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 달랑하나, 소품가방하나.. 물소풍 가는 날이다.
몸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하다.
한사랑님하고 둘, 오붓하게 그 곳에 가니 7시가 조금 넘는다.
남자다운 찬 해수온과 가련한 여성스러운 4월의 상큼한 봄바람이 만나
깊은 사랑을 나누나 보다.
남이 보면 쑥스러울 것 같아서 인가?... 짙은 안개를 만들어서...
배는 아침 8시에 출항 예정인데...
짙은 안개로 포구와 바다는 한폭의 실아있는 동양화에 묻혀있다.
10시가 다 되어가건만 배는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게 늘상 보아온 조급한 그런 사람들이 없다.
여유롭게 기다리는 사람들 뿐이다.
드디어 배는 닻을 올린다.
30분정도 갔을까?
채비를 내리란다.
오랫만에 제대로의 맥낚시의 묘미를 볼 것 같다.
수동인 예전에 쓰던 시마노4000번 수동릴을 가져왔으니까....
대략 30여명이 탄 배이다.
채비는 다양하다. 마술사들 마냥...
상기된 얼굴.. 분위기는 우럭들이 곧 이 마술에 쉽게 걸릴듯 하다.
나름대로의 이 바닥을 잘 아는 분들인 것 같다.
바다는 4월이 넘었지만 아직 찬물 세수를 해서인지 묵묵부답이다.
2시간이 흘렀어도 배의 전체 조황은 노래미 40cm 한두마리 뿐이다.
맨뒤편에 싱그러운 채소같은 3~4짜님들...단체객10명 정도 되나보다..
이들의 하얀 종이 잔들은 마치 주위를 맴도는 갈매기 만큼이나
뱃전에서 쉴새없이 날아 다닌다.
아까 잡은 그 노래미를 횟집보다 더 가늘고 잘게 썬 하얀 속살..
노래미를 긴 접시에 상추옷 입혀 가지런히 눞여 놓고선....ㅎㅎ
잠시 기웃거리는 태양빛에 비친 이들은 도시의 잿빛 얼굴들이 아니다.
흥겨운 얼굴에 홍매화가 모두 피어 있다.
모두 입을 귀에 걸고....
참 보기 좋고 부럽기도 하다.
권주를 혹시나 이 아름다운 분위기에 누가 되지 않을까 사양했다... ^^*
고백 해야겠다.
이러다간... 회맛은 오늘 포기 해야만 해야만 할 것 같다.
안되겠다. 바늘을 20호로 바꿨다.
옆사람에게서 꾸어온 갯지렁이를 바늘에 살짝 덮고
간혹 깔짝깔짝..탈탈탈.. 대는 이 놈들을 이슬이 제단에 올려 놓기 위함이다.
영락없다.
멀뚱멀뚱... 내 손바닥 길이 만한 노래미...
금세 4수했다.
반드시 이 정도 싸이즈는 방생해야 함이 원칙이다.
한사랑님이 이 쌔무룩하게 멀뚱 쳐다보는 이 노래미 새끼녀석들을
양심에 걸리는지 사정없이 방생할 태세이다.
내가 한사랑님 손을 휙!~ 뿌리쳤다.
"좀 있다 방생하면 되잖아!...." ㅎㅎㅎㅎㅎ
시간은 자꾸 흘러 입질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얼음위에 눞여 놓았던 이슬이의 꺼내놓은 병은 안개샤워를 해서인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 주루루 흘러 내린다.
입에 침이 마른다.
올올히 앉아 있는 한사랑님 얼굴을 살짝~ 견눈질하여 훔쳐 봤다...
순간, 우린 둘이 눈이 마주쳤다...
빼시시~~~ 어렸을적 동심의 해 맑은 그때의 모습이다. 착시??
사무장님이 지나가신다.
참으로 우리 형님같은 포근한 정이 가득한 분이시다.
아침부터 분주히 소담미소로 작은 주문까지 편안하게 받아주신다.
" 이거!~ 살려 줄까요?? "
" 안주 거리 있어요? "
" 아예.!!.... 없..는 데요......."
이렇게 해서... 작은 접시에 포송포송 사르르 담겨 왔다.
입안이 원드걸스 ' 노바디 노바디 버츄!~~ '
춤으로 음악으로 요란하다.
아참!~ 퇴퇴님도 나중에 함께 합류하셨다.
도무지 무표정.. 그래도 새록새록 쌓아놓은 정이 넘치는 분이다.
작은 우럭도 2수 했다.
이것도 노바디~버츄!~~~ 했다.
오전반 낚시공부가
늦게 출항하여 10시부터 공부시작...
3시에 끝났다.
어제 하루는 참으로 즐겁운 개고생이 아닌...
뭐라고 해야 하나???
저도 어제 남항에서 지난번에 출조하신 배에 승선, 간만에 출조를 했습니다. 병어회 묻침에 이슬이 한잔에, 안무속에서 간만에 바다 내음 가슴속에 듬쁙담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선상에서 주야조사님 만나 뵙기가 7짜 우럭 잡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오가는 소릴 들어보니 아마도 조사님들을 위하여 소설속의 홍길동처럼 변신을 해 주셔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또한 올려 주신 글을 볼때 마다 생각이 납니다만, 때로는 기다림의 여유와, 풍류객 같은 세상삶의 여유, 때로는 문단에 등록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글속의 평화로움에 선상낚시를 취미로 하는 모든 조사님들의 영원한 등불이 되어 주시고요 건강유지하시여 좋은 글, 소식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