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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조행[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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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1주일 후인 2007년 12월 14일 태안 지역 위성사진.
만리포부터 신진도 바로앞 가의도 해역이 가장 심하다.
옅은 기름띠는 저멀리 격렬비열도까지 퍼졌음을 보여준다.
1. 초대형 재앙, 서해 기름 유출 사고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 초대형 기름 유출사고. 갯바위와 백사장에 뒤엉킨 기름 덩어리는 그 색깔보다 더 까맣게 온 국민의 가슴을 태웠다. 드넓게 펼쳐진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하얀 모래, 그 자연 아래에서 살아가는 생물, 또 그 터전에서 삶을 가꿔온 어민... 모두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을 안겨다준 사고였다.

바다를 일터로 살아가는 분들에게 '낚시터를 잃어버렸다'라는 낚시인의 사소한 아쉬움은 사치에 불과하다. 그러나 마음속 한 구석의 허전함은 어쩔 수 없었다. 여름이 오면 기름 확산이 대대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 있어 보였다.

세계의 이목을 끌 정도로 대규모 기름 제거 봉사 활동이 있었다. 다행인지 서해바다의 한 해는 그럭저럭 큰 후유증 없이 넘어가는 것 같다. 예년보다 많이 잡혔다는 꽃게 풍어 소식이며, 청정 해역의 어패류는 변함이 없다는 기사 하며... 낚시인의 출조에도 영향이 거의 없었다.

꼭 1년이 된 지금, 우리가 보고 들어온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후유증이 앞으로 예견된다는 말도 들린다.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절대 원래대로는 돌아올 수 없고, 알게 모르게 두고두고 그 여파가 미친다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사고 해역은 서해 낚시인의 주 낚시터다. 우리의 낚시, 앞으로도 사고 후유증을 직접 겪고있는 분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할 취미 활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50리터 이상의 대형 쿨러 품귀 사태까지 빚게한 갈치낚시.
유일하게 스티로폼 박스가 낯설지 않은 낚시다.
갈치 크기는 체고를 손가락마디와 비교한다.(지/指)
2. 대중화로 가는가, 먼바다 갈치낚시

"이런 낚시를 왜 여태 몰랐지?" 올해 처음으로 갈치낚시에 입문하고 갈치마니아가 된 분의 말이다. 갈치낚시에 매료되는 사람이 시간이 갈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낚시의 맛은 손맛에만 있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조업과도 같아서 별로다 하는 측도 있다. 사람에 따라 좋고싫음이 극명한 낚시 장르다. 하지만 결과는 올해 후반기 내내 먼바다갈치낚시 대세라는 흐름을 이어갔다.

갈치낚시는 남해 먼바다에서 이뤄진다. 때때로 육지 가까이 어군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여수 거문도 해역이 대표적인 낚시터다. 남해 낚시이나 서해 낚시인 정서에 제일 잘 어울리는 외줄낚시로 한다. 장비나 낚시 패턴이 우럭낚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갈치낚시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조과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과가 낚시인이 아닌 주변의 누구라도 반겨하는 어종이어서 더 그랬다 . 12월에 마감할 거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탄력받은 갈치낚시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어군이 남하했기에 제주도 근해에서 동절기 시즌을 이어간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만만치 않은 출조 비용이 더 올라갔음은 물론이다. 비용 대비 조과 혹은 낚는맛이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내년 시즌이 궁금해진다. 올해는 낚싯배 공급이 낚시인 수요를 못따라갔다. 앞으로 낚싯배가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올해보다 편한 낚시를 하게 될지 아니면 늘어난 공급 이상으로 수요도 늘어나서, 그야말로 갈치낚시 올인이란 얘기가 나올지... 모를 일이다.

