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마나님은 작년에도 쭈꾸미 사냥을 했었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저런 준비를 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자꾸 듭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에 눈에 확 띄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시마노 400C Plays를 중고로 판매하신다 합니다. 고가의 400C에서 스펙을 약간 다운시켜서 만든 모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가격이 있는 편이라 망설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연락을 드려보니 1회만 사용하신 물건이라 하십니다. 당연히 상태도 좋을 것이구요... 이야기 중에 제가 타조인 것을 밝혔더니 더욱 싸게 주신다 하십니다. 감사히 받았습니다.
배위에서 울마나님에게 전동릴을 장착하여 드렸더니 약간 더 무거운 것 같다고 하면서 스피닝릴을 쓰신다 하십니다. 이게 왼 떡입니까. 제가 전동릴을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
6시에 출항을 하여 금방 포인트에 도착을 하여 입수!!! 그런데...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잉?? 주위를 둘러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니고 주변이 대체적으로 저조합니다. 그 와중에서도 울마나님은 간간히 뽑아 올리십니다.
그 와중에서도 선장님은 잘만 뽑아내십니다. 아침 간식으로 쭈꾸미를 먹고... 점심으로 쭈꾸미 라면을 먹고... 그래도 가끔가다 한 마리씩만 올라옵니다. 바닷물을 자세히 살펴보니 물이 깨끗하지가 않고 뻘물입니다.
이긍... 오늘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선장님이 오늘 쭈꾸미 못 잡은 사람들이 많아서 밤 9시 까지 한다고 엄포를 놓으십니다. 그래도 3시쯤 되면 들어 가시것지 하고 생각하면서 반쯤 포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오후 3시가 되었습니다. 선장님이 정말 철수할 생각을 안 하십니다. 선장님의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이제부터 많이 잡히기 시작할 터이니 열심히 하라 하십니다. 고개를 가우둥하면서 바닷물을 살펴보니 어느 센가 물이 맑아져 있습니다.
3시 30분경부터 갑자기 쭈꾸미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는 서로 이야기도하고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 일시에 조용해지면서 쭈꾸미 잡는데만 열중을 합니다. 그렇게 5시까지 쭈꾸미를 잡고 귀항을 하였습니다. 아마 9시까지 하자고해도 정말 할 사람들입니다...^.^;;
5시까지 배를 대주신 선장님도 대단하지만 울 회원들도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10월 2일은 갑오징어 사냥을 했습니다. 매번 갑오징어 사냥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즐겁게 여기면 한없이 웃고 즐길 수 있고 기분이 나쁘기 시작하면 한없이 나쁜 것이 갑오징어 사냥인 것 같습니다.
오복님, 오투님, 마두님, 곰팅님이랑 저희 내외 이렇게 6명이서 한배를 탔습니다. 다른 회원 분들은 20인승 배를 탔구요.
아침부터 울마나님이랑 오복 오투님은 연신 잡아 올리는데 저는 놀고 있습니다. 무언가가 부족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선장님이 슥~하고 오시더니 마나님들은 잘 잡는데 뭐하냐고 놀리십니다. 그래서 저는 마나님만 잘 간수하고 있으면 된다 하였습니다....^.^
오후에 들어서면서 분발을 하기 시작하는데... 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오후에는 거의 못하고 일찍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네요... 이제 좀 잡을만 했었는데요...
오랜만에 만난 오복님 내외분들이 더없이 반가웠습니다. 다들 서로 먹물을 쏘아가면서 하루 종일 웃고 떠드느라 피곤함도 모르게 되는 그런 낚시였습니다. 밥을 먹을 때 무엇을 먹는지가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다시 한 번 생각이 납니다...^.^
10월 9일은 다시 쭈꾸미 사냥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저 혼자 출조입니다. 울마나님과 막내는 창의력 대회인지 먼지를 한다고 카이스트로 가버렸습니다.
이번에는 낚시대를 우리 집 막내가 사용하는 우럭대를 사용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연질이기도하고 무게가 200g 정도라서 사용에 크게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낚시를 시작하고서 처음에는 헤매고 있었습니다. 낚시대를 바꾸어 볼까 하는 유혹에도 꾹 참고 신경을 집중해서 낚시를 하니 30분 정도 되자 적응이 되었습니다. 걱정 했던 것과는 다르게 작은 쭈꾸미 한 마리가 올라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쭈꾸미가 계속해서 올라옵니다. 더군다나 씨알이 커져서 거의 작은 낚지 수준입니다. 간혹 두 마리나 세 마리가 올라오면 우럭대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낚시대가 휘어집니다. 쭈꾸미가 절정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오후 세시쯤 귀항을 했습니다. 홍원항에서 일찍 출발을 해서 저녁을 생략하고 인천에 빨리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9시가 아직 안되었습니다. 김치 냉장고로 직행시키기 전에 무게를 달아보니 10Kg정도가 되었습니다. 카이스트로 간 울 막내는 대상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래저래 아주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이번 주도 출조를 해야 하는데... 기상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걱정이네요.
카이스트 대회에서 대상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