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쪽빛바다 다도해 -
여수 거문도 앞바다의 이틀간의 갈치 여행.
간혹 사람들은 여행을 말하길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떠나겠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경제적 여유는 좀 생길지 모르겠으나, 얼굴에 주름이 밭고랑 되어
내려앉고 무릎관절이 세월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주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진짜 여행은 가지 못하고 그때서야 후회만 남게 되지요.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자주 가야지 다리가 떨리면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것...
낚시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6월2일, 4일간의 휴가를 내고 새벽에 집을 나섭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경부 고속도로가 휑하니 뚫립니다.
아침에 일 관계로 천안에 들러 볼일 좀 보고 여수 돌산으로 향합니다.
단골 선사이기에 그냥 가면 좀 그렇고 김포신사 님께 살아있는
상태의 대게를 주문하고 여수로 택배 보내달라고 하였습니다.
2시 넘어 도착해 보니 동해에서 온 대게가 반갑게도 먼저와 있습니다..^^
오늘은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주의보가 떨어져 배는 출항하지 못합니다.
이 선사 종사하는 선장, 사무장과 인근에 계신 분들과 회식 자리에
저도 감사하게시리 낑가 줍니다...^^
대게를 찌는 동안 선장님이 준비한 생낙지도 삶고, 참돔과 우럭도 회를 뜹니다.
와!~~ 바다향 가득한 만찬에 회색도시에서 쌓인 독소를 알콜로 소독합니다.
바다를 보며 기막힌 안주를 앞에 놓고 잔을 나누는 순간,
세파의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지고...
단순하게 끼니를 채우는 시간이 아닌, 모두가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네요.
우럭과 참돔회를 푸짐하게 썰어 내놨습니다.
참,
대게가 수율이 무척 높네요.
정신줄 놓고 먹느라 늦게 나온 인기 만점, 찐 대게를 촬영하지 못했네요.... ㅠㅠ
얼큰한 대접을 받고 나서 과음이 염려되어 살짜기 나와 방파제로 갔습니다.
문명의 소음에 젓갈이 된 해진 넋을 자연이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태풍 마와르가 올라오다가 경로를 틀어 오키나와를 거쳐 일본으로 향했다고 하여 일단 안심...^^
항구 앞바다가 너무 잔잔하고 하늘은 코발트색, 에머랄드빛 바다...
그림 같은 항구의 풍경입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와 아름다운 여수의 밤풍경에 몸과 마음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멀리 화태대교의 연등 불빛, 빨간 등대 불빛, 고교한 달빛이 모두 바다에 내려앉아
이 저녁을 고명스러운 콘서트장으로 만듭니다.
어디선가 달빛 섞인 풍금소리가 들려오네요...^^
어린 시절 바닷가에 살았던 추억들이 오버랩됩니다.
핸폰으로 선사의 내일 출조자 확인합니다.
태풍이 올라오고 월명 기간이고...
그런지 예약이 확연히 줄어 내일 나가는 2척의 배 중에 한 척은
현재까지 출조자가 반 조금 넘습니다.
선사에겐 좀 미안하지만 황제 낚시가 가능하지 않을까...^^
낮 12시 반에 뿌~~웅!~ 출항!~
태풍의 간접 영향인가요.. 바다가 너무 쾌청합니다.
바람도 간간이 불어 선풍기 같이 선선하고요.
처음 뵙는 조사님들이지만 어부지리의 단골이라며 인사를 주십니다....^^
금세 친해지고 오래된 지인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눴습니다.
좌로부터 여수 돌산이 고향인 안양에 사시는 정대훈 님,
창원에서 오신 김수태 님,
육군 현역이면서 전주에서 사시는 오갑모 님...
만나 뵈어 반가웠습니다.
어라!~ 대낮엔 웬 갈치가... 내게도 1타 4피가 물고 늘어집니다.
