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 군단

by 어부지리 posted May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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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야할 시간인데...
자정을 막 지난 시각, 낚시도구 간단히 챙겨 차에 오릅니다.
올 첫 농어 출조가 있는 날.



하루 종일 내린 비의 여파로 축축함과 끈끈함 그리고 한기마져 느껴집니다.
가야할 길은 먼데.
자유로 들기 전 따끈한 캔커피 한 잔이 생각나서 잠깐 들릅니다.

라페스타
일산의 이 거리는 밤에도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젊음(?)의 타운입니다.



짜잔~~
나의 2006 첫농어
씨알을 크지 않지만...
얼마만의 농어 손 맛인가

부들부들 떨리며 휘는 농어대
드륵드륵 긴장감을 주는 릴의 드랙음...

그런데 풍덩~~~~~~~



나와 달리 블루님은 귀여운 점농어로 첫 수

이것도 풍덩~~~~~~~



힘차게 농어를 걸고
90도 가깝게 휜 낚싯대의 손맛과 드르륵하는 드랙 풀림의 짜릿함을 느낀 후
배 바로 앞에까지 끌려온 농어의 마지막 저항에 3.3 미터 농어대의 반이 물에 잠길 정도로
긴장감이 온 몸을 감쌉니다.



어느새 곁에 다가 온 선장님이 뜰채 도우미를 합니다.
가볍게 투둑 미노우 바늘을 빼고
풍~덩
방생합니다.

어?????
나즈막히 그 분 혼잣말로 '이런 크긴 돌려보내야지.'

나 : 속으로 갸우뚱합니다. 방생 크기가 전혀 아닌데... 이상하다?
     1 킬로는 훨씬 넘어보이는 횟집 4인분 씨알인데... -.-

동행한 다른 분이 잡은 것도
풍~덩 풍~덩
농어를 던져라~~



또 다른 손 맛은 뜰채 도우미가 느낀다는데...
힘 들기만 하죠^^



원래 출조한 팀원끼리 서로 서로 뜰채 도우미하면 되는데
동시 다발적인 입질로 선장님이...
많이 힘드셨을 텐데.
감사합니다.



이 정도 씨알도 뜰채를 써야 안전한데,
이젠 들어뽕까지 하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한 숨 돌리고 처음으로 한 컷 포즈



준비해간 미끼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미노우



연신 손맛과 풍성한 조과를 즐긴 후
선상은 정말 화기애애합니다.
낚시의 여러가지 즐거움중
그래도 조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죠.



배 밑으로 파고 드는 농어의 저항
이 때만큼은 줄과 장비의 안위(?)가 걱정됩니다.
드랙을 더 풀어? 말어?



오늘 1 번 사로에서 가장 많은 조과를 올린 동행



미노우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가라앉는 싱킹, 뜨는 플로팅, 중층에서 유영하는 서스펜딩 타입.
물소리와 물보라를 일으키는 블레이드 스타일, 좌우로 떠는 바이브 스타일 등등.

예전에 격비권에선 거의 바닥층을 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닥 걸림으로 미노우 손실이 많았구요.
거기선 플로팅 미노우는 거의 쓸 일이 없었습니다.

오늘 농어 군단을 만난 행운에는
미노우의 타입이나 스타일이 별로 중요치 않았습니다.
저는 대부분 이 플로팅으로만 수면 근처의 농어를...
(미노우중에서 앞쪽에 삐쭉 나온 턱이 있는 것은 다 플로팅 타입입니다)



기념사진 한 컷



뜰채 그물에 걸린 바늘 빨리 빼는 것도 조력입니다.
보통 출조때야 고기 갈무리하고 천천히 빼도 되지만
오늘같은 소나기입질 낚시에선
뜰채를 기다리려 랜딩 대기에 들어가는 사태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점농어는 지느러미까지 똑같은 점 무늬가 있더군요.



기상 예보와는 달리
새벽녘에 비도 완전히 그치고,
비교적 잔잔한 바다의 하루였습니다.



묵시적인 농어 선상 매너
1 번 타자부터 캐스팅 합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2 번, 3 번, 4 번

이런식으로 캐스팅과 줄 회수(리트리브)를 하니
서로의 줄이 크로스 되어도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오늘 상호 줄 걸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배의 물칸에서 쿨러로 농어 옮기기
서로 매너있게(??) 뜰채질 한 번만 합니다.

표정은 가볍고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그러나 배 물칸에 집어 넣은 뜰채는 마구 휘 젓습니다.
최대한 많이 걸려라!!! ㅎㅎㅎ^^ 마치 인형뽑기처럼...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냐!



한편으로 횟집 수족관 느낌도 들긴하지만
오늘같은 날도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 한 컷.



농어떼 만나는 우연이 또 있을라나!



민농어와 점농어가 어우러진 쿨러



어디 조황보고에 올릴 일은 없지만
그래도 두 분은 다정한 포즈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아니 몇 시간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뭔가를 챙긴 뿌듯한 느낌에
아침을 거하게 먹고.



그리고 빵빵 뚫린 고속도로.
점심은 집에서...

농어 첫 출조는 2 년전이고,
작년은 거의 안 다녔고,
첫 해에는 좀 다녔죠.
출조 횟수를 다 꼽아봐도 10 회 이내.

낚시 시간대도 좀 이상한,
큰 기대없이 떠난 이번 농어 출조에
농어떼 만남이란 행운을 얻었습니다.
이런 우연은 종종 계~속 되어야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