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우럭낚시를 다녀왔습니다.
12월11일 홍원항 B호는 원래 원해 쪽 좀 멀리 침선을 계획했으나, 연일 심술을 부리는 대류현상의
북서풍 영향으로 기상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근해 어청도 부근의 어초 및 여밭으로 선수를 돌렸지요.
시베리아 기단의 한랭한 건조풍인 대륙성 고기압과 이에 맞서는 서해의 식지 않은 온난 해수온과의 마찰로
바람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 탓에 연일 강풍이 불어 4물인데도 불구하고, 청물을 보여야 할 연근해는
파도로 인한 뻘물이 생겨 물색이 혼탁합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어초지대에는 쓸만한 빨간 열기들이 어느 정도 줄을 탑니다.
이때 열기의 입질이 오고 있는 상황, 갑자기 열기 채비에 '쿡쿡 쿠~~욱!!~~' 큰 어신이 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저속 릴링하니 열기 5마리에 아랫바늘 갈치 꼬리에 40cm이 넘는 우럭이 물고 올라옵니다.
꽤나 이름이 난 이 포인트 같습니다.
군산배, 오천항 배, 홍원항 선단들까지 계속 합류하며 탐색하지만, 별 재미가 없자 이어 떠납니다.
열기는 제법 입질이 괜찮고 간간히 우럭 얼굴만 보여주는 정도...
선장님은 여기저기 여밭과 어초를 부지런히 탐색하였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
배를 돌려 어청도 내만으로 오자 정조 때인지 물색도 좋고, 햇살도 내려 쬐이고, 파고도 좀 잔잔해집니다.
기대가 됩니다. 만조의 물돌이 시간대인 오후 2시 좀 넘어서면서 드디어 30m수심에 3m의 어초에서 30~50정도
보기 좋은 씨알들이 여기저기서 제법 올라와 모두를 긴장시킵니다.
이곳에서 저도 체장 40cm~47cm 내외의 3수를 건지며 체면을 세웠습니다.
열기도 미끼를 준비해 간 갈치살을 꿰어 사용했더니 다른 분들보다 입질이 빠르고 많이 줄을 타더군요.
역시 우럭은 수심이 깊지 않고 활성도가 좋은 시기라서 그런지 물고 늘어지는 힘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좌현의 영감님은 2마리를 걸어서 초릿대가 부러질 듯 요란한 전동음에 모두 긴장했지요.
역시 50cm가 넘는 녀석과 40cm 전후의 쌍걸이 대물들이 심한 물파장을 일으키며 올라와 빨간 위(胃)를 토해놓고
뱃전에 살려 달라는 시늉으로 온 힘을 쏟으며 파닥거립니다.
축하를 드리면서 3시가 넘은 시간에 철수 준비를 하였습니다.
먼 바다 침선 목적으로 준비해 간 갈치 꼬리와 주꾸미 그리고 갈치 몸통 살은 다음 기회로 미루면서...^^
12월 들어 서해는 수온대가 어느 정도 내려갔으나, 현재 군산권~태안권은 우럭들이 가장 활발한 먹이 활동 수온대인
18'c~20'c엔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 평균 12'c 정도를 유지하므로 수온에 민감한 우럭들이 아침 시간대보다 햇살이 터져서
약간이라도 수온이 올라가는 낮시간대의 입질의 활성도가 좋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파고도 덜하며 물때도 받쳐주고 쾌청청 날씨도 좋은 날을 만난다면, 12월과 1월의 서해 침선은 신진대사가 급속히 떨어져
입을 닫고 어침에 쉬고 있을 해수온 저점(低點)인 2월~3월이 오기 전까지 운대가 맞으면 생각 외로 대박이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조바심이 나는 하루였습니다.
고요속에 흐르는 적막감도 밤새 달려 온 해망철인(海望鐵人) 하나둘 모여 들면서 새벽의 홍원항을 깨웁니다.
어둠을 밝혀주는 식당과 낚시점, 편의점이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든든히 속을 채운 조사님들, 이젠 목적지 바다를 향해 질주할 준비를 합니다.
쿨러 및 장비를 배에 실어 놓고 좁지만 선실에 누우면 비로소 안정이 되면서 여러가지 교차되는 생각들과
설렘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동트기 전, 멀리 어청도가 보입니다.
옹골찬 배는 아침 바다를 가르며 달립니다.
아직도 30여분 더 가야한다는데, 벌써 채비 완결을 마치고 준비태세에 돌입합니다.
