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삼천포 사는 친구에게 보낸 갈치의 답품으로 며칠 전 반건조 노래미를 보내왔습니다.
꾸덕꾸덕 잘 말려진 노래미에 양념 발라서 쪄 먹었더니 도톰한 살이 쫄깃한 감칠맛으로 입을 호강시켜줍니다.
입맛 잃은 겨울철 밥도둑이 아니라 은근한 술도둑입니다..^^
우럭도 말려보고 열기도 말려서 쪄 먹어봤지만 그것들보다 오히려 도톰한 살 덕분인지 더 먹을게 많고
살이 찰진 느낌으로 식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더욱이 가시가 날카롭지 않아 먹기가 한결 편하구요.
이 정도의 맛이라면 우럭보다 오히려 노래미 전문 낚시로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노래미는 보통 「노래미」와 「쥐노래미」로 나뉩니다.('놀래미'는 사투리)
이 모두 산란시기는 10월부터 1월 말까지이며, 금어기(禁漁期)가 11.1~12월 말까지로 되어 있습니다.
이 노래미들은 비교적 낮은 수온에도 다른 고기들과 달리 영향을 받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는 특성이 있으며,
여러분도 느껴 보셨으리라 봅니다만, 먹성 좋고 강한 탐식성에 물고 흔드는 힘은 화끈하며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럭에 비해 입이 작은 탓에 잘 걸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맨 아래 바늘은 24호나 26호가 아닌 20호에 미끼는 상대적으로 작게 꿰어 공략하면 재미를 솔솔 볼 수 있지요.
이 녀석들은 밀물 때보다 약간 썰물이 시작되는 시점에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먹잇감을 순식간에
낚아채고 바로 바위틈 같은 곳으로 숨는 성질이 있어 좀 늦게 챔질 하면 바늘이 장애물에 걸리는 수가 많지요.
우럭이나 열기 또는 볼락처럼 군집하며 살지 않고, 나 홀로 생활하는 까닭에 줄 태우기는 쉽지 않는 어종입니다.
서식처는 주로 여밭이나 암초지대에 살고 보호색으로 위장하며 살아가는데 언젠가 TV 다큐 프로그램에서
본 것처럼 암컷이 해조류나 암초에 알을 낳고 떠나면, 그때부터 수컷 쥐노래미는 알이 부화될 때까지 식음을
전폐하며 주위 환경에 따른 보호색이 아닌 눈에 잘 띄는 황금색으로, 천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하는 지극한
부성애(父性愛)로 우릴 감동시켜줬던 기억이 납니다.
시기적으로 노래미는 지금 산란을 끝냈거나 아니면 산란 중에 있어, 지방이나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알에 집중된 탓에 빠져나가 지금은 낚아도 맛이 좀 푸석거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3월이 시작되면 엄청난 먹성으로 금방 체중을 늘리게 됩니다.
이때는 지방 함량이 높아 회맛 또는 구이용으로 고소하며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우리 입을 매료시킬 것입니다.
실제로 살아 있을 때의 육질은 우럭회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쫄깃함과 고소함을 느껴보셨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집에 가져오면 살은 푸석거리고 물러지는 경향이 있지요.
등을 타서 간을 한 다음, 꾸덕꾸덕 말려 요리하시거나 냉동실에 보관해 두시면
나중에 좋은 식재료로 대접받게 될 것입니다.
낚시 중 우럭 입질이 잦을 때 우럭 대신 노래미가 올라오면, 외면당하며 호구 취급받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대략 오전 9~10시경의 기다리는 회 타임때까지 전반적으로 저조한 조황일 때
이 노래미는 그때사 제대로 대접을 받습니다.
살도 많고 도톰하게 썰어 내놓으면 찰지고 쫄깃한 맛과 고소한 식감은 말로 표현이 안되지요.
씹히는 질감에 차디찬 소주 한잔이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그 맛은 일품.
(인천 남항 백마낚시에서 빌려 온 사진)
우리가 흔히 낚시로 잡는 쥐노래미입니다.
일단 복부가 회색(쥐색)이라 쥐노래미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종묘 생산기술이 개발되어 양식이 가능해졌으며 성장 체장은 50cm가 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횟집에서 저렴하게 제대로 된 맛의 쥐노래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특징은 꼬리 끝 부분이 약간 안쪽으로 휘어져 있습니다. (감성킬러 Z피싱에서 빌려 온 사진)
노래미는 피부색이 적갈색 또는 황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꼬리 끝 부분이 마치 부채처럼 활짝 펼쳐져 있으며 끝이 둥근것이 특징입니다.
이것은 30cm정도 성장치 한계에 따라 수익성이 좋지 않아 양식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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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19일 날은 우수(雨水)입니다.
오늘부터 며칠간은 이른 꽃샘추위가 매섭게 몰려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우수 무렵이면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트며,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날이니, 곧 날씨가 풀려 본격적인 봄기운이 날 것입니다.
3월이 시작되면 꽁꽁 언 바다도 서서히 수온도 올라가 안정이 될 것이고,
바다 생물들도 활기찬 기운으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 줄 것입니다.
서서히 묵혀 둔 채비 손질하시고 열기나 우럭 아니면 노래미가 노니는
쾌해로 쇄탈하러 떠날 준비를 하십시오.
날씨가 포근하다고 해도 아직 바다는 냉기가 서려 있습니다.
낚시도 일종의 여행입니다.
여행시 여고생(旅苦生)하는 일이 없도록 꼭 여벌을 준비하십시오.
고기는 나 혼자 잡는 것이 아니고, 하늘과 바다와 선장, 그렇게 넷이서 함께 잡는 것입니다.
나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많이 잡히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바쁜 일을 떠나 자신의 내면을 한껏 충전시킬 수 있는 쉼의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떠난다면,
하늘과 바다는 그러한 당신을 절대 외면하지 않고 그 무엇으로라도 꼭 보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수에 열기 회 드시러 동출 어떠신지요??
노래미는 대청도에서 우럭 낚시 할때 많이 잡히는데 저녁에 석쇠에 구워먹던 노래미 맛이 가장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그때 잡아 구워먹던 노래미가 50cm가 됐던 것 같은데 그넘이 쥐노래미 였던 것 같습니다.
껍질로 우럭 미끼 했던 기억도..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