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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조행[민어]

2006.11.13 09:48

(Oing!) 멍든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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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8773 추천 수 18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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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 출조 별로 안해본 배가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이게 다...

낚시라면 바이킹 타고 밑밥주면서도 끝까지 미끼와 채비 교체하는 분들인데.
에기 교환하고 채비 조정하면서도, 3~4시간 동안 입질 한번 못받는 사람이 생기다니...
갑오징어 낚시에서.

사실 귀항 후에도
날씨때문이려니, 시즌이 끝났으려니 라고 생각하며
룰루랄라 돌아왔습니다.

차라리 그날 다른 배들의 상황을 몰랐다면
만나고 즐기고... 한 낚시여행으로 생각했을텐데...


어종(?)이 달라서 느끼는 손맛의 차이를 제쳐둔다면,
여러가지로 우럭낚시와 비슷한것이 서해 갑오징어 루어낚시입니다.
고패질도 정서에 맞고, 채비 구사도 그렇고...

이번 출조에서는 우럭배낚시처럼 배와 선장에 따라서 조과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갑오징어가 낚이는 천수만은 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만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어느 배는 대박이고 누구는 몰황인 경우가 생기더군요.

천수만 서쪽인 안면도쪽에서 동쪽까지는 아무리 늦은 배라도 20분이내에 도달하는 거리입니다.
중간에 시야를 가리는 섬도 거의 없어서, 어느 배가 어디에 있는 지 대충 알 수 있는 곳이죠.

11일날 기상은 몇 시간 앞 주의보라는 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고,
출항 전 이미 바람은 엄청나게 불고 있었습니다.
만의 특성상 안전을 위협하는 정도는 아니고, 다만 낚시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정도죠.

팀 동료들이 예약했으며, 선호하는 DJ호를 못타게 되고
그야말로 아무 배를 타고 낚시하게 됐습니다.
이전까지 '선호하는 배'란 조과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분'적인 선호도에 의한 판단이라 생각했습니다.
선장의 서비스나 성의 그리고 약간의 배 편리성 등에 따라 개인이 선호하는 배가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갑오징어 낚시에서는,
올리는데 편한 수면에 가까운 배 형태를 좋아하는데 그것이 배 선택의 조건이라 할 정도는 아니구요.

거두절미하고
그 역사가 얼마 안되고, 짧은 기간 행해지는 서해 갑오징어 루어낚시.
출조계획 잡을 땐 '초보 수준의 아무배들이 있다'라는 것을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평상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손님 몰려오니 남이 하는 포인트에서 몇 번 잡아본 배.
갑오징어가 많이 올라올 땐 별 문제 없습니다.
그러나 기상이 안좋거나 시기가 절정을 지나 작은 무리 단위로 여러 포인트로 산재해 있을 때,
아무배 출조는 맨 땅에 헤딩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 시기는 배 선택하는 순간에 조과를 가늠할 수 있는 그런 때입니다.


당일 멀리 떨어져 낚시하는 배를 보며 그 배도 우리처럼 꽝이려니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조과를 확인해 보니 기본이 1인 10-20수이고, 30-40수의 개인조과도 있다더군요.
그것도 한 두배가 아닌 여러 배에서...

마릿수 작아지는 계절엔 분명 작은 규모로 포인트가 존재하고,
평상시 갑오징어 낚시에 무심한 배에게 이 포인트는 알 수 없는 비포입니다.


갑오징어 시즌 마감이 아닌가봐요. 또 가볼까 고민 중^^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조행기 씁니다.
울컥하는 마음 억지로 누르고, 푸른 바다! 푸른 바다! 속으로 되새기면서...


천수만의 싸~한 새벽


놀러 온 사람이든 일하러 나온 사람이든,
모두 오늘 하루는 희망찬 날이 되길 바라며...
특히 낚시꾼에겐 손맛의 기쁨이 찾아오길 여명 속에 빌어봅니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배
갈까말까 이리저리 방황하다 예정보다 2 시간 늦은 시간에 떠납니다.
(배에 유람 관광이라 써놓은 것을 보고 왜 눈치 못챗을까?)