우럭배낚시 메카로 불리는 태안권 출조.
흔히 침선배라고 부르는 10톤급 배가 제일 많은 곳이다.
주로 먼바다 우럭과 대구낚시를 출조 한다.
3. 안정인가 침체인가, 서해 우럭낚시

서해 대표 낚시 장르인 우럭배낚시는 차분한 한해를 보냈다. 매년 성장만 할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유난히 조용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전반기에는 기름유출사고라는 법국민적 정서 때문에 그랬고, 후반에는 남해 갈치낚시에 분산된 관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 주된 이유를 저조한 조과에서 찾기도 한다. 간혹 6짜 이상의 초대형 우럭이 출현하기도 했으나 눈에 띄는 조황은 평년 수준을 밑도는 경우가 많았다.

출조가 잦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는데는 인천권 저조황이 이를 받쳐주지 못한다. 인천은 상대적으로 활발한 출조가 이뤄진 편이기 때문이다.

매년 호황을 구가하던 서해바다낚시였다. 대구를 포함한 우럭 자원 감소가 주된 이유라면 좀 다른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춰가야 하는 건 아닐까. 조황이 아닌 그 무엇으로 낚시인의 마음을 붙잡아둘 순 없을까. 어려운 문제다.

갑오징어의 물속 사진을 보니 귀엽기까지 하다.
하지만 먹이형태만 보면 공격하는 왕성한 활동가다.
일반 오징어에 비해 뛰어난 입맛으로 매년 인기몰이.
4. 에깅 정착, 갑오징어 성장세 괄목

처음 갑오징어에깅을 할 때만 해도 오천은 조용한 천수만 출항지의 하나였다. 그땐 몇 명이든 출항 가능했고 점심때 갯바위에 내려달라면 내려줬다. 여유로운 점심시간 가지며 캐스팅에깅도 할 수 있었는데...

4년이 지난 올해 오천은 제대로 배만 탈 수 있으면 고마워해야 하는 격전장으로 변해 있었다. 오천항 배가 아닌 인근 지역 배까지 총동원 돼 갑오징어 낚시인을 태워나르느라 바빴다. 먹물 전투 후 남루한(?) 차림이지만 미소 속의 낚시인들로 가을 내내 북적였다. 올핸 작년에 뜸했던 서천의 홍원항도 먹물 파티에 가세할 수 있었다.

온통 먹물먹물 얘기로 지새운 가을이었다. 시즌이 9월부터 11월까지라고는 하지만, 핫시즌은 10월 한 달 정도로 비교적 짧은 시즌의 낚시이기에 더하다. 간단한 낚시인듯 보여도 개인별로 조과 차이가 심하다. 안 떨구고 올리려는 저마다의 노하우가 다양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명품 먹거리 낚시이기에 '폭발' 지경까지 이른 모양이다. 늘 잔잔한 바다에서 할 수 있기에 입문용 바다낚시로 소문나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족하다는 느낌이다. 지나친 먹물 세력 확장은 균형잡힌(?) 낚시 발전을 위해서도^^*. 대부분의 고기가 제시즌인 가을임에도 여타 고기의 주춤한 조황 때문에 더 그랬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자리잡아 확장일로에 있는 서해 최고의 계절낚시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가까운 외연도 근해 선상에서 즐기는 참돔낚시.
참돔선상은 전형적인 흘림낚시 손맛을 볼 수 있는 낚시다.
내년엔 '전국 최대참돔터'로 더 널리 알려질 것 같다.
5. 참돔, 서해에 있는 전국적인 명낚시터

"이런 횡재가 어디 있나!" 참돔을 고려한다면 외줄낚시 일변도에서 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속적인 해수온 상승은 서해 중부권을 참돔밭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대물이 득실한 풍성한 밭으로. 원래 대물 참돔은 남해 원도권에서 주로 낚여왔다. 올해만 놓고 본다면 참돔의 본고장이 완전히 서해로 넘어온 느낌이다. 성급한 예측인지 모르지만 매년 더 북상하고, 따라서 더 가까이에서 낚일지 모르겠다.

