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온으로 인해 광어다운샷 시즌이 늦어졌다. 6월 중순이 지나 수온이 올라 광어다운샷이 제 자리를 찾으리라 생각하고 신진도 복영호를 예약했다고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한다. 강원도 문어 출조를 하려다가 친구가 예약해 놓았으니 같이 가는 수밖에.
새벽 출항전, 갑자기 자욱한 안개가 몰려온다. 안개가 심하면 몰황의 경험이 많아 어째 불안하다. 5시 30분경 배를 타면서 일행들에게 첫 수 광어에 1만원 빵을 제의한다. 대신 그 광어는 바로 회를 뜨기로 한다. 모두들 OK. 배는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지척을 분간할 수 없다.
30분을 나갔나. 안개 속에서 채비를 내린다. 몇 번 탐색 중 미약한 입질이 있어 릴링을 한다. 처음에는 놀래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 올라와서 보니 중치보다 조금 작은 광어다. 그 크기의 입질로서는 매우 미약하다. 확 입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슬금슬금 물고 들어오는 것 같다. 이러면 광어다운샷은 험난한 길이다. 들어뽕 하려다가 선장에게 뜰채를 대달라고 한다. 5만원이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하간 배에서 올라온 첫 광어. 야호! 5만원 벌었다.
그리고는 두어 시간 입질 조차 없다. 횟감이 모자랄 것 같아 우럭 편대채비에 갯지렁이를 달아 잔챙이 놀래미와 우럭, 황해볼락(이 놈의 이름은 다양한데, 볼락이라는 사람, 깜팽이라는 사람, 쏨뱅이라는 사람 등등. 확인해보니 정식 명칭은 황해볼락이다. 크기에 비해 탐욕이 강하고 뼈가 억세다. 등지느러미에 쏘이면 한참 아프다. 이 놈도 우럭과 같이 난태생이다. 6월초에 옆 조사가 잡은 황해볼락을 물칸에 담아두었는데, 얼마 후 보라고 해서 봤더니 장구벌레보다 작은 조그만 수 백마리 새끼들이 오골오골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은 것이다. 남해나 동해에서 잡어로 취급되는 망상어처럼, 큰 새끼를 낳은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요즘 한창 문제시되는 진드기만한 크기쯤 되리라. 황해볼락은 다 자라도 20cm급인데,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한다. 남해에서 주로 잡히는 붉은 쏨뱅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확연히 다른 고기다. 황해볼락도 회뜨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회는 아주 맛있다. 먹을 것이 별로 없어 문제지만. 이 놈은 자기 체구만한 미꾸라지나 오징어미기를 물고 늘어지기도 한다. 특히 갯지렁이에 입질이 빠르다. 우체부라는 별명도 있다. 어디나 간다고, 어디에서나 잡힌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한마디로 낚시꾼 입장에서 보면 귀찮고 성가신 고기다.) 몇 마리를 잡아 회를 뜬다.
수확량은 작고 입은 많을 때는 더욱 정성스럽게 회를 뜬다. 한 점이라도 더 많이 나오게. 상추와 마늘 등을 풀어 그래도 푸짐한 회를 먹는다. 광어, 우럭, 놀래미, 황해볼락 모듬회다. 안주감을 마련했으니 낚시의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그리고 낚시. 배는 가의도로 나아간다. 안개 때문인지 멀리 못 나가고 거의 하루 종인 가의도 앞에서 흘림을 반복한다. 몰황일 때 루어낚시는 정말 재미없는 낚시가 된다. 참돔도 마찬가지다. 생미끼 낚시는 잔재주를 피워 작은 고기라도 낚아내지만, 루어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확인하기가 힘들다. 정말 힘든 낚시가 되는 것이다. 오후에도 여전했다. 동료들이 두어 마리를 잡았지만 나는 입릴 한 번 못 받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첫 수 외는 꽝이었다. 동료 중 둘은 완전 꽝, 둘은 두 마리씩. 이날 배 전체(11명)에서 씨알 작은 광어 10여 수 나왔다. 완전 몰황인 것이다.
월요일 이 글을 올리기 직전 다른 배들의 조황을 확인해보니 조금 차이는 있지만 역시 몰황이다.
22일 오전 3시, 10시, 11시 어청도 동북쪽 20km 지점에서 진도 2.3에서 2.7의 지진이 세 차례 있었다 한다. 지진이 있으면 고기가 입을 다문다는 꾼들의 속설이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지진이 광어의 입을 닫게 했을까?
여하간 이날 몰황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날 수온은 16도 정도였다. 몰황의 원인을 추측해보면, 1) 지진의 여파, 2)안개로 인한 상대적 저수온, 3)자원의 고갈(작년까지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4)선장의 판단 착오, 5)꾼들의 기술 부족, 6) 아직 본격 시즌이 도래하지 않았음(저수온의 여파) 등등.
모를 일이다. 광어에게 물어보아야 할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http://cafe.naver.com/hagangmul (까페 개설했습니다.)
낚시인들을위한 즐겁고 유익한 카페가 되시길 기원하구요^^
이래 제가 지진에 관한 경험을 나름 정리해서 올린글이 있으니
결정적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그냥 참고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다시한번 카페개설 축하드립니다..
링크글 ===>
http://www.afishing.com/bbs/zboard.php?id=in_ship&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