이 열정으로,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로 험준한 세상을 살아간다면 모두 성공하리라 확신합니다...^^
서해에서 수평선 일출을 본다는 것은 섬에 사는 사람들이나 우리처럼 배를 타는 사람들 이외는 보기가 힘들지요.
이왕 떠 오르는 해를 본 김에 2017년 정유년(丁酉年) 닭띠해 새해 첫날이라 생각하고 내 가족은 물론, 어부지리
모든 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빨간 닭의 해'... 부지런하고 예지력이 좋고, 정이 많고 창의적인 닭띠님들... 이게 장점이라 합니다.
단점은 성질이 좀 급하고 독선적임 면이 있으며, 신경이 예민하다고 합니다.
사회생활에 별로 도움이 안 되고 어려움을 많이 겪는 단점이네요...ㅎㅎㅎ
그러나 장점이 훨씬 많은 관계로... 단점만 좀 보완하시면... 내년 운세는 제가 보장합니다...^^
첫 입수, 괜찮은 마수거리 씨알의 열기가 올라옵니다.
열기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완도권 해역에서, 비교적 큰 놈들은 수심이 깊은 난류를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해 깊숙한 이 곳에서도 모습을 보이는 건 아마도 해수온 상승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더 큰 놈으로다가 많이 나온다면 굳이 남해 장거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데...
상황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추억속의 어청도... 그래서 사진도 빛바랜 추억 사진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새로 나온 시마노 수동릴을 사면서 뻔질나게 들락거리던 어청도입니다.
편대채비에 요즘 유행하는 말로 '돼지 노래미'와 '할애비 우럭'들이 바글바글, 마치 커피 자판기처럼 넣었다 하면
바로 나오는 시절이었지요. 쿨러도 30~40리터가 평균...
욕심이 없었던 게 아니라 담을 데가 없어서, 또 서해안 고속도로가 없을 때이니 막히는 국도로 올라가야 하기에
일찍 철수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는 안흥 배들까지 가의도 앞 높이 1m권 똥침선을 흝다가도 통통거리며 이 먼곳에서 내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금세 작은 쿨러를 채우고 일찍 돌아갔지요.
안흥권이 '우럭의 메카'라고 하는 이유도 남해 다도해에 집중된 톱니형 리아스식 구조 영향이 이곳에서도 어느
형성되어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이런 리아스식 구조 지형이 격비도나 웅도를 시작해서 잘 발달된 해저 산맥이 어청도까지 이어져 암반지대를 만들어
주므로 인하여 조류가 센 탓에 뻘물이 이곳에 잘 가라앉지를 못하고 씻겨 나가는 것이죠.
그런 탓에 뻘물이 잘 일어나지 않은 여밭들이 많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돌들과 자갈이 많은 여밭은 토착성 어종들에겐 절대적 먹이 장터와 은신처도 될 수 있으며, 수심도 평균 50~60m권으로
해초들까지 붙어 살기좋은 '진연안대'지역입니다.
이런 여건들이 잘 조성된 바다에서의 조간대엔 해양 생태계의 먹이 사슬 아랫 단계의 지렁이부터 갑각류와 조개 및 새우 등
작은 물고기들까지 수중 생물들의 먹이가 풍부하며, 더불어 어종의 밀도가 높은 천혜의 환경이 조성되는 해역이라 봅니다.
수십 년을 그렇게 잡아 내면 벌써 고갈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어느 정도 이어지는 개체는 이를 잘 설명해 주는 것이라 봅니다.
약 3년 동안만이라도 이 지역을 멀리 내다보면서 휴식년제를 시행해 준다면 이런 좋은 조건적 연유에서 개체들의 증가는
아마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해 보는 것입니다.
어초나 침선 낚시에서는 채비걸림이 정말 짜증 날 일입니다.
선장님의 방송 멘트에 따라 채비를 침선 높이 보다 약간 윗쪽의 수심에 두며 입질을 잘 기다리다가도
옆사람이나 주위 사람의 입질이 오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오메~ 내가 너무 올리고 있나 봐!" 순간 반사적으로 다시
채비를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어어어!~ 나도 나도 드디어!~" 개우럭 3~4마리 물린 듯 초릿대 휨새에 놀라 챔질하니.. 웬걸, ....아이고!~
낑낑대며 줄 잡아당겨 겨우 탈출, 남들은 쌍걸리나 쓰리걸이로 뱃전에 보란 듯 개우럭이라는 파닥파닥 포로를 눞혀 놓고
개선장군처럼 숨을 몰아쉬며 으스댈 무렵, 나는 채비 뜯김으로 빈 채비를 회수할 때, 그 허탈하고 무안함...