장비면에선 선상흘림낚시도 저렴하게 준비할 수 있다. 외줄낚시에 전동릴 구비가 필수라고 가정한다면, 반의반도 안되는 비용으로 장비를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돔 초기라고 할 수 있어 외줄vs흘림의 벽은 컸다. 올해는 가까운 곳에 있는 서해 낚시인은 외면하고, 오히려 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찾아와 즐긴 격이 됐으니 아이러니하다. 밑밥 사용량이 많고 배 크기 대비 낚시 정원이 적어 출조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그걸 보상받을 만큼의 호조황이 올 서해참돔낚시의 특징이었다.

외줄낚시와 다른 유형의 손맛낚시... 내년에도 올해처럼 조황이 이어진다면 분명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것이고, 주목을 한껏 받을 낚시다.

외형과 달리 강력한 공격.포식자다. 매력있는 낚시 대상어다.
그 무시무시한 이빨을 보면 물속 행태가 짐작된다.
어쩐 일인지 서해바다에 자연산 광어가 득세한 느낌이 든다.
6. 광어, 우럭의 아성을 넘보다

광어... 표준어는 넙치라고 하고 비슷한 종류로는 도다리 가자미가 있다. 영어로 표기하면 플랫피시, 플라운더 등이다. 또, 우리가 광순이, 광애 등 애칭으로 부르듯이 그들은 광어를 후로꾸[Fluke]라고 부른다. 어느 글에서 "내가 후로꾸를 잡은 것은 정말 후로꾸였다" 하는 문장을 본 적 있다. 재치있는 말이다.

Fluke는 플루크로 발음되며 제1의 뜻은 '요행수'이다. 그리고 낚시인이 광어를 지칭할 때 제일 많이 쓰는 단어로 추정된다. 왕년에 당구장에서 상대방을 기죽일 때 수도 없이 썼던 말로 일본식 발음의 '후로꾸' 바로 그것이다. 먼나라 낚시인도 요행수 아니면 광어를 잡기 힘들었는지...

몇 년 전만해도 우럭배낚시 여러번 했는데도 광어 한번 못 낚아본 사람이 태반이었다. 광어잡는 노하우, 이런 건 보기 힘들었고... '운이 좋아야'라는 전제가 있어야만 만날 수 있는 고기였다. 한두 해 지나면서 눈에 띄게 자원이 늘어가더니만 어느 순간 대중적인 어종이 돼 버렸다.

많이 방류한 탓이란다. 하지만 이 설은 '치어를 방류해도 흑점은 남아있다'라는 보고서와는 상반된다. 그러면 배가 온통 하얀 광어는 다 어디서 온 것일까. 서해바다가 매년 점점 더 광어에 적절한 수온이 돼 멀리서 멀리서 찾아드는 걸까.

여하튼 서해바다는 예전에 비해 광어 풍년이다. 특별히 다른 채비 운용 없이도 광어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회맛은 '좌광우우' 할 정도로 뛰어나다. 이 넙적이 광어를 기대하고 출조 계획잡는 현상도 보일 정도다. 대개의 어종이 자원 감소라는 데 반해 광어의 풍어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알고보면 광어는 루어낚시에 더 적합하고 쉬운 어종이다. 내년에도 서해바다가 이런 양상이라면, 생각을 바꿔 광어선상루어낚시도 고려해 볼 일이다. 광어선상루어낚시 도중 손님 고기로 올라오는 우럭과 노래미를 생각한다면 정통 우럭배낚시 조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2007년 가을, 군산을 뜨겁게 달군 문어 사태
올핸 문어 코빼기도 볼 수 없었다. '왜'냐고 물을 필요 없단다.
자연현상은 돌고 돌아 다시 온다고 한다. 다만 언제가 될지는.
7. 미스테리, 가는 놈, 오는 놈?

