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신지 벌써 십수 년이 흘렀다.
길이 막힐까 봐 새벽을 달려 도착한 산소는 때마침 햇살이 번지는 아침이다.
주인을 잃어 이미 풀밭이 되어버린 천둥지기와 그 위쪽 자드락밭 사이
고불탕길을 도두밟으며 올라 가는 길은 예전같지 않고 숨이 차다.
이 좁은 산길도 인적이 드문 탓에 사방이 우긋하여 바지가 이슬에 흠뻑 젖는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은 풀들이 산소를 뒤덮고 있다.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와서 마치 빗처럼 고이 빗어 넘겨진다.
부쩌지를 못하시고 늘 오지랖 넓게 온 동네를 안방으로 여기신 어머니께서
나를 보시더니 벌떡 일어나셔서 나를 안아 주신다.
아... 어머니의 살내음...
빨래해서 막 입은 옷, 갓 나온 풋과일 향의 상큼한 새물내.
그리고 부엌에서 생선 굽다 말고 버선발로 나오신 약간의 비릿하면서 고소한 내음이다.
얼마나 그리운 고향의 냄새이던가....
메말랐던 내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촉촉해진다.
낫으로 천천히 풀을 베고, 좋아하시던 막걸리 한 잔 부어드렸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내 삶의 원형인 모성.
그것은 내가 자라 온 바탕이며, 또한 험준한 객지에서 살아가는 바탕이기도 하다.
무조건적이며 숭고하고 온화한 들꽃 같은 사랑으로 품어주시던 마치 신 같은 존재.
神께서 모든 곳에,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어서 대신 그 역할 분담으로 어머니를
만드셨다고 한다.
일찍이 다녀 오셨내요.......저는 23일 출발해서...24일 까지강행군일정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는 완전 등산 수준입니다.....길도 없고...험하고....
올라가는데만 1시간이상걸립니다.......나이들어 찾아온 관절 손님이 영 괴롭히내요..ㅎㅎ
그래도 움직일수 있을때 까지는 꼭 찿아 뵐겁니다..
뿌리없는 자손이 어디 있겠습니까......벌초시즌....차가 막힐까 벌서부터 걱정이돼내요....
영월....삼척 도계....평창 대화..요렇게 다녀야 해요 ㅠㅠ 벌들 조심 하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