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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조행[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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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서해바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거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주말도 배낚시는 힘들 것 같아 보였다.

낚시를 하고픈데 바다가 거칠어 나갈 수 없으면 그 날은 종일 답답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비만 안오면 어디든 갈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전처럼 일기예보에 매달리지 않게 됐다.

좀 일찍 일어나 달려간 가까운 바다
경기도 궁평항,
가끔비라는 예보와 달리 습기감 전혀 느낄 수 없는 쾌적한 공기다.
요 며칠 연속 내리는 비가 공기 중의 먼지를 싹 쓸어갔나 보다.
포구의 상징같은 비릿함마져 느낄 수 없고,
마치 가을날 먼 곳에 있는 청정 지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허리가방과 릴이 달려있는 낚싯대 한 개, 이게 준비물의 전부다.
미리 챙겨보지도 않은 허리 가방을 열었다. 저번에 다녀온 그대로다.
지그헤드와 웜 몇 종류,
경량메탈과 스푼 몇 개,
미노우류와 기타 루어 몇 개
플라이어와 집게까지... 더 이상 필요한 게 없다. 그래도 가방 공간은 여유가 있다.
루어낚시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내겐 그 중에서 '간편한 준비물'이란 장점이 가장 많이 와 닿는다.



오늘 보니 어느 매체에 '아침 동녘 하늘의 멋진 여명'이란 사진 기사가 있다.
한동안 우중충한 날씨였다는 걸 알려주는 듯.

그 기사의 사진과 같은 시간대에 나는 바다에 있었나 보다.
보기 드문 불타는 하늘 색이다.
붉은 하늘 바다를 배경으로 한 쌍의 신세대 루어꾼이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설혹 바다에 아무 것도 살지 않아 빈 양어장 같다 하더라도,
이 순간 만큼은 캐스팅이 즐겁다.



깊은 산 속 절마당의 풍경[風磬]
바람에 따라 땡~땡~ 풍경소리, 사방으로 맑은 음이 울려 펴지지.

미안하다 삼치야. 빨리 놓아줄게.



삼치가 아니라 전어인 줄 알았다.
이빨을 보니 작아도 삼치가 맞는 듯.
나도 한 마리, 너도 한마리
이런 씨알을 올리고 '몇 마리 잡았느니' 하는 얘기는 의미 없을 듯.

미니 스푼을 썼다면 제대로 낚을 수 있었을 게다.
하지만 모든 경우를 고려해서 채비를 준비한다면 가방 짐이 너무 많아진다.

스푼의 반짝이는 움직임에 입질 오고.
너무 큰 스푼 탓에 후킹이 안되고 너도나도 다 훌치기처럼 낚인다.
시간이 지나 더 큰 삼치가 들어오면 이곳 궁평항도 루어꾼으로 바글바글 되지 않을까.



어두워서 잘 안보였는데, 해가 뜨고나니 꽤 많은 사람이 있었음을...



허리나 어깨에 걸칠 가방 그리고 낚싯대.
시간날 때 훌쩍 떠나봄은 어떤가.
단, 멀리가지 않는다면 손맛만 기대하고 입맛은 집에 놓고 가야한다.
하지만 어떤가.
자연이 넘실거리는 바다에서 그 반은 맛 본 거 아닌가.
혹 운 좋으면 길 잃은 로또상어를 낚을 수도 있겠지...



원투낚시도 괜찮아 보인다.
끊임없이 움직여야하는 루어낚시와 달리
한 번 던져 놓고 기다리면 되니, 여러 다른 장점도 있다.



블로그나 이런저런 자료를 살펴보면 쉽게 갈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있다.
포인트와 채비에 대한 정보만 얻고 조과에 대한 얘기는 잊자.
"씨알 좋은 넘들이 바글대요."
"마릿수조황으로 간만에 손맛 진하게."

루어낚시만 오래 한 사람도
먼바다 침선낚시에서 어떤 급의 우럭과 대구가 잡히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눈높이와 대어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한다.


플라이급 복싱 경기에서 헤비급의 강펀치를 기대하는 거는 무리라고나 할까.
경량급 경기에선 빠른 몸놀림과 경쾌한 스텝을 즐겨야 한다.



나는 그동안 눈(目)을 다이어트 해서 페더급 정도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KO 승부가 많은 헤비급 경기나 스피디한 플라이급 경기나
나름대로 다 재미있다는 생각이다.

개인 취향이겠지만 경량급 경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관심 둘 필요 없는 게 서해중부 연안루어낚시다.
물론 심각한 어자원 고갈 현상 때문이다.

(멀리 배 타고 나가는 곳이나 동.남해의 연안 루어낚시는 또 다르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조과에 관계없이 잔잔한 손맛 보기가 괜찮다고 생각 들면,
아직도 꽤 많은 곳이 주변에 있고...

거기선 오늘도 플라이급 타이틀 매치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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