왜 제주도엔 보기 드문 고기들이 사시사철 많은지? 바다가 가장 추운 영등철(음력 2월) 인천 해수온도가 2도 내외일 때, 제주도 해수온도는 14도를 넘나든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간단해진다.

상승하는 해수온은 예기치 못한 각종 이색 현상을 가져다 준다. 갑자기 나타난 고기들... 신기하고 반갑다. 그들이 떠나고 나면 다음 재회도 기다려진다. 반면 일정한 룰이 없기에 '언제 다시'를 기약할 수 없기도 하다. 인간이 다 알지 못하는 자연 환경 탓이기도 하다.

작년 문어사태, 걔네들은 올 가을을 기다리는 동심을 멍들게 했다. 가장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고대하던 '대박껀수'였는데. 알 수 없는 게 문어마음이라는 한탄이 메아리 되어 동네마다 돌아다녔다는 후문.

2007년 1월 경의 동해 가자미 눈사태, 올초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으나 아무 변화 없이 그냥 지나갔다. 가자미 떼에 막혀 봉돌이 안 내려가는 상황... 대단했었는데.

2004년 11월 동해에 출현한 연어병치, 수백 미터 서식하는 심해 어종이라는데 4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엔 그때보다도 훨씬 각광 받는 어종으로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연어병치는 4년에 한 번"이라고 기록하는 게 맞을지...

올 봄 제주도 어로작업에 수천 마리의 참다랑어 낚여 뉴스거리가 됐다. 낚시인으로서는 쳐다보기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올 가을 갈치낚시가 한창일 때 갈치 사이에서 띄어띄엄 올라오는 참다랑어, 한 마리만 낚아도 기분 좋은 이변의 하나였다. 이때 거문도와 비슷한 위도상의 사수도.여수도 해역에선 흘림낚시로 다랑어 손맛을 보는 다랑어선상낚시가 한동안 주목을 받았다. 다랑어... 예전에 정말 멀고도 먼나라 고기였는데.

아주 안 나온 건 아니지만 서해 농어와 부시리 조과는 시원찮았다. 또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내년의 바다가 궁금하다.

태안 앞바다에서 타이라바를 물고 올라오는 참돔.
참돔 포인트엔 우럭과 광어가 같이 서식한다고 한다.
선상루어낚시 기폭제가 될지 사뭇 궁금하다.
8. 타이라바, 한 자리 차지할 것 같은 루어

이제와서 원래 용어가 이런 뜻이니 저런 뜻이니 하는 건 중요치 않다. 이미 총칭하여 '타이라바'로 굳어질 낌새다. 알록달록 색깔 칠한 여러가지 형태의 지그에 스커트 여러 가닥을 나풀거리게 연결하고 바늘 두 개를 그 사이에 숨겨놓은 루어다.

지그는 주로 라운드 형이 많고, 참돔을 주 대상어로 나온 루어다. 이미 조과 검증으로 많은 낚시인의 관심을 끈 제품이다. 내년을 기대하는 듯 비수기임에도 신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해바다만 생각한다면 큰 일을 낼 수도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드는 루어다. 특히 선상낚시에서 말이다. 따라서 캐스팅용이거나 남해 얕은 바다용으로 쓰일 가벼운 무게는 신경이 덜 가는 편이다. 서해 중부권에서 잘 먹힐 60~100그램 정도 제품에만 눈길이 가곤 한다.

참돔을 목적으로 나왔다지만 우럭과 광어에 너무 잘 듣는다. 조과는 우럭배낚시와 비슷하지만 다른 재미를 주는 선상루어낚시, 타이라바가 그 시작의 총성을 울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비용이 장벽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1개에 2만원 내외까지 하니, 흔히 오리지날이라고 부르는 제품은 아주 고가다. 하지만 서해 우럭 광어낚시에선 그렇게 정교한 제품까지는 없어도 될 듯 싶다. 저가의 제품도 훌륭히 제몫을 발휘한다고 하니 말이다. 참돔 지역이 더 확대된다고 가정하면 우럭 낚다가 손님 참돔 잡을 경우도 분명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낚시 발전을 위해선 훨씬 더 싸고 다양한 제품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고가의 장비만을 써야하는 낚시는 파급이 느리다. 일부에서만 즐기게 되는 소수낚시로 남을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내년엔 전용대 등에서 저렴한 장비들이 출시될 거라는 소문이 들린다.

