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를 모르고 사는 분에겐 별거 아니지만, 먼바다가 무서운 제겐 의미있는 날입니다.
기상예보가 하루종일 까만색이어서 얼마든지 멀리 나갈 수 있으리라 편하게 마음 먹고...
새벽 4시, 신진항 초입의 선착장에서 배를 탑니다.
이 선착장은 주차장을 끼고 있고,
신진도의 유일한 공동화장실이 바로 옆에 있어서 편합니다^^
희한한 풍경입니다.
먼저온 배들이 사열한듯 줄 맞춰 나란히 낚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배는 3시간대 포인트에서 낚시하고 온 터라 좀 늦게 왔습니다.
막상 가까이 와보니 앞으로 뒤로 정신이 없네요.
아는 사람 있으면 알아보고 인사해도 될 듯합니다.
다른 배 대구 사진 찍는 게 아주 쉽더군요.
몇 마리 올라오다 그치면 배가 찔끔질끔 움직이고.
그러면 또 몇 마리 나오고. 심심할 새가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가 핵심 포인트인가 봅니다.
냉동실에서 1년 묵은 오징어내장 100여개를 가져 오셨죠.ㅋㅋ
그러고도 오징어내장은 신선한 게 최고라며 낚시점에서 몇 팩 더 샀습니다.
우리 일행 5명이 완전히 내장 냄새에 질린 하루.
실제로는 참 커보였습니다.
다들 "저 정도면 동해대구 빵인데." 하고 감탄했을 정도.
그러나 사진으로 보니 날씬해 보이긴 마찬가지네요.
부부조사의 분위기는 다른 사람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나도 언제 저렇게 와봤으면~~ 부럽부럽.
낚은 분은 부인이랍니다.
실측 길이는 9짜에 좀 못 미치네요.
아하~~ 진짜 미터 오버만이 괴물처럼 보이는가 봅니다.
그래도 대장쿨러에 접어 넣어야할 대물입니다.
8짜는 간간이 올라오고...
우리 일행도 나란히 앉아 평균 조과는 했습니다.
침선포인트에 직접 진입하는 게 아니라서 자리배정 문제는 없을 거 같은데.
그래도 대구낚시에서 선호하는 자리는 각자 있겠지요.
이때 반대쪽 옆조사도 한 수 올리고.
반면에 중간의 저는 감감 무소식.
저는 이때 시원찮은 미끼 써서 그렇다는 중론입니다.
싱싱한 오징어내장이 최고여~~
- 수면까지 올리기 바로 전 -
나 : 둘리님 쌍걸이 했네요 씨알도 괜찮아 보이네.
둘리 : 네? 어케 아세요? 아직 30미터 남았는데.
나 : 저 밑에 올라오는 쌍걸이, 둘리님꺼 아니에요?
둘리 : 저는 올리려면 아직이에요. 다른 사람이 잡은 건가 보죠.
눈으로 보이는 그 쌍걸이 대구는 결국 둘리님 채비에 달려 있었습니다.
30미터 물밑 대구까지 보이는 맑은 물. 이 지역 물 상태에 놀랐습니다.
한번은 부시리가 수면 가까이 휘익 하고 지나가는데, 이것도 상당히 깊은 수심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꼴뚜기 웜이나 민물지렁이 웜 사용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징어향 집어제도 마찬가지.
집어 효과가 있다해도 다른 어종 낚시에나 가능할 거 같습니다.
물속에서 400배 집어 및 확산 능력이라고 설명돼 있는데...
이런 계산이라면 아마도 오징어 내장은 10,000배 능력쯤 될 겁니다.
오징어내장을 조심조심 다뤘는데도 불구하고,
이틀이 지난 아직도 차에서 '나 낚시 다녀왔소' 티를 내게 되네요.
바로 못 올리는 이유는... 또 옆 사람과 엉켰나 봅니다.
다른 사람과 채비 안 엉키고 대구 올리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그만큼 한 번 걸면 민폐 끼칠 확률이 높습니다.
보통 2단채비를 써서 그런지 줄 푸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만...
배끼리 따닥따닥 붙어 낚시하다 보니
다른 배와 줄엉킴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대구낚시에선 우리 모두 2단채비 쓰기를 생활화 합시다.^^
대구는 뱃속으로 들어가면 사라지지만, 이 사진은 두고두고 흔적으로 남잖아요.
작년 갑오징어 먹물파뤼 같이 한 팀입니다.
올해는 어떻게 될지...
낚시 다녀오면 피곤해야 정상인데 왠지 이날은 여유롭더군여.
잠 부족 현상이 없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 듭니다.
가는데 4시간 오는데 4시간 푹 잘 수 있어서 그런지?
올 때는 자다자다 지쳐, 한참 전에 깨어있게 되더군요.
대구낚시... 점심 경에 철수 시작하는 정말 멀고 먼 바다낚시입니다.
꿈틀꿈틀 대는 묵직한 중량급 손맛.
쿨러 가득차 들기조차 힘든 뿌듯함.
포뜨고 얼려서 두고두고 대구맑은탕의 시원함이 보장되는.
어느 낚시든 그 나름대로 멋과 맛이 있음이지요.
브라보 대구낚시, 브라보 바다낚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