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입니다.
우리 조사님 모두 가정에 평화를 그리고 건강을 기원하며
꽃바구니 드립니다.
5월의 서해 우럭낚시 조행기
계절의 여왕 오월은 뭇사람들 마음을 동요케 하나 봅니다.
피천득 시인의 오월 예찬 시에서도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 한 살 청년의 얼굴이다.' 라고 했지요.
아름답고 싱그러운 녹색의 풀과 나무들이 금방 세수한 청년의
생기 넘치며 풋풋한 얼굴과 흡사하니까요.
일 년 중 가장 푸르름이 빛나며 순결한 오월들어 둘째날,
순박한 성정을 지닌 꽃보다 아름다운 청년들의 바다 소풍날입니다...^^
세상살이 가끔은 마주하기 거북한 사람도 없지 않지만,
오늘은 연둣빛 순한 사람들이 모여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낚싯대 드리우고 청유자적하며 하나되어 마음을 정화하는 날이죠.
꽃향기 가득한 봄날의 정취와 4물이면서 순한 바다를 선물로 받았네요.
낚시하기 최적화된 2일날의 안흥항입니다.
새벽 4시에 출항하여 선실에서 2시간 잘 잤습니다.
연무 자욱한 바다...
격렬비열도인가 했더니 석도와 격비도 중간 수역이네요.
물색도 좋고 바람도 없고 구름이 낀 상태지만 낚시하기 그만입니다.
구름을 뚫고 떠오르는 햇귀를 바라보며
3단 채비를 완결하고 입수신호를 기다리는 이 순간...
숨이 멎을 듯.. 긴장감과 설렘... ^^
오월이지만 바다는 아직도 으시시한 찬기운이 맴돕니다.
겨울 복장으로 무장하여도 덥지 않으니...
뽕돌이 무착 찹네요.
어탐기에 수온이 현재 11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연 우럭들이 입을 열까?
수심 30~40m 몇 군데 포트홀이나 1~2m급 똥침선을 훑으며
지나가지만 속 시원한 입질은 없습니다.
전체에서 간간히 한 두 마리씩 올라올 뿐...
미끼도 다양합니다.
꼴뚜기, 빨강과 흰 속살의 오징어채, 웜, 미꾸라지, 구초의 주꾸미 등등.
찬 수온 영향인가 미끼가 금방 구드러지네요.
다시 포인트를 이동하며 여기저기 노크를 하지만 개점휴업이네요.
참, 간조시간이 8시경이지...
채비를 다시 점검하고 이동한 포인트에 침잠시켜 흘리는 순간,
여기저기서 함성이 들립니다.
기다리던 나에게도
자갈밭 신작로를 달리던 우마차 덜컹거리는 것처럼...
쿡쿡!~ 우당탕!~~ 우럭대 부러질 듯... 요분질 칩니다.
뛰는 가슴 억제하며 슬로우 릴링... 안착... 아싸!~
사팔녀석과 사이녀석이 동시에 물었습니다.
역시 미끼는 구초 주꾸미...
두 마리 다 구초 주꾸미에 물었습니다.
인증샷 찍고도 가슴이 벌렁벌렁... ^^
오늘은 주작대기 촐조날인데, 오래 전에 에약된 것이라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옹수진바규용분포풍 님...^^
토사물엔 새우가 엄청 쏟아집니다.
이 정도 잡아먹고 있으니 배불러 입질하지 않겠다 싶어요.
수온이 점차 올라감에 따라 이달 말 부터는 본격적인 여밭과
어침 낚시가 제대로 된 활성도를 보여줄 것 같네요.
배에서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1~2m급 어침에도 채비 걸림이 많네요.
선장의 안내방송에 귀를 좀 기울이고 그에 따라 적정한 높이를 들고
기회를 노려야 하는데, 바닥을 훑는 모양입니다.
채비걸려 끙끙대면 기둥줄 피아노 소리에 순간 줄 터지는 소리까지
더하여 우럭을 멈칫하게 하고 또는 도망가게 하지요.
한 바퀴 돌며 보니, 배에서 많게는 씨알 좋은 놈으로 7마리 정도..
적게는 1~2마리네요.
9시가 넘자 똥글이님과 금아님이 낚은 것과 몇 사람이 우럭을
내놔 근근자자한 두 분이 칼잡이로 나섭니다.