서서히 진행되는 서해바다낚시의 다양화 추세... 타이라바의 출현으로 내년엔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 건 아닐까.

먼거리 이동을 하다보니 단체버스 이용이 잦아졌다.
개인출조 보다는 모임과 동호회를 통한 출조가 활발.
관광버스 중 전문으로 출조를 다니는 버스가 늘었다.
9. 나오면 간다, 부산 찍고 여수 찍고...

우럭배낚시 전문꾼... 인천과 충남이라는 '우물안의 개구리'격인 사람들이 많았다. 나 역시도 그랬고, 구태여 다른 데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럭배낚시의 메카면 최고지 라는 생각도 가졌었고...

낚시인프라가 잘 돼있는 곳이다 보니, 충남 지역에서도 태안권 출조가 1순위였다. 생각해보니 서천 홍원항에 전문 침선배가 생긴지는 불과 수 년밖에 안됐다. 인천.경기권 등 사는 곳과 가까운 곳 그리고 태안권, 어느 해는 이 두 곳만 다람쥐 챗바퀴 돌리 듯 다녔던 것 같다.

인터넷 정보의 발달과 무관치 않다. 이제는 서해낚시고속도로 연결되는 어디든 관심두는 시절이다. 사업자는 테마만 생긴다면 지역에 관계없이 사업성을 따져볼 수 있을 만큼 낚시 문화 영역이 넓어져 가고 있다.

한두 해 전 경남권 참우럭에 관심가기 시작할 때만 해도 그 멀리 가는 일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서해 우럭낚시마니아들은 참우럭낚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반나절 걸리는 이동시간과 비용은 낚시맛에 비하면 감내할 만하다는 얘기다.

이는 올해 갈치낚시에서 확실하게 나타났다. 경남남해권보다도 더 많이 걸리는 여수.고흥.완도권, 테마만 마음에 든다면 이동 시간과 경비는 차후 문제라는 마니아들이 많다는 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잠재적인 대기 수요까지 생각한다면 놀랄 만한 일이다. 이제 전남의 서해 출조는 별거 아니란 생각마져 든다. 군산.격포.목포... 고기만 나오면 바로 알려지고 예약하기 힘들어질 정도가 됐으니.

서해 우럭배낚시를 통해 다져온 외줄낚시 노하우... 이제 외줄낚시라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를 만날 수 있다. 외줄낚시는 기본적으로 배에서 이뤄진다. 최근엔 배에서 하는 다른 장르의 낚시에도 외줄낚시 장비를 적용해보고자 시도하는 사례도 들린다.

얼마전까지 대부분 서해만 관심두던 외줄낚시인이었다. 외줄낚시 대상어종의 확대, 관심 지역 확대...
2008년은 동.서.남해 전지역으로 그 관심사를 넓힌 '전국외줄낚시시대 원년'이라 말할 수 있는 한해가 됐다.

외줄낚시 장비 중 가장 큰 비용이 소요되는 전동릴.
십중팔구는 일본산을 사용한다. 국산 제품을 눈여겨 볼 때다.
국산은 기능과 다양성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게 현실이다.
10. 낚시, 경기 변동의 직격탄을 맞다

낚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율급변, 기름값요동, 물가인상, 실질소득감소 등... 경기침체에 따라 수반되는 여러 징후들이다. 뉴스에서 제기하는 거시적인 문제점은 공포심마져 준다. 낚시만 놓고 생각해 본다.