씨알은 3지급으로 좀 잘지만 우야튼 조짐이 좋은 징조지요...^^
가끔 4지급은 초릿대 출렁이는 입질의 행태가 확연히 다르네요.
괜찮은 씨알 들고 일찍 저도 인생샷을 때립니다.
환한 낮에 갈치의 은빛도 찬란하게 빛납니다.
4지급 자태고운 은린의 은갈치를 들고 기뻐하시는 김수태 님
바다의 붉은 노을이 실루엣 구름옷을 걸치고 서서히 수평선으로 다가갑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집어등 불빛이 들어옵니다.
수평선에 불야성을 이루는 망망대해 위의 밤,
입질이 저조한 틈을 타 목을 축이며 물멍에 젖어 들고...
"보름달이 뜬 월명 기간에는
어부도 쉬며 갈치는 입질하지 않는다."
집어등 빛의 집중이 달빛으로 인해 분산되어 집어력이 떨어지는 관계로 저조한
조황이 나타난다고 합니다만,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문가 논문(2018년 국립수산과학원 발표, '남대서양 오징어 채낚기 어업에서
달빛 어획에 미치는 영향')에서 보면, 그믐 기와 월명기간의 조과 차이를 보니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더군요,
물론 월명에 오징어와 갈치낚시와의 차이 관계는 다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집어등을 켜고 낚시나 조업하는 상황에서는 저도 수산과학원 발표에 공감합니다.
실제 월명기간에 저도 몇 번 쿨러를 채우는 기염을 보인적이 많았지요.
뭐!~ 안 잡히면 안 잡히는 대로 '청련거사'처럼 좀 서툴지만
낚싯대 접고 달 보며 시 한 수 읊으면 되지...
청천 하늘 밝은 달은 내 마음의 벗이로세
검은 물결에 내려앉은 달 내게로 가까이 오고
한 마음에 두 그림자도 내 옆에 앉네
숨겨놓은 탁배기 꺼내 권주 하는 즐거움
주상의 맑은 정기가 오묘함을 더해주네
옆 조사님은 12단을 사용하는데, 와!~ 10마리를 낚았네요.
사무장이 달려와 사진을 박기에 바쁩니다...^^
옆에서 봐도 참 부지런한 조사님입니다.
사리물때라 풍은 타이트하게 배를 잘 끌고 갑니다.
이런 월명기간엔 조과를 많이 내려면 부지런히 채비와 미끼를
수시로 확인, 바로바로 갈아주고 또 물심에 따른 운용술로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보다 더 많은 조과를 낼 수 있겠지요.
환한 달빛이 친구가 되어준 첫날의 조과는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아직은 여수권은 개체수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2~3지 급이 주종인 듯합니다.
이 녀석들은 월동하러 떠나지 않고 거문도권에 머물거나 아님은 마음이 급한
졸병 선발대 갈치들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동한 중,대갈치들이 동중국해를 출발하여 제주권으로 돌아 여수권으로
본격적으로 본진들이 산란하러 오는 6월말이 되어야 수온도 안정이 되고,
집어도 잘 되어 먹이 경쟁도 치열한 굵은 씨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2일 차 출항... 구름이 살짝 낀 하늘...
바람은 어제보다 다소 불긴 하나 약간 꼴랑대야만 바다 속도 파돗소리에
좀 시끄러우니 갈치들도 긴장이 풀려 입질도 어제보다 잦을 거라는 판단...^^
백도가 눈앞에 보이는 곳에 풍을 놓습니다.
***
해가 지면서 따복따복 입질이 옵니다.
그런데 명석이 아우님 쪽에서 환호가 터집니다.
10단 채비에 9마리가 물고 올라옵니다... 와우!~~
달려가 입질 수심을 알고 다시 세팅!~ 긴장... 긴장...
그런데 그 이후로는 조용합니다.
선장 님은 무전 교신하더니 풍을 다시 옮기고 다시 도전...
밤 9시... 촐촐한 타임...
