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navy>인천남항 '사랑의 열매' 출조 후기 by 해피짱</font>

by 어부지리(민평기) posted Nov 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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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자리에 있었던 편의점 불우이웃돕기 모금함
오늘은 왠지 이 모금함에 시선이 머문다
세월 참 빠르다. 겨우내 떨던 손을 감싸며 첫 출조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계절은 벌써 겨울을 향해 치닫고 있다. 얼마 후면 세밑 구세군의 종소리가 거리를 울리고, 전철역 곳곳엔 온정을 나누자는 모금함도 보일 게다. 행담도휴게소엔 벌써부터 이웃돕기 통기타연주가 행해지고 있다.  

내가 이런 데를 지나치지 않고 작은 성의나마 보인 적이 있던가. 부끄럽게도 기억이 별로 없다. 다 여류롭지 못한 마음 때문이라고 괜한 탓을 해본다.

지난 7일 인천 남항 천지5호에선 자그마한 행사가 있었다. 행사라고 해봐야 평상시 출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당일 전체 선비를 이웃돕기로 쓰는 '사랑의 열매'출조, 3년째 계속되는 이벤트라고 한다.

연합체가 아닌 단일 배에서는 흔치 않은 일. 주최 측과의 연락은 취하지 않고, 그날 참가했던 '해피짱' 님께 후기 부탁 차 연락을 드렸다.

웹진 메뉴 성격 중의 하나인 '행사 소개'로 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며, 흔쾌히 응해주신 해피짱님께 감사드린다.
                                                                                                                             - 어부지리 -

                                                             사랑의 열매 출조 후기 by 해피짱

낚시는 내게
자연과의 동화와
짜릿한 손맛.. 그리고 황홀한 입맛을 선사하는
포기 할 수없는 취미 중 하나다..

그리고.. 보너스로..
따스한 정을 나눌 수있는 출조라면..
이보다 더 좋은 취미가 있을까?

새벽잠을 뒤로 하고..
설레이는 맘으로 오늘도 남항으로 차를 몰아본다..

인천대교의 개통과 함께...
안개자욱한 고속도로는 신선함과 신비감이 교차한다..

언제부터인가..
포근한 고향같은 정겨움이 가득한 남항부두..
비릿한 내음.. 새벽시장을 방불케하는 조사들의 분주함..

새벽공기 한 모금을 폐부 깊이 들이키고..
오늘 내게 행복을 가득 선사할
그녀를 찾아 분주히 움직여 본다..

한동안 발길을 주지 않아 살짝 삐친듯한 모습의 그녀가
이내 하얀 치아를 보이며 발그레한 미소로 반겨준다....
인천남항의 천지5호..

그녀와의 인연도 벌써 4년을 넘긴다..
항상 볼 때 마다.. 새색시 마냥 수줍은 모습으로 날 반겨주던 그녀...
오늘 따라 그녀가 더욱 정감이 간다..
그녀도 오늘의 조행이 특별한 걸 알까??

정들었던 인연들이 하나둘씩 오늘의 조행에 동참해 주시고..
조촐하게 행사를 준비하고,
못본 동안의 안부를 묻고.. 또다른 정을 쌓아간다..

새벽 3시반을 막 넘긴 새벽..
적막을 깨는 카랑카랑한 인사 소리에...
눅저있던 몸이 깜짝 놀란다...

선장부부가 왔다..
묵묵한 김선장.. 그리고.. 항상 생기 발랄한 병알군...
늘... 그래왔듯..
조사들이 걸어놓은 프랭카드가 쑥스러운 모양이다..

"불우한 이웃과 함께하는 따스한 가을 축제"

누구의 생각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천지5호 그녀는 이렇게 조사들이 준비해준 따스한 옷을 입는다..

병알군의 따스한 라면 한 그릇에 축축한 몸을 녹이고...
새벽 이슬 한 잔에 정을 채웠다..
이슬의 기운이 온몸을 휘감고...
설친 잠을 보충한다....

어느덧 엔진 소리가 작아지고..
안개가 자욱한 바다 한가운데..
오늘의 조행이 시작된다..

한객기...
아직 사리의 기운이 가라앉질 않아서
물도 세고, 탁하다..
낚시는 그냥 포기하고..
하루를 기분 좋게 즐겨야 하는 분위기다..

오전9시...
병알군이 분주히 움직인다..
낱마리 조황이지만..
전부 모여놓으니.. 마릿수가 제법 쏠쏠하다..
신들린 솜씨로 우럭들은 먹음직한 회로 변신을 하고...

잠시 낚시를 접고... 삼삼오오 모여드는 온정들.. ㅎㅎ
역시 먹는 즐거움은 어디든 최고가 아닐 지싶다..
살짝 기름진 달달한 어체 한 조각에 순간의 행복은 배가 된다..

열악한 기상과 바다조건 불구하고..
종일 포인트를 옮기는 선장...
중식 후 물돌이 시간에 지인들은 5짜광어와 중씨알 낱마리로.
나는 깜팽이 두 수로 하루의 조행을 마무리 한다..

텅빈 쿨러..
짜릿한 손맛과 황홀한 입맛은 없었지만..
맘만은 따스한 정으로 가득 채운 조행...

함께해준.. 선배, 후배 조사님들께 감사하고..
베품의 자리를 마련해준..
천지5호 선장 부부께 감사한다..

항상 건강하고, 하는 일 잘되시길...

인천 남항 천지5호


40대 초반의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우럭선상 낚시배...
아직 사무실도 하나 없이 인터넷과 전화로 예약 받고,
선상에서 출항 명부를 써야하는 열악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 배의 출항 횟수와 예약율은 남항 최고다..
아마도 서비스만 따지자면.. 전국 최고 수준일 지도 모르겠다..
선장의 포인트 선정과 노력으로
연안 낚시배 치고는 조황도 수준급인 듯 하다..  

그리고 이 배에선 매년 2회 소외계층
어린 동심들의 배고픔을 덜어주기 위해
단골 조사들과 선장 부부가 주관하는 따스한 출조가 있다..


3년전 단골 조사 중 한 분의 제안으로
인천의 한 초등학교의 결식 아동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작은 복지원에 6개월치의 쌀을 년 2회 행사를 통하여 지원하고 있다..

천지5호의 두 부부가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많은 조사님들의 사랑으로 지금의 행복을 누리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조사들과 함께하는 출조이다...

세상을 살면서
베품을 알게해준 인연...
그 행복과 기쁨을 맛보게 해준 인연...
더 욕심 없이.. 매년 이만큼의 나눔만으로도 감사하고 싶다..


- "20인+1배"가 참여한 사랑의 열매 출조 -


이번에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하신 이사장님이 느낀 바가 많으신 거 같다..
개인적으로 찬조를 하겠다 하시는 걸,,, 다음에 또 같이 하는 걸로 대신 하자고 했다.
늘 나와 함게 해주시는 하늘사랑 형님도.. 개인적인 일이 있으셨는데...
흔쾌히 동출해주셔서 감사한다...

이분은 개인적으로 매월 일정액의 기부금을 정기적으로 기부하시는 분이다..
인생을 살면서 인연은 항상 배움을 준다..
매번 같이 행사에 참여했던 지인들...
건강상.. 또는 여러 여건상 참석을 못하여 아쉽고, 섭섭하다..

모두 예전처럼 건강하고, 하시는 일 잘 되서
뜻 깊은 자리 함께했음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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