모든 게 오른다고 야단이다. 외산 제품 비중이 높은 낚시 장비는 환율변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일본산 비중이 높은 낚시 장비는 직격탄을 맞은 한 해가 됐다. 약 2배까자 솟은 올해 엔환율... 원가 또는 원자재 가격만에 해당된다 해도 수십 퍼센트의 가격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아직 기존 재고라는 게 있는 분야는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이것도 조만간 현실을 반영하게 될 게다.

국산이라고 생각했던 낚싯대도 소소히 오르고 있다. 어느 정도 수입분이 포함됐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엔환율만큼은 아니지만 달러환율도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위엔화도 마찬가지다. 낚시 장비 중 순수 국산 제품이 얼마나 있을까. 저가의 중국산 장비나 소품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이미 상당폭을 인상한 업체도 있고, 2009년을 시작하면서 더 올라갈 제품도 많다고 한다. 소비자가격이 올라간 만큼 수요가 위축돼 사업자측도 고민이 많다는 얘기가 있다. 경제와 관련된 일련의 변화, 개인이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답답할 따름이다.

다행스럽게도 연초 천정부지로 오르던 기름값은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 낚시 비용에서 기름값은 무시 못할 정도의 비중이다. 출항지까지 이동하는 비용의 대부분은 기름값이고, 선비의 상당 부분도 기름값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향 안정세가 예측 된다는 기름값이 유일하게 반가운 소식이다.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관심 갖는 선비, 낚시선비는 공적 규제를 받는 분야도 아니다. 자유로운 경쟁에서 배 개인적으로 선비를 올리고 싶으면 올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수요가 따라준다면 그 배는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담합은 하지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만 해야한다.

나홀로 비싼 선비의 배가 잘 나간다면 인정해줘야 할 것이고, 낚시인의 출조 여건도 그만큼 된다고 생각한다. 낚시에는 경마나 도박과 같은 중독성은 없다. 여건에 따라 줄이고 끊을 수 있는 하나의 취미라는 생각이다.

선비... 분명 제자리를 찾아가리라 생각해 본다. 그 제자리가 어느 선이 될 건지는 낚시인 의식에도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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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포구탐방] 바람불면 몽산포에

    무엇이 여기 있는 사람의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게 할까요!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파란 하늘, 쳐다보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저 발 밑만 살펴보는 '잘 교육된 집단'. 몽산포에 가면 누구나 '잘 교육된 집단'에 속하게 됩니...
    Date2009.03.30 By어부지리(민평기) Views11084 Votes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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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뜬 구름 같은, 전갱이 같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느날, '띠룽띠룽~~벨벨벨 전화왔어요! 속았지 메시진데~' ∩_∩ ∩∩ ∩_∩ ( ..)(∧∧)(.. ) *(●)*(●)*(●)* ┏UU-∪━∪-UU┓ 주말 전갱이 함 뜨시죠~ 앗 드디어 입질왔다, 방가방가. 미끼 내린지가 언젠데 이제 무는 거야!ㅎㅎ 맘 변하기 전에 잽싸...
    Date2009.03.09 By어부지리(민평기) Views9669 Votes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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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2009년 첫 출조

    이렇게 새해 첫 출조를 우럭으로 시작하는군요. 이 계절에 잔잔한 바다를 가르며 포인트를 향한 항해를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제가 한 건 아니고 둘리팀이 택일을 기가막히게 했지요. 어청도와 망망대해 침선을 오가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방한용품을 든든...
    Date2009.01.27 By어부지리(민평기) Views8801 Votes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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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서해중심 선상낚시 10대 뉴스

    ||1 사고 1주일 후인 2007년 12월 14일 태안 지역 위성사진. 만리포부터 신진도 바로앞 가의도 해역이 가장 심하다. 옅은 기름띠는 저멀리 격렬비열도까지 퍼졌음을 보여준다. 1. 초대형 재앙, 서해 기름 유출 사고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 초대형 기름 유출...
    Date2008.12.28 By어부지리(민평기) Views9877 Votes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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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갈치낚시, 그것도 낚시예요?

