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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3113 댓글 10
잠 실컷 자고 아침 6시에 느지막하게 집을 나서는 여유로움...
낚싯대 달랑하나, 소품가방하나.. 물소풍 가는 날이다.
몸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하다.

한사랑님하고 둘, 오붓하게 그 곳에 가니 7시가 조금 넘는다.

남자다운 찬 해수온과 가련한 여성스러운 4월의 상큼한 봄바람이 만나
깊은 사랑을 나누나 보다.
남이 보면 쑥스러울 것 같아서 인가?... 짙은 안개를 만들어서...

배는 아침 8시에 출항 예정인데...
짙은 안개로 포구와 바다는 한폭의 실아있는 동양화에 묻혀있다.

10시가 다 되어가건만 배는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게 늘상 보아온 조급한 그런 사람들이 없다.
여유롭게 기다리는 사람들 뿐이다.

드디어 배는 닻을 올린다.

30분정도 갔을까?
채비를 내리란다.
오랫만에 제대로의 맥낚시의 묘미를 볼 것 같다.
수동인 예전에 쓰던 시마노4000번 수동릴을 가져왔으니까....

대략 30여명이 탄 배이다.
채비는 다양하다. 마술사들 마냥...
상기된 얼굴.. 분위기는 우럭들이 곧 이 마술에 쉽게 걸릴듯 하다.
나름대로의 이 바닥을 잘 아는 분들인 것 같다.

바다는 4월이 넘었지만 아직 찬물 세수를 해서인지 묵묵부답이다.
2시간이 흘렀어도 배의 전체 조황은 노래미 40cm 한두마리 뿐이다.

맨뒤편에 싱그러운 채소같은 3~4짜님들...단체객10명 정도 되나보다..
이들의 하얀 종이 잔들은 마치 주위를 맴도는 갈매기 만큼이나
뱃전에서 쉴새없이 날아 다닌다.
아까 잡은 그 노래미를 횟집보다 더 가늘고 잘게 썬 하얀 속살..
노래미를 긴 접시에 상추옷 입혀 가지런히 눞여 놓고선....ㅎㅎ

잠시 기웃거리는 태양빛에 비친 이들은 도시의 잿빛 얼굴들이 아니다.
흥겨운 얼굴에 홍매화가 모두 피어 있다.
모두 입을 귀에 걸고....
참 보기 좋고 부럽기도 하다.

권주를 혹시나 이 아름다운 분위기에 누가 되지 않을까 사양했다... ^^*

고백 해야겠다.

이러다간... 회맛은 오늘 포기 해야만 해야만 할 것 같다.
안되겠다. 바늘을 20호로 바꿨다.
옆사람에게서 꾸어온 갯지렁이를 바늘에 살짝 덮고
간혹 깔짝깔짝..탈탈탈.. 대는 이 놈들을 이슬이 제단에 올려 놓기 위함이다.

영락없다.
멀뚱멀뚱... 내 손바닥 길이 만한 노래미...
금세 4수했다.
반드시 이 정도 싸이즈는 방생해야 함이 원칙이다.

한사랑님이 이 쌔무룩하게 멀뚱 쳐다보는 이 노래미 새끼녀석들을
양심에 걸리는지 사정없이 방생할 태세이다.
내가 한사랑님 손을 휙!~ 뿌리쳤다.

"좀 있다 방생하면 되잖아!...."   ㅎㅎㅎㅎㅎ

시간은 자꾸 흘러 입질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얼음위에 눞여 놓았던 이슬이의 꺼내놓은 병은 안개샤워를 해서인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 주루루 흘러 내린다.

입에 침이 마른다.
올올히 앉아 있는 한사랑님 얼굴을 살짝~ 견눈질하여 훔쳐 봤다...
순간, 우린 둘이 눈이 마주쳤다...
빼시시~~~  어렸을적 동심의 해 맑은 그때의 모습이다. 착시??

사무장님이 지나가신다.
참으로 우리 형님같은 포근한 정이 가득한 분이시다.
아침부터 분주히 소담미소로 작은 주문까지 편안하게 받아주신다.

" 이거!~ 살려 줄까요?? "
"  안주 거리 있어요? "
" 아예.!!....  없..는 데요......."
이렇게 해서...  작은 접시에 포송포송 사르르 담겨 왔다.

입안이 원드걸스 ' 노바디 노바디 버츄!~~ '
춤으로 음악으로 요란하다.

아참!~ 퇴퇴님도 나중에 함께 합류하셨다.
도무지 무표정.. 그래도 새록새록 쌓아놓은 정이 넘치는 분이다.

작은 우럭도 2수 했다.
이것도 노바디~버츄!~~~ 했다.

오전반 낚시공부가
늦게 출항하여 10시부터 공부시작...
3시에 끝났다.

어제 하루는 참으로 즐겁운 개고생이 아닌...
뭐라고 해야 하나???



