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도 실력의 일부라고들 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 운의 비중을 줄이려면 단체 팀별 대항밖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한 팀이 한 배를 타고 배(선장)도 팀원이 되는 겁니다.
한 배의 총 조과로 순위를 가르는 거죠.
선장과 팀원의 작전 계획도 치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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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우럭마스터 파이널 대회가 있는 날.
어부지리호 선장과 팀장(사무장) 그리고 10명의 팀원,
우리 12명의 어부지리팀은 이 날을 위해 피땀을 흘려왔다.
호각 소리에 맞춰 배는 출발하고,
포구를 벗어나자마자 주최측으로부터 오늘의 룰이 무전으로 날라온다.
**우럭 리미티 10마리
**대구 리미트 5마리
**광어 리미트 5마리
**노래미 리미트 5마리
선장과 팀장이 작전을 짜고 포인트로 이동한다.
무선 마이크를 든 팀장이 안내방송을 한다.
"오늘 룰은 비교적 우리가 연습해온 방향과 일치합니다."
"대구는 포기하고 우럭과 광어로 리미트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포인트에 도착하자 팀장의 목소리가 더욱 급해진다.
"좌현 후미 2미터 침선 진입 10미터 전이니 주의 바랍니다"
"박조사님, 김조사님 우럭 3짜, 4짜 확보"
"현재 합계 우럭 7마리, 최저 32cm"
선장의 포인트 상황 정보를 전달하랴 조과를 전달하랴 바쁘기 그지없다.
"우럭 최저 42cm로 10마리 리미트 확보"
"앞으로 42cm 이하는 방생하고, 우현 5명은 광어 채비 시작"
"이조사님과 최조사님만 놀래미 채비 시작"
"광어도 5마리 리미트 확보, 그러나 최저치가 40cm이니 대물광어 노려 주시기 바랍니다"
- 우럭 10마리 총길이 460cm
- 광어 5마리 총길이 320cm
- 놀래미 3마리 90cm
= 총합 870cm
강력한 라이벌 마린보이팀은 대구와 우럭을 노렸단다.
- 대구 5마리 450cm
- 우럭 7마리 250cm
- 놀래미 5마리 140cm
= 총합 840cm
대구를 포기하고 우럭을 최대 길이로 채우고, 광어를 추가한 우리팀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미터급 대구를 잡느라 우럭에 소홀하고, 광어를 한마리도 못잡은 마린보이팀을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 12억원은 12명이 골고루 나눠 가지고 내년을 기약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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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일제히 1인용 보트가 출발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돌아와서 계측해야하는 건 물론.
어느 포인트 갈까 하는 계획은 미리 세워 놓았는지 다들 각자 자기만의 길을 갑니다.
대회 룰은 총 5마리를 계측하고 총합 무게로 우승자를 가리는 겁니다.
초대형으로 4마리만 낚는 경우가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마릿수가 부족하면 확실히 불리합니다.
활성도가 떨어져서인지 5마리 낚기도 버거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순위 안에 들려면 최대한 리미트 5마리는 낚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그러나 예상 밖으로 금방 5마리를 낚았습니다.
아마 다른 선수도 그랬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약간 편해졌습니다. 이제부턴 무게 키우기 작전에 들어 갑니다.
최소한 5마리 중 제일 작은놈 보다 큰놈을 낚아야 합니다.
그 이하의 씨알은 의미도 없거니와 시간 낭비입니다.
비장의 무기로 잔챙이는 감히 넘보지 못할 대형 러버지그를 사용해 봅니다.
예상보다 더 큰 대물급을 올려서, 5마리 총무게를 최대로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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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마스터 클래식 챔피온 먹었습니다.
50만불(약 6억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추가로 이와 비슷한 금액 정도의 스폰서가 생길 예정입니다.
그러면 총 100만불(약 12억원) 정도 되죠. 저 개인한테 말입니다.
마지막에 사용한 비밀 병기는 올해의 주목받는 히트루어가 될 겁니다.
인터뷰 스케줄이 줄을 섰으며, 낚시를 좋아하는 부시 대통령 초청도 받았습니다.
지난 봄인가 여름인가 책방에서 배스잡지 뒤적이다 읽은 실제 기사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대회가 열린 호수는 경기.충청.강원을 합친 것보다 크던데.
땅이고 시장규모고 정말 큰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