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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조행[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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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망울 부서지는 파란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다.
물결 반사광에 눈이 부신다. 불어오는 신선풍에 가슴은 뻥 뚫린다.
낚시가 좋다. 바다는 더 좋다. 바다낚시는 다시 없는 청량제다.




당분간 발이 묶여 출항지까지 가기가 뭐한 상황이었는데 마침 동네 버스단체가 있어서 합류했습니다.
동해 날씨가 안 좋아서 출조지를 갑자기 서해로 바꿨다더군요.
집에선 우럭 요리 타령을 하던 차라 웬 쾌냐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홍원항, 예전 이맘때 같으면 군산권과 견줄 정도로 돔낚시가 활발한 포구인데
한두 척씩 늘어난 침선배가 이제는 홍원항을 제2의 우럭배낚시 출항지로 바꿔놓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여름철이면 참돔배낚시가 분주해지고 감성돔 찾는 발길이 바쁜 곳일 겁니다.
때이른 얘기지만 올해 문어가 북상한다면 각광받는 문어출항지가 될 가능성이 큰 곳이죠.


낚시 편리성과 효율성 증대를 위한 꾼들의 노력은 어디까지 계속 될까?
자석을 이용한 개인 정리판을 준비한 분이 있으시네요.
정리판은 낚싯대에 감겨있던 로드홀더를 이용해 고정해 놓았습니다.
나중에는 회칼과 가위까지 다 붙혀놓으시더군요.


저야 늘 잘 잡지요 뭐^^
선두 제일 높은 곳에서 홀로. 자리가 조금 불편한 대신에 아주 넓게 활개칠 수 있는 곳이죠.
저스트 4짜, 원하는 크기보다 조금 커서 아쉬웠습니다(?). 35를 제일 좋아하는데.
꼬리 지느러미 잘라내도 찜기에 잘 안들어가서 일부 손질.
그리고 어제 우럭찜으로...
그러고보면 아마도 우리집 찜기 크기가 32cm 정도 되는 듯.


그런데 다른 분은 이런 놈을 올리셨네요.
크기가 얼마쯤 되어 보이나요?


준(반올림) 6짜급, 쩝~~
이런 거 한 마리 올리면
이후에는 쉬엄쉬엄 낚시하고 회맛 좀 보면서 여유롭게 보낼 텐데.


낚이는 우럭들은 튼실해 보이고 하나같이 건강합니다.
비록 기름유출사고 난 지역과는 많이 떨어진 곳이지만...

당일은 섬 주변 여밭낚시를 많이 했거든요.
사고 여파의 영향이 미친다면 섬 주변의 물흐름 적은 곳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을 텐데.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별 탈없이 한 해가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호회가 아닌 개인출조가 모인 단체 형식의 출조지만 분위기만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새 자진 갹출한 회가 선상을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먹거리들이 풍성한 먹자타임이 됐습니다.
난 한 마리도 안 내어놓았는데... 준비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서해 감성돔 한 해 조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왕등도까지 왔습니다.
추워지는 초겨울까지 대물을 듬성듬성 배출하던 곳인데
푸르름이 우거진 여름 분위기이고... 생각보다 아주 큰 섬이네요.


이넘은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니 공중부양 묘기를 보이네^^

제 경험으론 꼴뚜기웜은 바늘을 관통시켜 유동식으로 사용하는 게 정말 좋습니다.
바늘이 나풀나풀거리는 다리 사이에 움직이며 위치하게.
(미끼를 먼저 달고 기둥줄 채비에 연결해야만 편합니다)


여밭엔 포인트에 따라 쥐노래미만 올라오는 곳이 있지요.
저는 놀래미밭에선 한 템포 쉬어가는 습관이 있어서...
다른 분들 채비엔 명태급 놀래미가 많이 보이더군요.



아니 이런 곳에서???
놀래미밭과 우럭밭이 붙어 있었던 듯.
누구는 3단 채비에 주렁주렁 올리시네요.

이걸 쳐다보는 사람의 생각은 각양각색일 듯^^*
1.축하축하 진심으로 축하!  2.이제 회 좀 더 뜨시겠지.  3.나는 재수도 없어! 나눠서 사이좋게 물지.

여하튼 둥둥 뜬 몽땅걸이는 우럭낚시에서 가장 부러운 광경이고 멋있습니다.


바로 이분이네요
모자의 '경원'이 경원산업 다니신다는 뜻입니다. 민물낚시의 메이저 떡밥 업체죠.
그러나 정작 본인은 거의 바다낚시만 즐겨하는 분입니다.

이분이 주관하는 낚시대회가 다음 달에, 그것도 마침 우리집 근처에서 있다해서 구경 가보기로 했습니다.
붕언지 떡붕언지도 구별도 못하는 제가 말입니다.


이분은 문어낚시의 컨셉트인 '주렁주렁'으로 미끼를 달아서 낚아냈습니다.
하루 종일 오징어+웜, 꼴뚜기+웜... 이러니 무슨 미끼가 주효한지는 알 수 없었을 겁니다.


조황사진은 원하는 사람 위주로 찍고.
절대적으로, 요즘의 사진 무작정 강요하는 분위기는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마지막 쿨러 사진만큼은 최대한 협조하면 어떨까요.
좀 귀찮더라도 이 때만은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조과가 잘 보이게 하고
사진을 위한 쿨러 속 물건 정리도 좀 하고...

다른 사람이 조과 판단을 하는데도 이게(쿨러사진 전체) 제일 나은 것 같은데요.


물고기의 눈에 닿을 듯 말 듯 근접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저같이 연약하고 귀여운 물고기는 돌려보내주세요. 그러면 용왕님이 보답 해줄 거예요~~"
마치 금방 눈물을 흘릴 듯 슬픈 표정처럼 보이기도 하고.
비취빛 눈동자에 또 하나의 바다가 있는 듯 느껴지네요.

낚시는 먹고 사는 차원에서 시작되고 발달한 취미입니다.
특히 바다낚시의 매력 중의 매력이 바로 입맛이죠.
하지만 이렇게 눈만을 쳐다보며 거기에 비친 심연같은 아름다움을 보다보면
측은지심이 발동해 놔주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주 가끔^^

어린 물고기는 놓아 줍시다.

저는 정말 오랜만에 우럭낚시 다녀왔습니다.
대도시 탁한 공기에 찌든 가슴 속이 확 뒤집어진 느낌입니다.
산소 탱크에 들어갔다 오면 이런 느낌이 들까요.

즐거운 낚시~~  계속 되시길 바라면서...




























                                                내 눈에 누가 카메라를 댄 거야!  아 짱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