Comment '10'
  • ?
    풍산 2009.04.06 10:56
    안녕하세요? 주야조사님!
    저도 어제 남항에서 지난번에 출조하신 배에 승선, 간만에 출조를 했습니다. 병어회 묻침에 이슬이 한잔에, 안무속에서 간만에 바다 내음 가슴속에 듬쁙담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선상에서 주야조사님 만나 뵙기가 7짜 우럭 잡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오가는 소릴 들어보니 아마도 조사님들을 위하여 소설속의 홍길동처럼 변신을 해 주셔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또한 올려 주신 글을 볼때 마다 생각이 납니다만, 때로는 기다림의 여유와, 풍류객 같은 세상삶의 여유, 때로는 문단에 등록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글속의 평화로움에 선상낚시를 취미로 하는 모든 조사님들의 영원한 등불이 되어 주시고요 건강유지하시여 좋은 글, 소식 부탁드립니다.
  • profile
    이어도 2009.04.06 11:09
    언젠가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컴퓨터 앞에 앉으면 여러지역의 유선사의 조황을 눈이 붉게 물들때까지
    들여다 보고..그중 젤루 좋은 지역과 유선사를 골라 예약해 놓고는 출조일까지
    조바심내며 기다리고..겨우 그배에 올라 조황이 안좋으면 맘 상해서 돌아오고
    (외부적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범하게 행동하지만..ㅠ.ㅠ)
    또다시 조황사진에 연연하면서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고..
    말로만 조황보다는 바다가 좋아 낚시다닌다고 자기합리화하며..
    맘속 깊은 곳에는 아주 지독하게(?)도 조황에 연연하는
    속세에 찌들데로 찌든 못난 조사인 저에 비하면..
    주야조사님이 하시는 낚시는 신선(?)낚시입니다..ㅎㅎㅎ
    에공 언제나 이런 신선의 경지에 올라 구름(안개)위에서 소주한잔 할 수 있는
    시간이 올까 걱정입니다.
  • profile
    블루 2009.04.06 11:09
    때로는 물 좋은 오징어와 꼴뚜기가 필요 할것 같네요.
    우럭이 반겨주지 않으면 안주거리로 사용해야죠..ㅎㅎ

    저보다는 훨신 좋네요...7전 7패..ㅎㅎ

    봄 나들이 처럼 잔잔하고 차분한 선상느낌입니다.
    낚시와 풍경,분위기가 더 멋진것 같습니다.
    항상 즐낚하시고요...뭉칠때 뵙겠습니다..ㅎㅎ
  • ?
    한사랑 2009.04.06 11:44
    저는 속으로 하느님께 원망의 기도를..."일용할 양식을 주시려면 좀 빵 큰것으로 주시지..."...ㅋㅋㅋ
  • profile
    주야조사 2009.04.06 11:51
    아참!~ 물오른 오징어 2마리 통째로 삶아가서... 초장에..
    한사랑님 나중 운전해야 하니까...
    나가기 전 선실에서 주위 분들과 캬!~~

    아침술은 누구도 몰라 본다고?....
    오늘은 몰라 볼 분이 안계시는데..ㅎㅎ

    계절의 여왕.. 5월이 오면,
    이슬 머금은 장미 한송이 들고
    못난 놈 만나 늘 고생의 스카프를 쓰고선 체념하며 사는
    내에겐 잘난, 고마운 내님과 함께
    또 그 곳에 가고 싶네요...
  • profile
    민평기 2009.04.06 12:57
    나두 4짜인데...ㅎㅎ
    기온이 따뜻하기에 인천에서 빵빠레 울린 줄 알았더니만,
    아직 좀 이른가 보네요~~

    그럼 풍산님도 별로였을 거라는 추측을 해 봅니다^^
    거의 확신~~
  • ?
    뿡시리 2009.04.06 17:11
    몸으로하는낚시두
    입으루하는낚시두
    맘으루하는낚시두
    항상 존경스러운 조사님이심니당....
  • ?
    풍산 2009.04.06 22:07
    모가 4짜라 하시는지?? 얼른 아카시아 꽃이 피기를 기다립니다.
    한달여 만에 바다내음 맏은거를 다행으로....주말마다 날씨땜시 계속 헛탕으로 방콕했으니 말입니다. 아직 인천 내만권 빵빠레는 이른것 같네요.....
    이어도님! 아녕하세요? 어복 충만하세요.
  • ?
    감성킬러 2009.04.07 09:13
    하여간 주야조사님은 '즐거움의 전도사'시네요.
    발길 닿는 자리마다 웃음꽃을 피게 만드시니...
    저는 일요일 인천 내만권에서 '주야조사표 우럭채비'로 4짜 중반 한 수 헸슴다.
    에고에고.. 요놈은 주야조사님을 갖다 드려야 하는데...
    그만 아들놈들 뱃 속으로 직행했습니다.
    주야조사님을 다시 뵈면 그 날 안주거리는 제가 책임질 수 있게 공부 또 공부...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 profile
    주야조사 2009.04.08 06:43
    ㅎㅎㅎㅎㅎ
    모두 감사합니다..

    안밖으로 모두 넉넉하신 풍채와 여유의 풍산님!
    늘 우리에게 무한한 꿈을 주는 미지의 소년 이어도님!..^^*
    오직 소년시대 그대로의 멋을 간직하며 동심으로 사는 한사랑님!
    바람을 타고 희망을 전하는 희망 전도사... 민평기님!
    뿡!~ 소리만 요란하지 큰 덩치에 비해 너무 착하고 고운자태.. 뿡시리님!
    感性Killer?? 이건 아니겠지요. 감생이킬러? ..ㅎㅎ 알고 있어요..
    감성이 풍부하고 여린 그 마음씨 ..감성킬러님!~~

    곱게 봐 주셔서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늘 행복한 삶의 여유가 하시는 일터와 그리고 가정에
    가득하시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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