현란하고 깔끔하고 정갈하게 금아님이 회를 뜹니다.
횟집 주방장 같은 솜씨에 모두 쳐다보며 침샘이 폭포수 되고 맙니다.
천자호래불상선이요, 자칭신시주중선이라...
<천자가 불러 오라해도 배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일러 주중 신선이라.>
이런 선상 분위기와 신비한 우럭 회맛은 우리끼리 먹기엔 아깝습니다.
내가 고력사 되어 소동파나 이백(李白)을 다시 불러 함께 마실까나...^^
향몽(香夢)의 시간입니다.
찰지고 고소하고 담백한 쫄깃한 이 맛... 잘강잘강 그 풍미에
참을 수 없는 유혹 - 냉사이다(?)로 목젖을 호강시키는 주중선들이여~
다 함께 만단정회(萬端情懷)를 모조리 풀어버리는 시간입니다.
5월은 비록 어린이달만은 아니죠. 우리도 어린이가 될 수 있어요... ^^
왼쪽부터 사칠 어린이, 사이 어린이, 사삼 어린이...
해맑은 미소와 건강미 넘치는 세 분 어린이 화이팅!~
열정과 배려가 몸에 배인 숙부드러운 두 사람 덕분에 오늘 일행들이 행복합니다.
회가 모자라 또 꺼내 썰고 있습니다.
똥글이님 그리고 금아님! 감사합니다.
철수하는 배에서 바라본 가의도(賈誼島),
옛날 중국의 가의(賈誼)라는 사람이 이 섬에 피신하여 살아 가의도라 했답니다.
소주가씨(蘇州賈氏)가 태안에 많이 살지요.
혹시 태안의 가 씨들이 가의(賈誼)의 후손이 아닐까 싶습니다.
6시 내 고향 아나운서 가애란도 태안 출신이지요...
안흥항의 나래교.
해양 인도교로 293m이고 아름다운 두 개의 아치가 마치 날아가는 갈매기를 형상화했네요.
늦은 시간이지만 기다리던 식구들과 네 마리 떠서 한 잔 하고
나머지 6마리 손질하고 있습니다.
회 떠서 진공포장하여 냉동실에 잘 넣어 뒀습니다...^^
서해 최서단의 격렬비열도 비롯한 석도, 난도, 궁시도, 가의도는
포켓형 해빈과 포획암 침식에 의한 포트홀 등 험한 해저지형이 많아
우럭이나 노래미, 광어, 농어들이 안식하며 은신처로 서식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낚시터입니다.
그래서 안흥은 '우럭의 성지'라고도 하지요.
겨울에는 북서풍이 불어 유난히 춥고 그 영향으로 5월인 지금도
바다는 냉기온이 맴돌아 활성도가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낮은 수온대의 우럭은 미끼를 단번에 공격, 취이하는 것이 아니라
끝만 물고 있다가 재차 흡입하는 방식이더군요.
입질이라고 챔질 하지 마시고 물고 돌아서는 제물 걸림의 기다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방송하는 어침 높이만큼 보다 약간 1m정도 낮게
유지하면서 초릿대를 수면 가까이 두고 채비걸림이 느껴진다면
살짝 들어주는 운용술이 필요합니다.
미끼는 생새우나 아니면 구초 주꾸미가 약발을 잘 받더군요.
웜이나 미꾸라지, 오징어채에도 반응은 오지만요.
바늘은 24호 반짝이가 적당합니다.
채비는 3단 정도로 사용하다가 밑걸림이 자주 발생한다면
아랫단에는 바늘을 묶지 말고 사용하면 걸림이 덜합니다.
즐거운 오월의 바다 여행이 되길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출조길이 되신것을 축하드립니다.^^
인천이 고향이면서도
우럭 조황을 따라 처음으로 인천을 벗어나 자주 다니던 곳이 안흥항이었는데..
참 추억이 많은 장소입니다.^^
이제는 안흥항 거쳐 격포, 군산, 찍고 목포까지 내려가더니 진도, 완도, 고흥까지
내려가 버렸으니.. 이놈의 고기 욕심은 언제나 치유가 될런지요.....ㅠ.ㅠ
주야조사님이 5월 인천 출조시 동출을 허락해 주신 덕분에
돌고 돌아 다시(?) 인천에서 출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