출항하면서 에기 좀 정리하고... 오늘은 어떤 새우를 쓸까!
에기가 점점 늘어가고 색상은 다양해지고...
갑오징어 다니다 보면 자연히 이렇게 됩니다.


가비얍게 첫 수하고...
이때만 해도 오늘의 몰조황을 예측치 못했습니다.


바로 옆자리 안산님은 손님 주꾸미
어? 주꾸미가 왜 올라오지!
원래 완전 갑오징어 밭에선 주꾸미가 귀한데.


제 자리가 쟈스트님 바로 뒤네요.
오랜만이죠. 그때가 언제더라!


조황이 1인당 1마리가 돌아갈 쯤.(생각해보니 당일 조과의 반쯤이네!)
오늘 출조 계획 도우미인 포세이돈님이 드디어 소매를 걷고...
고무장갑 준비해온 지그님도 가세하고.

갑오징어 가보신 분들은 이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겁니다.
손질도 손질이려니와 이 먹물을 다 없애려면 얼마나 많은 두레박을 해야하는지.
일반적으로 잡은 고기를 회 떠주는 배의 선장분들도 갑오징어는 거의 손 안 댑니다.
주꾸미 데쳐주는 서비스 정도죠.
배 안의 다른 팀원들은 수고비(?)로 한마리씩 고마움에 대한 성의(?)를 표하는게 일반적인데...
너무 못잡아서... 아니 거의 못잡아서...


신경 많이 쓰고, 여러가지로 너무나 수고하신 도우미입니다.
포세이돈님 감사해여~~


데치고 회 썰고...
댓병 소주는 금방 바닥을 드러냅니다.

술이 안주를 땡기는 게 아니라
갑오징어의 향긋 쫄깃한 맛이 술을 땡기게 합니다^^ - 갑오징어 매냐 -



점심이 아니라 주꾸미 라면 안주입니다.
체감 온도 영하의 칼바람 속에 너무나 굿~~


먹었으니 잠시 놀고...
(사진 삭제 요청 오겠다^^  쟈스트, 위글스님...)


지금 생각해 보니 배에 써있는 관광이라는 글자는 면피용인 것 같음.
니나노~~ 하기엔 너무 추운날씬데.


너무 안나와 손 놓고 계신분이 한둘 늘어가고.


지그님의 먹물 쇼!
갑오징어 하얀 배 부분을 바깥쪽으로 해서 잡아야한다는 것을 알고 계신 분인데.
강풍이 불어와 그만 역 방향으로 먹물이...

참 이번에 저는 먹물 많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가벼운 세탁에 잘 지워지더군요. 생각처럼 안 지워질 것같은 독한 물감 아닙니다.


준비해간 사제 도시락으로 점심 때우고


안되는 와중에 어쩌다 눈먼 갑오징어 가끔 올라옵니다. 피셔맨님


머리님은 팀원 중에는 중간정도의 조과를 하시고


태배기님은 오늘의 장원.
8수로 2위의 조과와는 배 이상 차이입니다.
이제는 마스크가 도움되는 계절입니다.


아 이렇게 좀 올라 오면 좋으련만...
한 수만 올리면 팀원 전체가 다 쳐다봐야 하는 정도였으니...


먹물처리는 이제 다들 잘합니다.


내내 주꾸미만 올리고,
'을'과의 전쟁을 선포한 안산님은 끝날무렵 '갑' 구경을 하시고


지겹도록 추운 바다와 해안가를 구경만 했습니다.


우럭이 미안한지 물어주더군요


푸른산호님도 손님의 손맛(?)을 즐기고... 바로 방생


가뭄에 콩나듯 하는 '갑'선생 구경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는 괜찮았는데, 외곽순환도로부터 계속 밀립니다.
10여 킬로 남긴 장수IC 부근부터는 정체가 더...
경기북부권 교통지체가 날로 심해져 자유로도 이상해지고 있는데.

이젠 정말 인천쪽으로 카풀해야 할 듯


달랑 오동통 한 마리
씨알이 괜찮아 얘 혼자 땡기는 양이 1병 거뜬하더군요