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사기 위한 행렬에 근처가 마비될 지경이 되겠지.
정리 안된 극장 내부에 무질서 속에서도 인산인해를 이루겠지.
어느 분야든 수요.공급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월등히 많다면
감수해야 할 일이 많이 생길 것은 자명한 일.
지난 몇 해 오천이 그랬었다.
꾼들은 물론이요 주말이면 가족낚시 출조객도 넘쳐났다.
나 역시 첫 가족나들이 선상낚시 출항지를 오천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갑오징어낚시인가 아니면 주꾸미낚시인가.
갑오징어든 주꾸미든 나오는 대로 잡아 가라!
이런 식이더군요.
주꾸미가 안 좋다는 게 아니라,
명색이 갑오징어 출항지에 가면 대상에 맞는 낚시를 해야 하는데.
시동 끄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은 배 운용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지난해까지 가장 잘 한다고 소문나서
많은 동호인 예약 우선 순위에 들어있는
바로 그 배를 탓기에 더욱 섭섭함이 들었습니다.
초심의 반의 반만 유지했어도 그러지는 않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대충 해도 그 배를 타려고 줄 서는 인파가 많기는 많은가 봅니다.
누군가는 얘기 하더군요. 모래밭에서도 잘 나온다고...
단언컨대 모래밭 갑오징어는 주꾸미 포인트에서 나오는 손님 격입니다.
갑오징어의 대부분은 바닥이 암반 또는 몽돌밭 지역에서 나옵니다.
갑오징어 많이 나오는 곳 바닥을 살펴보면 단번에 느낍니다.
또 도보권 갑오징어 포인트를 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백사장은 거의 없습니다.
설혹 모래밭이라도 조개껍질 등 딱딱한 걸림 장애물이 많은 지역이죠.
완전히 거꾸로더군요. 주꾸미낚시 하며 손님 갑오징어를 잡는 셈이 됐습니다.
그럼 갑오징어 포인트 가자는 얘기를 왜 못하느냐구요.
이게 좀 미묘합니다.
주꾸미 포인트에서 주꾸미 올라오는 빈도와
갑오징어 포인트에서 갑오징어 올라오는 빈도는 엄청 차이가 있습니다.
주꾸미는 굳이 오천을 가지 않더라도 더 많이 잡을 곳이 있습니다.
두자리수 조과 정도만 생각한다면 배를 안 타고 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배에서 이 사실을 모르는 분들은 주꾸미의 잦은 입질을 좋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디로 가자고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배에 탄 사람 전부가 스스럼없이 얘기 할 수 있는 단체 독배라면 가능하겠지요.
주꾸미 맛있는 거 다 압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갑오징어 낚으러 오천에 간 거라는 겁니다.
좀 여러번 다녔다는 낚싯꾼은 다 압니다.
주꾸미는 오랫동안 시동 끄고 배 흘려도 잘 올라오지만
갑오징어의 포인트는 협소해서 수시로 옮겨가며 해야 한다는 사실을.
오늘 이 배는 오토바이 기름값이나 썼으려나!
하지만 잘 나간다는 배를 탓기에 실망이 더 크군요.
당일 조과가 안 좋아 그런 생각이 들었을 거라고요?
물론 갑오징어 포인트를 다녀도 조황이 안 좋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해보기나 한 거죠.
최선까지는 아니어도 보통은 해봐야 그런 소리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래바닥에서 지치도록 배 흘리는 행태, 정나미 떨어집니다.
누가 잡으신 건가? 왜 이런 포즈?
둘리님이 잡은 거 아닌가.
갑자기 이러면 당황스럽죠.
그리고 돌밭 포인트면 순식간에 에기 내리고 쌍걸이 올리죠.
당일 다른 사람 대비 3-4배 조과... 갑오징어 고수
맹물만 쏘네요. 다음 기회에...
우럭이든 광어든 또 갑오징어든...
요즘 일취월장 물이 올랐습니다.
이 추세면 조만간 바다루어 스페셜리스트 소리 들을 듯.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갑오징어 전문 배
시즌 중에는 '세배' 포기하셨나 봅니다.
능숙하게 요 방향으로 잡고난 후 먹물 안 쏘면 쿨러로 직행
훗날 이런 사진을 보면 더 기억이 잘 날 것 같습니다.
큰 우럭을 개우럭이라 부르는 것처럼 무슨 갑오징어라 했으면 하는데
아이디어가 없네요. 왕갑오징어? 좀 이상하지요.
회변해안이라 부르는데 눈앞에 보여도 가는데는 꼬불꼬불 차로 20분 꼬박 걸립니다.
물이 축대까지 차오르는 만조에 조황이 더 좋다는군요.
주꾸미데침, 갑오징어회, 깻잎쌈, 주꾸미갑오징어 콤비 샤브샤브
블루님 한테 모델용으로 좀 얻어서...
주꾸미는 세자릿수 될까봐 중간에 그만했습니다.
이날 선상은 내내 하하하 먹고 마시는 즐거운 파~뤼 분위기였습니다.
낚시가 재밌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때문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