우럭에 대한 배신감까지..ㅎㅎㅎ
저도 이 순간 유혹(?)에 젖어 자주 이런 경력 바보가 되는데, 역시 어침경력 십수 년 베테랑이라고 자부하는 지금도
여전하니 참 바보요 어리석죠.
각설하고, 어침(어초와 참선)낚시는 역시 선장의 방송 멘트에 흐르는 어침 높이를 정확히 숙지해야 하고 또 부언 설명해
주는 이 어침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 이에 알맞게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여튼 채비 손실을 줄여야 합니다.
초릿대를 수면 가까이 두고 바늘 밑걸림을 느끼는 순간 릴을 감지 말고, 낚싯대를 들어 순간을 대처해 나가시면 됩니다.
들어 올리는 폭이 대략 3m 정도 되는데, 웬만한 어침에서는 순간 릴을 만지지 않고, 낚싯대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같은 저수온기에 이 정도 사이즈라면 5마리 정도는 '완 대박'이라 봅니다.
이 한 마리로 집에서 식구 4명이 회덮밥의 양으로 충분했지요.
머리와 뼈는 쌀뜨물에 젖국 형태로 맑음탕을 끓이니 국물이 뽀얗고 너무 담백했으며, 열기는 노릿노릿 버터 약간 발라
구이로 하여 먹으니 혀를 감싸는 고소함에 이슬이 한 병이 게눈 감추듯 사라졌습니다.
이번에 큰 침선에서 비단 꿈 같은 생각이지만, 세쌍걸이 연속 개우럭으로(ㅋㅋㅋ) 제대로 시도해 보려 나름 고안한
밑걸림 방지용 <침선용 은침(隱針) 채비>를 공개합니다.
어침(魚沈)낚시에서 최대 변수는 우럭 바늘 밑걸림이죠.
이를 극복코져 살랑대는 갈치의 꼬리 유혹 동작과 특유의 비린내, 그리고 은비늘이 주는 비쥬얼 효과까지...
그 속에 '3.0, 또는 4.0 와이드갭 훅'을 감추는 <노싱커 채비법>, 소위 어침 구멍치기에도 솔랑솔랑 빠져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해 준비해 간 것들을 제대로 사용도 못하고 왔으니.. 아쉬움..ㅎㅎㅎ
바늘 걸림을 피하면서 연속 입질 시간을 주어 세쌍걸이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한 좀 엉뚱한 생각,
입질이 오더라도 바늘이 노출되지 않아 쉽게 후킹이 않되므로 입질 즉시 챔질하지 말고,
제 스스로 물고 돌아서는 '제물걸림'을 노리면서 말입니다....^^
갈치를 소금에 절여 갔습니다.
육질이 단단해지고 쉽게 바늘에서 이탈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
스트레이트 훅 보다는 침선용으로 이 와이드갭 훅(Wide gap hook)이 실제 바늘 은폐 부분에 있어서 더 쉽게 잘 적용되었습니다.
갈치 몸통은 미끼 특성상 좀 투박하니 갈치 꼬리처럼 현란한 동작 연출은 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생미끼의 어향(魚香)은 있을 터이니 액션을 느리게 약간만 폴링되게 스위밍 시켜주면, 우럭이 물고 흔들다가
재차 한 입에 쏘오~옥!~.. 이 역시 챔질 하지 마시고 그대로 두는 제물걸림의 효과를 보시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오징어채에도 조금 넓게 썰어 사용하면 적용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자~~ 남서해의 먼 바다 바글바글(ㅋㅋㅋ) 왕우럭의 침선낚시...
이처럼 바늘 특성상 미끼 꿰기에 좀 손이 많이 가니까 난간에 미끼 댓마리 미리 꿰어 두고 바로바로 대처하면 됩니다.
어쩜 제일 큰 고민 한가지 덜었으니 이 '은침채비 ' 방법으로 한번 떠나 보시지요.
앵글러 여러분! 즐겁고 행복한 바다여행, 모두 대박 나시길...^^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미천하고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야조사(주정현)
2016.12.13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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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 넘치는 조행기 항상 고마움을 느끼며 정독을 하고 있습니다.
주야조사님께서도 새해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일에 항상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