담양에서 온 '막걸리 박사' 김사장 아우님이 눈짓을 합니다.
"OK!~ 좋지..."
갈치 몇 마리 꺼내서 김사장 님이 직접 회를 썰어 회무침을 준비합니다.
갈치회도 참 결곱게 써네요...
여러 가지 야채를 김권학사장 님이 초장까지 직접 준비해 왔네요...
참 이쁘고 감사해라~~♥..꾸뻑
완성된 야밤의 선상 회무침... 모두 촐촐한 시간, 침이 고입니다.
갈치 회무침 완성되고...
'섬마을 어부' 박사장 님 일행도 함께 하여 젓가락 싸움이 시작되고요...
ㅎㅎㅎ
"잠깐만요!~~ 그대로 멈추세요~~
각자 위생상 옆에 있는 종이컵에 담아 드시기 바랍니다. "
한 분께서 갈치 거치대 옆에서 오모리 채비로 낚은 씨알 좋은 한치입니다.
명석 아우님은 현지에 살기에 자주 출조하여 갈치 도사급이죠.
대갈치 한 마리 낚아서 인증샷!~
손놀림도 빠르고 채비 운용술도 굿!~ 진짜 잘 잡는 분입니다.
오늘은 출조 없는 날, 이틀 연속했더니 몸이 천근만근...
낚은 갈치를 손질하기 위해 방파제 물가로 가서 손질 완료,
토막낸 갈치를 지퍼백에 넣어 선사 대형 냉동실에 넣어 두었지요.
이곳에서 하루 더 묵으며 편히 쉬고 내일 아침에 떠나려고 숙소에
가려고 하는데, 선사 식당에서 부르네요...
3호배 한 척만 나갔지요.
2호 채선장과 사무장 님이 손님으로 출조하여 낚은 한치를 썰고,
원형 그대로 쪄서 먹물채 썰어 놓은 한치, 풀치를 튀기고, 고등어도 굽고....
한 상 가득... 와우!~ 피곤이 싹~ 가십니다.
안주빨이 장난이 아닙니다... 쐬주 주는 대로 원샷!~원샷~ ㅎㅎㅎ
밤에 낚는 신선함, 투명한 우윳빛, 탱탱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에 달달한 감칠맛...
그래서 사람들은 한치를 "한치가 쌀밥이면 오징어는 보리밥이요,
한치가 찰떡이면 오징어가 개떡'이라 했나 봅니다...^^
한치 통찜...
숙회의 살이 여리면서도 먹물이 주는 새콤하고 고소한 색다른 별미...
손질하고 남은 갈치 꼬리를 이렇게 튀김 했더니 뼈도 부드럽고 맛도 고소함에 기가 막히네요.
고등어도 싱싱해서 그런지 풍미한 오메가-3의 지방산 육즙이 입안에 가득 고입니다.
오메가-3는 몸과 두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라 하죠.
이처럼 고등어가 보약이니 남은 것, 다 제가 먹어 치웠습니다...ㅎㅎㅎ
끝까지 다 봐주신 존경하는 조사 님들...
감사합니다.
유월의 축복과 건강이 한 달 내내 함께 하옵소서!~
왕 부럽습니다...눈요기만 잔뜩시키고 ㅠㅠ(채금져유....)
갈치씨즌이 돌아오나보네요.. 저도 4일날 통영에 있었습니다
한치낚시...ㅠㅠ 전날 100여수햇다는 선사 그자리...20명이 많이 잡으신분이..30~40여수?
저는 친구랑 참패를햇네요.. 오징어 두마리 포함 15마리...ㅎㅎㅎㅎㅎ
중간에 한번 옮겼으면 하는 생각이엿는데 ..혼자만에 생각이였내요 ..
뭐가 문제였는지....ㅠㅠ 언제 한번 뵈야쥬........
캐스팅용 스피닝릴......똥글이 님한태 전화 해 보겠습니다
무대뽀로 전화드려도 실례가 아닐 런지요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