한 안도감에 마음은 벌써
두근거리가 시작합니다.
* * *
두 팀이 사이좋게 짝홀로 앉아 인사를 건네고 입수를 기다립니다.
앞쪽엔 닉이 악동이라고 해서 겁을 먹었는데..
그런 악동이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즐거움을 준다는 그런 악동님(樂童)이었습니다.
뒤의 계신분은 닉이 참 아름답습니다. 또 궁금합니다.
'영원한 사랑' 숨겨둔 영원한 사랑이 있었냐고 물어봤습니다..
피식 웃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ㅎㅎㅎ
* * *
수심은 90m정도이고 침선높이는 대략30m인데 침선의 중앙 부분은
10m정도가 더 높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배의 길이가 궁금해집니다.
다시 물어보니 100m정도 크기의 상선이라고 합니다.
5호 선장님은 이곳 만재도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곳이라고 합니다.
다시 멘트를 주십니다.
" 웬만하면 줄 많이 내리지 마시고 57m에 세팅하시고 기다리십시오.
오늘은 물색도 좋고 파고도 없으니 좋은 조황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침선이 거칠어 밑걸림이 비교적 많습니다.
자~~ 그러면 입수하십시오. 뿡!~ "
물이 잘 가지 않아 인위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뒤에서부터 함성이 시작됩니다.
배의 앞부분에서 3번째 자리를 차지한 나도 드디어 기회가 올듯 합니다.
선장님이 이 곳의 침선에 대해 빠꼼히 알고 있다고 보고 또 57을 당부하기에
나도 57에 맞추고 대기중이었습니다.
바닥에 봉돌이 침선에 닿는 느낌... 살짝 들어올리는 순간 입질이 옵니다.
투두~둑!~ 깔끔한 입질, 쒸익!~ 물고 반전하는 느낌입니다.
살짝 들어 한바퀴 올려 들고 있는데 또 한번의 강한 흡입력 입질은 정말 매혹적입니다.
4짜초반과 4짜중반의 쌍걸이입니다.
팔과 가슴이 경련을 일으킵니다. ㅎㅎ
저사위한(抵死爲限), 즉 죽기를 각오한 굳센 저항의 입질 같습니다.
계속되는 입질입니다. 2~3걸이가 많습니다.
앞의 악동이라는 조사님의 초릿대가 불도저처럼 내려쳐박고
나도 덩달아 돌고래처럼 엄청난 파워, 저돌성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입니다.
워낙 침선이 크다보니 계군의 밀도가 높아서일테지요.
골고루 입질이 옵니다.
맨앞자리에 위치한 우리의 암팡진 前총무인 삶의여유님이 끙끙댑니다.
와!~ 화려한 부용자(芙蓉姿) 50cm급 쏨뱅이를 낚아챕니다.
가을산 단풍을 닮은 쏨뱅이 자태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배에서 일순간 데모가 시작됩니다.
삶의여유님이 꼼짝 못하고 이 아름다운 여인의 부용자를 목침상에 눞여 놓습니다.
맛이 가히 일품이지요.
술잔들이 머리위를 날아 다니니 동호회간의 소격감도 없어집니다.
게걸스런 입질에 어느 웸이든 생미끼이든 다 잘 붙습니다.
거의가 57m두고 있는 까닭에 그 높은 침선에 채비 뜯김도 덜합니다.
배가 선회하여 입수신호를 받고 채비를 바닥권에 찍고 서서히 릴링해 보지만
입질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예 57에 묶어두고 계속 공략합니다.
내가 속으로 그랬습니다. 이 침선은 앞으로 ' 57침선이다' ..라고..ㅎㅎ
사실, 침선낚시란 골자리에 은신해 있는 놈들을 섬세한 테크닉과 호이로
공격성을 유발하는 액션이 발군입니다.
이에 물고기들은 낚시꾼의 기량과 지혜에 맞서기 위해 나름의 방어 시스템을
갖고 있기에 같은 배를 타도 조사님간의 조황의 기복이 심할 수 있지요.
그러나 오늘같은 날은 미끼나 조술의 중요성보다 자리에 약간의 영향이 있을 뿐
골고루 조황을 보여줍니다.
바늘도 요즘은 24호의 반짝이 바늘을 거의 선호하는데 이런날은
24호 보다 26호 반짝이 바늘이 훨씬 유리할 것 같습니다.
이유인 즉, 바닥걸림이 적고 포악스런 입질행태, 헤비급의 출몰엔 큰 바늘이 훨씬
훅킹에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미끼도 이에 맞춰 보통때보다 더넘찬 큰 미끼가 유리할거라는 판단도 해봅니다.
뒷쪽이 요란해졌습니다.
동심의 장빠우님이 62cm급 우럭을 끌어냈습니다.
여기 저기서 4~5짜급 큰 사이즈를 뽑이내지만 사무장의 눈썰미에
자로 재 보지도 않고 판정합니다.
정말 우럭의 보고입니다.
옆의 영원한사랑님도 연신 포옹합니다.
나는 허리통증에 억지를 부리며 낚싯대를 잡고 있습니다.
간간히 쓸만한 놈들이 올라오는 입질 때문이겠지요.
입질이 뜸해 배는 여밭으로 이동합니다.
이유를 알수없는 파란 해조류가 큰 띠를 이루고 끝없이 늘부러져 있습니다.
80m권 여밭은 조용합니다.
회타임은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회덥밥에 시원한 냉국..
나누는 술잔에 교류전의 정을 담아 권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모두 쿨러가 넘실댑니다.
귀항때 얼음 보충하는데 얼음 넣으니 쿨러가 넘쳐 발로 밟던
우리 무적 총무님을 보고 다 웃었습니다.
우리 회장님은 진작 쿨러가 넘쳐 옆의 일행에게 선사도 하고...
다들 좋은 조항으로 보낸 하루였습니다.
1등과 2등은 2cm차이로 갈렸지만 모두 큰 의미를 두지않았습니다.
만재피싱의 최사장님과 우리 동호회 회장인 원바다님이 상품수여 끝으로
일정을 무사히 즐겁게 잘 마쳤습니다.
삶의여유님이 꼴등했다고 사무장님이 쳐다보지도 않던 내 쿨러에 몇마리 넣어줍니다.
월요일 사돈 생일 선물이 훌륭해졌습니다.
이렇게 고마운 아우를 두고 있다는게 저는 행복합니다.
언젠가는 이 은혜를 갚을 날이 오겠지요..ㅎㅎ
늦었지만 새로 개업한 신신낚시 큰 쇼핑몰 개업을 진십으로 축하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저녁엔 목포의 명물, 홍탁삼합을 너무 맛있게 먹으면서 운전을 깜박 잊었습니다.
차가 밀리지 않고 도착하여 걱정아닌 걱정... ㅎㅎ
좀 쉬었다가 집에 왔습니다.
좋은하루님, 선물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함께한 우리 동심님들 그리고 만재피싱 최이사님을 비롯한 회원님들도
수고 많으셨구요.
좋은 만남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주야조사(晝夜釣思)
엥?...나는 안갔는디?...나를 포옹해유?....에잇!...징그러워유...ㅋㅋㅋ
즐낚 축하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