    갈치낚시, 그것도 낚시예요? 특정 장르의 낚시를 좋아하는 모임에서 내게 묻는다. 내 개인의 답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라 '갈치낚시는 낚시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게다. 말투에서, 그들의 고급 취미가 갈치낚시와 동격으로 치부될까봐 하는 뉘앙스...
    Date2008.12.08 By어부지리 Views10339 Votes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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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2008년 낚시, 우럭으로 마무리(?)

    오랜만에 찾은 신진항입니다. 올핸 우럭낚시든 어떤 다른 출조 목적이든 올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최근 한두 번의 계획이 있었지만 날씨 때문에 무산되고. 참, 최근 풍랑주의보는 어렵게 잡은 먼바다 갈치 스케줄마저도 날려버렸지요. 이것도 내년으로 미...
    Date2008.11.25 By어부지리 Views9879 Votes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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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多 풍족했던 오천 갑오징어 Day

    갑자기 나타나서 놀래키고, 말없이 사라져 왠지 허전함을 준 문어, 그 미운 넘하고 비스무레하지만... 아니다. 얘는 그 유명한 가을 탱탱 갑오징어다. 영락없는 파인애플 모습이다. 앞은 하얀색이고 뒤는 얼룩덜룩한 바다의 파인애플^^* 가을날 오천항 포구는...
    Date2008.10.04 By어부지리 Views9784 Votes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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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끌리는 유혹, 꽃게낚시 後에

    좀 의아했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꾸미바늘에 걸려나오는 꽃게가 점점 더 눈에 띄었기 때문이죠. 얼마나 많은 자원이 있길래 훌치기 같은 채비에 걸려나오나? 달콤한 상상을 했습니다. 활꽃게가 가득한 쿨러, 게다가 주꾸미와 갑오징어는 덤. 게낚시,...
    Date2008.10.04 By어부지리 Views14777 Votes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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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풍성한 한가위, 갑오징어 스타트!

    천수만이 시작되는 곳. 서쪽은 안면도의 남단이고 동쪽은 여기 오천입니다. 여긴 기상 예보가 따로 발령돼야 할 것 같습니다. 오천 갑오징어 출조만은 기상정보 안 보고 와도 별 문제 없을 듯. 시원한 바닷바람을 육지에서처럼 편안히 즐길 수 있습니다. 배낚...
    Date2008.09.13 By어부지리 Views10743 Votes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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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브라보 대구낚시!

    오늘은 간만에 대구낚시 가는 날. 룰루랄라~~ 어느 낚시든 즐겁습니다. 멀미를 모르고 사는 분에겐 별거 아니지만, 먼바다가 무서운 제겐 의미있는 날입니다. 기상예보가 하루종일 까만색이어서 얼마든지 멀리 나갈 수 있으리라 편하게 마음 먹고... 새벽 4시...
    Date2008.09.02 By어부지리 Views9407 Votes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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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가리비가 주 어종인 좌대낚시

    한 번 와본 적이 있어서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재작년일 겁니다. 가을 도다리 때문에 온 적 있는 서산가두리의 중심지, 가로림만의 츨항포구입니다. 서산시에서 태안 방향으로 좌회전하지 않고 대산 쪽으로 직진하면 여기 중왕리(지곡)포구에 도착합니다. ...
    Date2008.08.27 By어부지리 Views9937 Votes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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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갈치낚시 (舊조행기 리바이벌)

    요즘 낚시 얘기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게 갈치가 됐네요. 올해 저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스케줄도 아직... 이 조행기 올린 날짜를 보니 딱 1년 전이네요. 최근엔 채비도 더 효율적으로 개선된 듯합니다. 예전 글 뒤져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릅...
    Date2007.08.27 By어부지리 Views11418 Votes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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